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퇴진’ 외치며 촛불 행진, 주최측 추산 20만명, 경찰 추산 4만 5천, 갈수록 참가자 늘어나

광화문은 말 그대로 촛불의 바다였다. 민중의 바다였다. ‘박근혜 퇴진’, ‘하야하라 박근혜’ 손 피켓을 들고 촛불을 밝힌 참가자들은 광화문 12차선 사거리를 가득 메우며 시청 쪽으로 행진했다. 각 단체의 깃발이 하늘을 뒤덮었다.

백남기농민 장례가 치러진 무대는 바로 분노문화제 무대로 바뀌었고 대학생들의 발언과 랩퍼 제리케이의 공연으로 이어지며 문화제의 분위기를 돋웠다.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부터 세월호광장은 물론 맞은 편 세종문화회관 계단과 덕수궁 앞까지 빼곡히 자리를 채운 군중들은 문화제 1부가 끝나고 종로에서 시청으로 돌아서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한 후 2부 문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단체별 참가자 외에도 아이 손을 잡고 나온 부부들 등 가족 단위 모습이 많았으며 청소년집회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결합하면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대학생들은 무대 발언에서 “박근혜는 진정성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렇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없을 것이다. 국민들이 나서서 박근혜와 최순실, 새누리당에게 빼앗긴 국민의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학생은 “한편에서는 더 큰 혼란이 올 거라고 하지만 최순실 같은 알 수 없는 사람에게 권력을 넘겨 제 마음대로 쓰는 권력 남용보다 더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겠냐”며 박근혜 퇴진을 요구했으며 “세월호 진실이 밝혀지고 한일합의가 폐기되고 국정교과서가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회에 왔다”며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대통령 담화문을 보고 자괴감이 들었다는 한 학생은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냐는 대통령의 말에 진짜 자괴감이 들었다, 그렇다면 당장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라”며 ‘대통령은 하야하라’라며 구호를 외쳤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순신장군 동상과 세월호광장 사이에는 블랙리스트 예술인들의 예술행동 캠핑촌. 집회에 나온 참가자들은 신기한 듯 ‘박근혜 퇴진, 구속’등이 적힌 텐트를 스마트폰에 담기도 했다.

‘블랙리스트 예술행동위원회’가 운영하는 ‘박근혜 퇴진 광화문 캠핑촌’에 입주해 있는 송경동씨는 “민의를 못 따라가는 지금의 박근혜 정권과 그 무리들은 범사회적으로 집권할 수 없다는 판정이 나버렸다. 특히 박근혜는 이미 죽은 권력이고 그걸 지탱하고 있는 자본가들, 보수수구세력들은 물러나고 정말 새로운 한국사회가 설 수 있도록 문화예술가들이 뭉쳤고 광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논의해보자는 예술행동”이라며 이날 촛불집회에 이어 11월 12일에는 천만 정도가 나와서 박근혜 퇴진 이후 민주행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캠핑촌 텐트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하애정씨(풍물)는 “세월호 농성 이후로 광화문광장은 대중의 목소리를 내는 장소가 됐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 촛불집회는 분통이 제대로 터진 거다”라고 말했다.

지난 밤부터 텐트농성에 들어간 판화가 이윤엽씨는 “밤샘하고 피곤해서 잠시 텐트에서 자다가 일어나 보고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며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맘으로 박근혜 퇴진 때까지 예술행동 농성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분노문화제 및 촛불집회에 참가자는 주최측 20만 명, 경찰 4만 5천 명으로 추산됐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났다. 참가자들조차도 인파에 놀라며 민중총궐기가 있는 오는 11월 12일에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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