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북한(조선)의 키워드 ‘정면돌파전’ 10문10답(9)

1. 정면돌파전은 새로운 길인가?
2. 정면돌파 정신이란?
3. 왜 <자력갱생과 제재>와의 대결인가?
4. 정면돌파전이 경핵병진전략과 다른 점은?
5. 북이 알아차린 “미국의 본심”이란?
6. 북의 외교군사적 공세는 어떻게 진행될까?
7. 북이 경제체계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8. 북이 주요 경제부문에서 제기한 과제는?
9. 과학기술과 자력갱생의 관계는?
10. 왜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이 없었을까?

 

북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채 과연 사회주의경제강국을 건설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자주 제기되었다. 북이 그 가혹한 제재와 고립을 이겨내고 경제강국건설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이 과학기술강국이다. 과학기술이 정면돌파전의 “승리의 열쇠”이고, 과학기술에서의 승리가 “모든 전선에서 승리”를 일으킨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새로운 의문이 든다. 고립과 제재 속에서 선진과학기술로 무장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것이 안된다면 그 전제가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과학기술의 속성상 고립된 상태에서 첨단수준의 발전이 가능한 것인가? 등등 새로운 의문이 연달아 떠오른다.

먼저 북에서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방식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2016년 조선노동당 7차 당 대회는 ‘과학기술 강국’ 건설을 “사회주의 강국건설에서 선차적으로 점령하여야 할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다. 즉 과학기술강국을 통해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과학기술강국전략을 채택하게 된 사상이론적 배경은 무엇인가?
바로 지식경제시대론, 정보경제시대론이다. 과학기술과 관련해 인류의 문명사적, 경제사적 발전과정에 대해 북에서는 크게 두 가지 틀로 이해한다. 하나는 현 시대가 ”지식경제시대“라는 것이다. 이는 인류경제사를 농업경제시대(녹색혁명) - 공업경제시대(기계산업혁명) - 지식경제시대(지식기반혁명)로 발전했다는 이해에 근거한 것이다. 지식경제 시대란 “과학기술 지식에 의하여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시대”, “과학기술이 첫째가는 생산력이자 인민경제 발전의 중요한 기본 원동력으로 된 시대”이다.
한편 현 시대는 “정보화시대”이기도 하다. 산업혁명 이후 과학기술은 1770년대 증기기관 등장 – 1880년대 전기혁명 발생 – 1940년대 원자력 개발 – 1970년대 컴퓨터 등장으로 이어지면, 과학기술과 생산력이 혁명적으로 도약해왔다는 것.
따라서 이러한 지식경제시대, 정보화시대에는 새 세기 산업혁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북의 결론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2년 4월 15일 연설에서 “일심단결과 불패의 군력에 새세기 산업혁명을 더하면 그것은 곧 사회주의강성국가”라고 규정하며, ‘새세기 산업혁명“을 강조하였다.
또한 7차 당 대회에서는 경제의 전략방향을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정보화, 과학화’라고 설정하여, ‘정보화’를 하나 더 추가했다.

요약하면, 북은 김일성 주석 시절부터 과학기술을 강조해 왔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새 세기 산업혁명을 주창했으며, 이제 김정은 위원장은 과학기술강국을 통해 경제강국으로 전진한다는 전략을 세우는데 이르렀다. ”과학은 사회주의 기관차”, “과학은 제1생산력”이며, “과학기술은 자강력의 핵심”이란 표현들은 북에서 과학기술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말들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4차 산업혁명이나 정보통신혁명, 과학기술혁명에 대해 북은 국가적 수준에서 상당히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때그때의 정치공학이 아니라 인류문명사적 통찰에 근거하여 과학기술을 새로운 국가미래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북은 과학기술로 자력갱생 사회주의 건설의 승부를 걸어볼만한 밑천과 경험, 성공가능성은 충분한가 하는 것이다.
우선 경험면에서는 더 없이 풍부하다. 북은 경제발전 초기부터 주체섬유(비날론) 등 민족자립경제노선을 추구해 왔고, 최근에서는 주체철, 주체비료 등 경제의 근간이 되는 문제에서 자립을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확보했다. 특히 석탄가스화에 기반하여 중화학공업분야에서 과학기술에 기반한 자립의 길로 돌파구를 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여기에 투자효율성, 전략소모량, 각종 추가적인 기술난제 문제 등이 겹싸인 시련 등이 제기되었지만 이 역시 자체의 과학기술력으로 돌파해 왔고, 앞으로도 돌파해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원래 화학공업은 석탄기반과 석유기반으로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지구촌 대다수 나라는 석유기반 화학공업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북을 비롯한 소수 몇 개 국가만이 석탄기반 화학공업을 창설하고 발전시켜왔다. 북이 석유기반 화학공업으로 가지 않은 이유는 딱 한 가지이다. 자립적 민족경제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북은 자체의 연료, 원료, 기술로 최첨단 수준의 공업화를 이룬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제 공업화를 넘어 현대화, 정보화를 자력갱생과 과학기술로 시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최첨단 과학기술 밑천도 든든하다. 무엇보다 CNC 등 새세기 산업혁명에서 핵심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밑천이 있었기에 인공위성발사, 핵개발,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새로운 전략무기 등 최첨단 무기 개발이 가능했다. 이러한 군사용 기술이 민수로 전환될 경우 북의 민간경제를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시킬 수 있다. 최근 각 경공업 공장 신설이나 개건 현대화과정에서 대체로 CNC유연세포나 유연생산체계가 도입된 공정들이 기본이고, 원격조종, 자동화, 무인화, 무균화, 무진화를 추구하는 시설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도 과학기술에 기반한 경제강국 건설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는 농업분야에도 확산되어 증평 남새 협동농장 건설처럼 새형의 본보기 농장들이 매우 지능화된 최첨단 농업시설로 개건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전국적 확산의 속도를 높이는 문제가 중요할 것이다.

다음으로 과학기술 발전 전략이 매우 체계적이고 집중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5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교육은 ‘과학의 어머니’라고 불렀다. 현재 북은 “교육혁명”의 기치 아래 ‘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국가적으로 달라붙었다. 이전까지 북의 사회적 목표는 “온 사회의 인테리화”였다. 이는 ‘모든 사회 성원들의 문화지식 수준을 대학 졸업 정도로 높이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전민과학기술인재화’이다. 말 그대로 전체 인민의 과학기술 지식을 대학 졸업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과학자들을 사회적으로 최고 우대하고, 각 대학교육, 중고등교육, 직장 교육체계가 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에서 내용과 형식이 전변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전당, 미래원(전자도서관), 과학기술보급실 등 각종 과학기술 보금거점과 망을 체계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사회적 기풍이 잘 잡혀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과학기술의 힘으로 돌파하는 자력갱생 사회주의 돌파전. 이것이 현재 북의 정면돌파전의 핵심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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