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윤석열 정부가 서울 중구 파이낸스 빌딩 앞에 설치된 민주노총 건설노조 양회동 열사 시민분향소마저 철거했다.

“모든 책임은 윤석열 정부와 경찰에 있다.”

윤석열 정부에게 물을 책임이 하나 더 늘었다.

▲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 양회동 열사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경찰과 대치 중이다.
▲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 양회동 열사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경찰과 대치 중이다.
▲ 경찰은 삽시간에 분향소 철거를 시도했다. ⓒ노동과세계
▲ 경찰은 삽시간에 분향소 철거를 시도했다. ⓒ노동과세계

31일 오후, 서울 도심이 노동자들의 분노로 들끓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금속노조가 윤석열 정부를 향한 총력 투쟁을 벌였기 때문.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으로 동료를 잃고 분노에 찬 건설노조 결의대회, 7월 민주노총 총파업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를 향한 금속노조의 선제 경고 파업 대회의 함성이 용산, 종로, 서대문 등지를 뒤덮었다.

▲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건설노조 결의대회 ⓒ민주노총 건설노조
▲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건설노조 결의대회 ⓒ민주노총 건설노조

건설노조, “물러섬 없이 투쟁”

“물러서면 다 죽는다.”
“폭력 정권, 살인 정권 끝장내자.”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가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산화한 지 한 달. 건설노조는 윤석열 정부와 한판 투쟁에서 물러설 생각이 추호도 없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5천 조합원, 서울고용노동청 앞 4천 5백 조합원의 결심이다.

이날 건설노조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14곳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양회동 열사 정신계승’ 전국 동시다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건설노조
ⓒ건설노조

건설노조가 열사 투쟁을 시작한 지 한 달. 건설노조의 요구인 ‘대통령의 사과’도, ‘윤희근 경찰청장 해임’도, ‘건설노조 탄압 중단’의 기미도 없다.

윤석열 정부가 한 달간 초상집을 상대로 한 일이라곤 “지난 16~17일 건설노조 투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집회의 자유를 무력화하는 것,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 언론의 허위 왜곡 보도에 힘입어 노조를 때려잡는 것, 특진을 내건 건설노조 죽이기도 모자라 고용노동부를 앞세워 노사관계 기획감독을 추진하는 것”, 그리고 시민분향소 철거 등이다.

이날 윤석열 정부를 향한 건설노동자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

지난 4월 전·현직 지부장 구속에 이어, 지부장 직무대행을 맡던 수석부지부장까지 구속된 경기중서부 건설지부. 김미정 부지부장은 두 번째 직무대행이다.

김 부지부장은 “구속 동지 6명 중 2명은 20~30년 동안 건설현장의 불법을 바꿔온 동지였다”고 입을 뗐다.

그는 “임금 제때 받고, 안전하게 일하고, 매일매일 일자리 찾아 다니는 날품팔이 인생을 바꾼 게 건설노조다. 남들이 쉴 때 같이 쉴 수 있는 권리도, 건설 현장에서 인간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권리도 건설노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이를 원치 않는 건설자본과 윤석열 정부가 양회동 열사를 죽였다”고 분노하곤 “폭력 정권, 살인 정권 끝장내자”고 외쳤다.

박종회 건설노조 경인지역본부장은 “윤석열 정부가 건설노조 죽이기에 나서면서 현장은 다시 불법시공, 불법고용, 불법하도급 판이 벌어진다”면서 “전두환의 악랄함, 이명박의 비열함, 박근혜의 무능함을 다 가진 윤석열 정부를 건설노조가 끝장내자”고 호소했다.

▲ 대회사 하는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건설노조
▲ 대회사 하는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건설노조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이 조합원 의지를 모아 건설노조의 결심을 밝혔다.

장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이 검찰, 경찰, 언론 모든 권력을 다 가졌다 해도, 35년 동안 수많은 탄압을 뚫고 성장한 건설노조를 이길 수는 없다”, “우리가 옳고, 저들의 불법이 틀렸다”고 강조하곤, “‘고용불안에 떨지 말고 생존권을 사수하라’, ‘노동탄압을 중단하라’는 열사의 염원에 단결 투쟁으로 화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노조는 양회동 열사의 명예 회복을 위해 ▲윤석열 정부의 공식 사과 및 진상규명 ▲범정부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TF’ 해체 ▲강압수사 원흉 윤희근 경찰청장 및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파면 ▲건설노동자 고용개선 법안(불법하도급 및 불법고용 근절, 임금체불 등) 처리 ▲건설노동자 고용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 등을 요구하며 총력투쟁을 결심했다.

▲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리는 세종대로를 향해 행진하는 건설노조 ⓒ건설노조
▲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리는 세종대로를 향해 행진하는 건설노조 ⓒ건설노조
▲ 민주노총 결의대회장으로 들어서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을 민주노총 조합원이 맞아주고 있다.
▲ 민주노총 결의대회장으로 들어서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을 민주노총 조합원이 맞아주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대회를 앞두고, ‘불법 집회’를 우선 규정하고, 캡사이신 분사를 언급하는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집회는 오후 5시로 제한했다.

용산 대통령실 앞 결의대회를 마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서울역, 남대문을 거쳐 세종대로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결의대회로 집결하던 시간. 대회 시작이 가까워졌음에도 경찰은 대한문 인근에서 20분 가까이 건설노조 행진을 가로막아 대회 결합을 지체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대회 중에도 해산 방송을 반복해 집회를 방해하는가 하면, 대회를 마친 후엔 무대 주변에 바리게이트를 설치, 무대 철거를 방해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윤석열, 시민분향소까지 침탈

민주노총 대회까지 마친 참가자 일부는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이 열리는 중구 파이낸스 빌딩 앞으로 이동했다.

촛불문화제에 앞서 시민분향소를 차렸지만 경찰은 삽시간에 분향소를 침탈, 철거했다. 경찰은 무력 침탈을 강행하며, “현행범 검거 및 캡사이신을 분사하겠다”고 협박했다. 4명의 연행자가 발생했고, 부상자 4명 중 1명은 병원으로 후송됐다.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양회동 열사 공동행동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오늘 우리가 목도한 현실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정권의 개로 전락한 경찰을 보면서 할 일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리곤 “열사의 죽음에 침묵하지 않기 위해 ‘양회동 열사 노동시민사회 공동행동’을 만들었다”면서 시민들과 함께 투쟁하자”고 강조했다.

ⓒ건설노조
ⓒ건설노조
▲ 경찰 침탈을 막기 위해 건설노조 조합원이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 경찰 침탈을 막기 위해 건설노조 조합원이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노동과세계
ⓒ노동과세계
▲ 경찰은 분향소 천막 뼈대만 남기고 침탈했다. ⓒ노동과세계
▲ 경찰은 분향소 천막 뼈대만 남기고 침탈했다. ⓒ노동과세계
▲ 건설노조 조합원과 함께 시작한 ‘양회동 열사투쟁 노동시민사회종교단체 공동행동’ 주최 촛불문화제. 경찰이 대회장을 둘러싸고 있다.
▲ 건설노조 조합원과 함께 시작한 ‘양회동 열사투쟁 노동시민사회종교단체 공동행동’ 주최 촛불문화제. 경찰이 대회장을 둘러싸고 있다.
▲ 민주노총 결의대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증’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 민주노총 결의대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증’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