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운천 불출마 선언 이후 요동치는 전주을
김호서, “임정엽, 민주당 무공천 때문에 탈당한 것 아냐”
임정엽, “정운천, 불출마 높이 평가…전북연고 모든 국회의원과 연대”
강성희, “정권 심판 이어 새정치 주역으로”

▲오는 4월 5일 치러지는 전주을 재선거에 출마한 (왼쪽부터) 진보당 강성희 후보, 무소속 김호서 후보, 무소속 임정엽 후보.
▲오는 4월 5일 치러지는 전주을 재선거에 출마한 (왼쪽부터) 진보당 강성희 후보, 무소속 김호서 후보, 무소속 임정엽 후보.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3일 전주을 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었다.

민주당 지지도 60%가 넘는 전주을에 민주당이 당헌‧당규를 지켜 무공천하는 용단을 내리고,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까지 불출마함에 따라 선거결과는 누구도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어졌다.

민플러스는 현지를 찾아 직전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유력 후보와 선거 관계자를 만나 선거 판세를 들어봤다.

김호서, “정치 철새 임정엽, 민주당 무공천 때문에 탈당한 것 아냐”

무소속 김호서 후보는 정 의원 불출마로 ‘후보 단일화’ 의미가 사라졌다며 민주당 지지자들이 자신을 선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후보는 최근까지 정 의원을 상대하기 위해 무소속 임정엽 후보와의 단일화를 촉구해왔다.

김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한 임 후보와의 지지층이 겹친다는 것을 의식한 듯 임 후보에 비해 청념하며 도덕성에서 앞선다고 자신의 강점을 피력했다.

김 후보의 설명에 따르면 임 후보는 민주당의 무공천 방침 때문에 불가피하게 탈당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실제 임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주시장 출마예정자 시절 지지율 1위였지만,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아 컷오프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전북도당은 임 출마예정자가 아태재단 근무 당시 건설업자로부터 1억5천만 원을 받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과 등을 문제 삼아 부적격 판정을 내렸으며 중앙당도 이를 최종확정했다.(☞관련 기사 보기 )

이 때문에 민주당이 이번 전주을 재선거에 설사 공천했어도 임 후보는 컷오프 대상이었다는 것이 김 후보의 주장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래도 임 후보가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김 후보는 “그거야 이 지역에서 5번이나 출마했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아서”라고 딱 잘라 말하곤, “정 의원 불출마로 국민의힘이 당선될 가능성은 사라졌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이제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 후보와의 양강 구도를 전망한 김 후보는 “임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로 출마한 안철수 후보와도 같은 당을 한 바 있고, 선거를 앞두고 걸핏하면 민주당을 탈당한 전력이 있다”라며, “호불호가 명확한 임 후보는 30% 벽을 넘지 못하고 하락세에 접어들겠지만, 자신은 40% 벽을 뚫고 반드시 당선하겠다”라는 다짐을 밝혔다.

임정엽, “정운천, 불출마 높이 평가…전북연고 모든 국회의원과 연대”

보도자료를 통해 “정운천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높이 평가”한 임정엽 후보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정 의원을 비롯한 전북연고 (여야, 비례)국회의원 37명의 끈끈한 연대”를 강조했다.

임 후보 선거 관계자는 여론조사 1위 후보답게 구도에 신경 쓰지 않고, 공약 홍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정치 철새’ 논란에 대해선 “당선 되면 민주당에 복당하겠다”며 일축했다.

한편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전주을 재선거에 무소속이 당선돼도 민주당 복당은 불가” 입장을 밝힌 한병도 전북도당 위원장과 전화통화를 연결했다.

한 위원장은 임 후보의 ‘당선 후 복당’ 의사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자, “선거와 무관하게 복당 불가는 민주당의 원칙적 입장”이라면서, “이미 탈당한 후보들의 복당 의사와 관련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 중에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다는 소문에 대해선 “소문만으로 어떤 입장을 표명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민주당은 이번 재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은 만큼 선거 중립 원칙을 지켜갈 것이고,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도 이에 따를 것”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강성희, “정권 심판 이어 새정치 주역으로”

지난달 정운천 의원이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전주을 재선거는 ‘윤석열 정권 심판’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진보당은 전 당적 역량을 동원해 반윤석열 투쟁을 전개했고, 야권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까지 ‘반윤석열’ 기치를 들게 만들었다. 덩달아 정치신인 강성희 후보의 지지율도 수직 상승했다.

그렇다면 정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강성희 선본도 기조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민생위기 검찰독재 윤석열 정권 심판 기조에 변함은 없다”라고 답한 강성희 선본 관계자는 “다만 정권 심판에 더해 새정치를 갈망하는 전주시민의 마음에 들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이 출마하지 않은 선거지만, 작년 10월만 해도 강성희 후보는 물론 진보당도 존재감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틀어놓는다.

“처음 윤석열 심판 구호를 들고 거리에 나섰을 때, 지역주민들이 어디서 나왔냐고 하길래, ‘진보당’이라고 했더니, '빵집'에서 어떻게 이런 일을 하냐는 분들도 있고, 어느 '금은방'이냐고 묻는 이들도 있었다.”라고 회상한 강 후보 관계자는 “지금 지지율이 15%대까지 오른 것도 기쁘지만, ‘이번엔 진보당이 민주당이여’라고 강성희 후보를 지지해 주는 분들 덕분에 힘이 난다”라고 했다. 그만큼 전주시민에게 진보당이 대안정당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주전 여론조사에서 강성희 후보가 9%대에 진입했을 때, 전통적인 진보 지지층 결집을 확인했다.”라고 분석한 강 후보 측은 “며칠 전 15%대의 지지율이 나온 것은 범야권으로 강성희 후보의 지지가 확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강성희 후보의 상승세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관련기사 보기)

“정운천 의원 불출마에 따른 선거 구도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냐?”는 질문에, 강 후보 관계자는 “국민의힘 당선을 막기 위해 당선 가능한 차악을 선택해야 했다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제 최선의 후보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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