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과 민주노조는 양립 할 수 없어”
"정권이 막아선다면 우리는 끌어내린다"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31일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며 전국적인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파업은 7월 민주노총 총파업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는 사전 대회의 성격이 강했지만, 정부의 노동탄압으로 투쟁은 열기를 더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6일 이날 파업에 참가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공문을 기아차 노조에 보냈다. 이어 경찰은 기아차 노조 사무실에도 침입했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이 점차 금속노조를 향하자, 조합원의 분노가 끓어 올랐다.

▲31일 오후 2시, 경찰청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노조파괴 분쇄! 윤석열 정권 퇴진! 금속노조 총파업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깃발을 들고 무대로 들어오고 있다.
▲31일 오후 2시, 경찰청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노조파괴 분쇄! 윤석열 정권 퇴진! 금속노조 총파업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깃발을 들고 무대로 들어오고 있다.

이날 금속노조는 총파업 요구로 △윤석열 퇴진, △전방위 노조탄압 중단, △주 69시간 등 노동개악 중단, △최저임금 대폭인상 등을 내걸었다. 경남, 충남, 광주전남, 전북 등 전국 12곳에서 약 5만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경찰청 앞에서 열린 서울 총파업 대회엔 5천여명이 모였다.

전국민중행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을 비롯하여, 노조법개정운동본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운동네트워크'바람' 등 각계의 지지 성명도 잇달았다.

대회사에서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윤석열은 후보시절부터 노동자들을 적폐로 규정하더니 화물연대에 이어 이제는 건설노조에 무자비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윤 위원장은 “다음 칼날은 금속노조를 향하고 있다”며 “대통령 말 한마디에 단협시정 명령 운운하며 금속노조 위원장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총파업은 윤석열 반동의 시대를 끝장내는 투쟁의 서막이 될 것”이라 예고했다.

설정석 LG전자지회 지회장은 “윤정부의 3대 개혁중 하나가 노동개혁인데, 윤정부는 개혁을 반대로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조를 깨는 게 아니라 재벌 자본가들에게 뜯어 먹히는 노동자를 챙기는 게 제대로 된 개혁”이라 강조했다. 설 지회장은 “노조는 서민들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단결하는 노동자는 패배하지 않는다”고 독려했다.

지난 25일 대법원 앞에서 열린 야간문화제가 강제 해산당한 사안도 규탄 대상이 되었다. 이영수 GM부평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윤석열 정권과 그 하수인 윤희근 청장은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5시 이후 야간 문화제와 노숙농성을 금지하려한다”고 비판했다. 이 지회장은 “윤 대통령은 입만 열면 ‘자유’, ‘법치’ 얘기를 하지만 정작 헌법에 나온 권리와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는 모두 거부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도현 금속노조 서울지부 지부장은 “현장에서 자본에 대항하고 임단투 진행하며 한달 마다 내려오는 집회일정과 조직 일정에 얼마나 힘든지 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지부장은 “그러나 싸우지 않으면 현 정부는 더더욱 우리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라 덧붙이며, “정부와 한판 싸움을 벌여 우리가 현 시국을 돌파해야 한다”고 결의를 밝혔다.

결의문 낭독을 마친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서울 도심을 행진하여 오후 4시경 시청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력투쟁 대회’에 참가했다.

본 대회에는 서울고용노동청 부근에서 별도의 집회를 열었던 건설노조가 주요 단위로 동시에 합류하여 총 2만명 가량이 운집했다. 금속노조와 건설노조, 그 외 부문 조합원들이 대로를 빽빽하게 메웠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퇴진 및 전국동시다발 민주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퇴진 및 전국동시다발 민주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대회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노조법 개정안에 거부권 행사를 엄포하고, 건설노조 탄압을 지휘해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뒤 “윤석열 정권의 퇴행과 독주를 막아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몫”이라 강조했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목숨줄을 쥐고 흔들던 이 정권이 기어이 노동자의 목숨을 빼앗았다”며 “노동자, 농민, 민중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자를 더 이상 우리의 대통령으로 둘 수 없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노조법 2,3조는 물론이고, 쌀값 보장하는 양곡관리법, 간호법 우리가 만들어내자”며 “이 정권이 막아선다면 우리는 끌어내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만들자”고 독려했다.

이날 대회와 더불어 점차 전국 단위의 시국 개입이 늘어나는 한편 양회동 열사 추모문화제 또한 점차 확장되고 있어, 정권에 맞서는 투쟁은 점차 파고가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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