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노조, ‘비정규직 철폐, 노동탄압 분쇄, 윤석열 퇴진’ 총궐기

민주노총의 중심 대오가 된 비정규직 노동자. 이들이 민주노총 총파업 마지막 날, 서울 경복궁역 인근 사직로를 장악했다.

주인공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전국 17개 지부 1만여 조합원이 상경했다.

▲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비정규직 철폐, 노동탄압 분쇄, 윤석열 퇴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총궐기대회 ⓒ김준 기자
▲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비정규직 철폐, 노동탄압 분쇄, 윤석열 퇴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총궐기대회 ⓒ김준 기자

지난 2019년 여름,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상 첫 연대 총파업이 열린 날. 이들은 사흘간 역대 최대규모·최장기 총파업을 벌인 당사자들이다. 당시 광화문광장은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 후퇴’를 꾸짖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가득 찼고, 특히 학비 노동자들이 분홍빛, 연두빛 물결로 대오를 가득 메웠다.

정부가 바뀌고, 올해 이들은 정권을 상대로 “퇴진” 목소리를 뿜어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총궐기대회에 앞서 전국 각지에서 시국선언과 시국집회를 여는 등 윤석열 퇴진 목소리를 높여왔다.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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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학비노조 위원장은 장맛비를 뚫고 상경한 조합원들을 향해 “오늘은 총파업 대장정의 마지막 날이자 국민과 함께 윤석열 퇴진 투쟁을 시작하는 날”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에도 역사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박 위원장은 “민주노조 활동을 공안탄압으로 몰아세워 노동자를 죽음에까지 내몬 윤석열 정부가 이젠 핵오염수도 안전하다며 국민을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하고, 우리 아이들마저 죽음으로 내몰려 한다”고 규탄하곤, “지난 10년 학비노동자가 민주노총 투쟁의 선봉에 섰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안전한 세상 물려주기 위해, 윤석열 퇴진 투쟁에 나서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핵오염수 투기를 방조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는 학교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엔 100여 종의 직종이 있다. 학비 노동자의 대다수가 학교 급식실에서 일한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핵 오염수 투기에 동의하는 윤 정부 정책이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에 대한 포기”이며 “자라나는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포기”하는 정책이라고 규탄했다.

부산 용소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이연숙 노동자는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반대 서명운동에 한 달간 11만 8천여 명이 참여했다”면서 “핵오염수 범벅된 급식을 아이들에게 줄 수 없다”며 핵오염수 해양투기 우리가 반드시 막아내자고 외쳤다.

학생들 급식뿐 아니라 당사자의 건강도 위태롭다. 급식실 노동자 집단 폐암 사건은 알려진 지는 오래다. 학교 급식노동자의 폐암 산재 승인이 수십 건에 달함에도 정부의 급식실 환경개선 대책은 아직 전무하다.

배미경 충북지부 급식분과장은 “3년째 폐암 대책을 세우라는 노동자 절규엔 아랑곳하지 않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곤 “몸이 아파도 병가조차 쓰지 못하고, 월급의 반을 병원비에 써야 하는” 학비노동자 현실에 분개했다.

학비노조는 지난달 28일 ‘집단 폐암 산재에 대한 정부 책임’을 촉구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 격려사 하는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준 기자
▲ 격려사 하는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준 기자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윤석열 퇴진 투쟁을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이들의 결의를 격려했다.

“민주노총을 탄압해 지지율이 올랐다는 윤석열의 지지율이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으로 6% 하락했다”며 “3일 총파업 첫날, 서비스연맹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열어 준 길을 따라 민주노총 40만 조합원이 2주간 전국에서 힘찬 총파업 투쟁을 벌였다. 총파업의 마지막을 결의 높게 장식해 준 학비 노동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1만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부 아래 교육부도, 교육청도 누구 하나 나서서 우리 요구와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으니, 직접 나서겠다”며 “위험하고 위태로운 교육복지를 지켜내고 미래세대인 우리 학생들을 위해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투쟁에 나설 것”을 선포했다.

이들은 장맛비에도 자리를 지키며 윤석열 퇴진 1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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