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후보 릴레이 인터뷰 - ⑤ 민중당 창원 의창구 정혜경 후보

학교 비정규직의 이름으로 창원 의창구에 출마한 정혜경 후보를 만났다. 선거 때 마다 공단이 밀집한 창원 성산구는 진보정치 1번지로 주목받지만, 바로 옆 의창구는 그다지 주목받는 곳은 아니다.

이곳 의창구에 진보정치의 뿌리를 내리고 싶다는 정혜경 후보는 자신의 출마를 노동운동의 결심으로 지역사업에 뛰어든 사례라고 의미 부여했다.

주민들을 만나는 것이 너무나 즐겁고 숨어있던 자신의 감성을 자극한다며, 인터뷰 내내 사람들 만난 이야기를 쏟아냈다. 지역과 노동 현장에서 국회의원 특권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는 정혜경 후보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 의창구는 어떤 곳인가?

진보정치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창원하면 성산구를 생각하신다. 공단이 밀집해있는 성산구의 옆 동네라고 생각하면 된다. 공단으로 출퇴근하는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거주해온 토박이들이 많아서 표심은 보수적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신규아파트도 들어서면서 주민구성이 변하고 있다.

국회의원 특권폐지를 주요 공약으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고 들었다.

제가 후보로 나서기 전부터 의창구 당원들이 국회의원 특권폐지운동을 벌여왔다.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크니까 주민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동의해 주신다. 당원들은 실천적으로 주민을 만나면서 주민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으로 이 운동을 만들고 있다. 평소에 당에 열심히 나오시지 않던 당원들도 우리 당을 다시 생각하고 자부심도 느끼시는 것 같다.

 ▲ 주민을 만나 '국회의원 특권폐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정혜경 후보
 ▲ 주민을 만나 '국회의원 특권폐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정혜경 후보

- 주민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국회의원 특권폐지를 이야기하는 민중당 후보에게 거는 주민들의 기대는 뭐라고 생각하나?

두 가지 반응이 있다. ‘해 봤자 안 된다는 분들과 변화의 염원을 우리한테 투영하시는 분들이다. 그 염원이 느껴지면 이 운동을 반드시 해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사실 주민들께서도 민중당 후보가 당장 당선되어 국회의원 특권을 폐지시킬 거라고 기대한다기보다, 민중당을 통해 정치의 변화가 있었으면하고 바라시는 것 같다.

이게 내 생각이라며 동참하신 한 발안 위원 분은 그 후에도 여기저기서 꾸준히 활동하는 우리 모습을 보시고는 민중당에 신뢰를 느끼시는듯하다. 친구들에게 특권폐지 참여를 독려하고, ‘민중당 이야기 많이 하고 있다며 저한테 자랑 아닌 자랑을 하신다. 이제 저도 그분께 민중당과 함께 정치를 바꿔보자는 제안을 할 생각이다. 이런 소소한 일들이 많이 생기면서 지역 활동에 역동성이 생기고 있다.

- 이 운동 과정에서 느낀 점이 많은 것 같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

이 운동의 본질은 진보정치가 대중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엔 사람들이 (국회 특권과 관련해)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국회의원 특권 이야기를 목소리 높여서 설명하고는 발안 위원 가입서를 내밀었다. 그렇게 하니까 한 시간에 발안위원 10명을 모으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국회 이야기를 듣고 나도 함께 공감하면서 가입서를 내미니 30분에 10명이 응해주시더라. 그 때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깨달았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에서는 국민의 국회 운동과 함께 현장의 요구 수렴을 위한 조합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제가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 간부로 8년을 지냈다. 노동조합 활동을 돌아보면 교육청을 대상으로 투쟁을 벌이고, 노동자들을 그 투쟁에 동원하려 했다. 물론 그 자체로도 엄청난 변화와 성과가 있었지만, 이번을 계기로 훨씬 더 역동적인 활동방식을 알게 되었다.

국민의 국회 운동 과정에서 조합원 집단 교육이 있었지만, 우리는 발안 위원 가입서를 내미는 방식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대신 분회별로 조합원들을 만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현장 이야기, 정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음식 수레의 바퀴가 고장 나도 예산을 핑계로 고쳐주지 않는 학교에 대한 분노, 급식실 바닥 하수구 덮개가 너무 무거워 힘들다는 고충. 이런 작지만 힘든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조합원들과 스스로 투쟁하고 해결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지난 8년간 간부를 하면서도 알지 못했던 조합원들의 고충과 관심을 이제 알게 된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다시 조합원들과 공유하니 여기저기서 간담회 요청이 들어왔다. 예전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 "국회의원 특권폐지 운동의 본질은 진보정치가 대중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는 정혜경 후보
▲ "국회의원 특권폐지 운동의 본질은 진보정치가 대중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는 정혜경 후보

- 노동조합 간부가 지역구로 출마하면서 가지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후보로서 결심은?

지난 지방선거 때도 경남 학교비정규직 노조에서 후보를 출마시켰다. 이번에 제가 출마한다고 할 때도 애써 말리는 간부들이 많았다. 선거가 노동조합이 정치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아니라 힘만 들고 성과는 없는 일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활동방식을 달리하니까 함께하는 사람들도 재미있어한다.

노동운동이 지역을 개척하는 첫 사례가 되고 싶다. 진보정치가 확대되고 실제로 힘을 가지려면 그게 필요하지 않나? 이번에 주민들과 나눈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선거가 끝난 뒤 지역에서 특권폐지 운동본부같은 지역주민 조직을 꾸려서 지역 국회의원 감시 운동, 특권폐지법안 통과운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이번에 당선되면 좋겠지만, 안되더라도 4년 후 약속을 지킨 사람으로 다시 출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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