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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서는 “륙십 청춘, 구십 환갑”이라는 시대어가 생겼다고 한다. 처음 듣는 얘기다.2018년 11월 18일, “한국에서는 아직도 보통나이를 쓰다 보니 내일이 형 팔순입니다. 가족들이랑 좋은 시간 갖기 바랍니다”라는 서울 동생의 편지에, “팔순? 아냐! 난 미국식으로 79세, 칠십대야”라고 답장을 보내고 보니, ‘아~ 내게도 때가 온 모양인가’ 했다. 그래도 팔순은 안돼! 남에서 인기 있다는 노래 「백세 인생」에도 70대엔 “할 일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 난 아직도 1년 열두 달이나 남은 70대야! 혼자 되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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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동 박사(재미동포)
2021.02.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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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만난 뉴욕 북 유엔대사관 박성일 참사는 현재 미국 국무부 전담 부대사로, 2010년대 전반 유엔대사관 시절 교신하던 김성 참사는 현재 대표대사로 막중한 일들을 하고 있다. 2009년 평양에서 만난 박철 참사가 다음 해 6월, 평양의대병원 수술실로 왔는데 그의 얼굴, 손과 팔이 새까맣게 타 있었다. 농촌에서 모내기 봉사하고 오는 길이라 해서 놀랐더니, 관료들은 당연하고, 의사들은 제외란다. 2010년대 초중반 뉴욕대사관 근무 시절 그와 많은 교신도 했다. 그의 글이 좋아 [Corea통신]에 실어 해외·남·북 동포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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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동 박사(재미동포)
2021.02.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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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992년부터 쌓여온 정 때문인가, 평양의학대학 문상민 병원장은 떠나는 날엔 매해 조선민속 예술품이나 고려인삼 등을 선물해 줘 내 서재엔 보배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다. 이번에는 명주에 춘·하·추·동의 저고리, 치마차림의 조선미인도와 북의 독특한 양면수예품을 안겨줬다. 숲속의 백학을 천연색 실들로 수 놓았는데 앞면과 뒷면이 똑같이 아름답다. 그리고 장 선배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이 병원 앞뜰에 나와 손에 손을 잡으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문득 LA에서 밤늦도록 술잔을 나눈 이래 가까이 지내는 안도현 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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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동 박사(재미동포)
2021.02.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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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평양서 떠나 서울 세종호텔에서 임동원 이사장으로부터 [한겨레 통일문화상]을 받았다. 기념 강연에서 “어제 평양에서 수술을 마치고 왔다”고 말하며, 밖에서 모국의 남과 북을 보는 미국 시민이자 해외동포이기에 국가보안법에 상관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꺼리지 않고 다 했다.그 뒤 기사를 북의 박철 참사관에 보냈더니 그가 편지를 보내왔다.“존경하는 박사님, … 차라리 굶고 헐벗어도 다시는 망국노가 되지 말자, 다시는 외세의 종이 되지 말자고 이를 악물고 지켜왔습니다. 지키고자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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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동 박사(재미동포)
2021.02.1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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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무릎과 엉덩이관절수술을 번갈아 가며 했다. 수술하기 전에 정형외과 수련의들을 위해 과장 선생들은 환자의 X-Ray Film을 함께 보며 수술의 적절성과 관절기 선택, 수술기법 등에 대한 토론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수련의들의 교육이 잘 이뤄진다. 이에 나도 참여해 도왔는데, 북과 남 그리고 영어 용어가 서로 달라서 말이 끊기는 등 재미난 웃음거리도 생기곤 했다.수술을 끝낸 한 오후, 화일 동무를 따라 조국해방전쟁(6.25전쟁)시기 김일성 장군의 최고사령부에 갔더니 나무와 숲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곳이었다.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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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동 박사(재미동포)
2021.02.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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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과 의업 두 길을 걸으며 (창비, 2010)을 저술한 세계적인 인공고관절수술 전문의, 재미동포 오인동 박사.1992년 인공관절수술 강연을 위해 평양에 방문한 이래 모국의 분단 현실에 눈뜨게 된 이후 수차례 남과 북을 오갔다. 그가 남과 북, 그리고 미국에서 만난 인연들의 이야기를 담아 ‘해외동포의 평양-서울 나들이’ 연재를 보내왔다.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어 있는 지금, 남북 간 교류·협력이 왕성했던 6.15시대를 떠올려보고 다시 활발해질 남북관계에 대한 의지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6회에 걸쳐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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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동 박사(재미동포)
2021.02.0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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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과 의업 두 길을 걸으며 (창비, 2010)을 저술한 세계적인 인공고관절수술 전문의, 재미동포 오인동 박사.1992년 인공관절수술 강연을 위해 평양에 방문한 이래 모국의 분단 현실에 눈뜨게 된 이후 수차례 남과 북을 오갔다. 그가 남과 북, 그리고 미국에서 만난 인연들의 이야기를 담아 ‘해외동포의 평양-서울 나들이’ 연재를 보내왔다.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어 있는 지금, 남북 간 교류·협력이 왕성했던 6.15시대를 떠올려보고 다시 활발해질 남북관계에 대한 의지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6회에 걸쳐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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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동 박사(재미동포)
2021.02.05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