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후보 릴레이 인터뷰 - ③ 민중당 울산 남구 을 조남애 후보

후보자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인터뷰 과정에서 언급된 효성 파업 관련 영상을 찾아보았다. 울산의 노동운동하면 누구나 현대자동차나 현대중공업을 생각하지만, 석유화학 공단이 위치한 남구의 노동자들도 치열하게 싸워 왔음을 알았다.
남구는 2001년 화섬업체들의 연대파업으로 발전한 효성 노동자들의 투쟁뿐 아니라 최근에는 자동차 하청노동자들이 우후죽순같이 금속노조를 조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울산 남구(을)에서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내걸고 주민을 만나는 민중당 조남애 후보를 만났다.

*울산 남구는 어떤 곳인가요?

노동자들이 많은 곳이에요. 석유화학 공단도 있지만, 북구하고 동구하고도 가까우니 현대자동차 조합원분들이나 현대중공업 조합원분들도 많이 사세요. 예전(2001년)에 효성 3사 투쟁이라고 큰 싸움이 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자동차 하청업체들에서 금속노조가 조직되고 있어서 노동운동도 진보정치도 뭐랄까 다시 꿈틀거리고 있어요.

그 때문에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기초의회 선거구마다 당선자를 낼 수 있었어요. 지난 지방선거는 민주당 바람이 불기는 했지만... 저는 남구에서 기초의원을 3번을 했고요. 이번에 처음으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를 했습니다.

*국회의원 후보자가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면 주민들은 어떻게 반응하시나요?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국회의원들 싸우지 마라’예요. 특권 폐지 이야기 시작한 시기가 공수처 이야기가 한참일 때라서 공수처 이야기도 많이 하셨고요. 의원들 세비 문제 이런 거 보다 서로 싸우고 일 안 하는 문제에 더 분노하시는 것 같아요.

또 하나의 반응은 믿질 않으신다는 겁니다. ‘이런 약속 지키는 사람 없더라’, ‘이거 해서 안 바뀐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하지 마라’ 이런 말씀 너무 많이 들어서 꼭 당선돼서 해버리고 싶다는 의지도 많이 생겼죠.
그런데 이 운동을 하다 보니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누구를 지지하든 국회의원에 대한 분노는 다들 가지고 계신다는 걸 느끼긴 했어요.

*그동안 후보가 생각하는 국회의원 특권의 문제점과 폐지 방안이 있었을 텐데, 주민들 만나보니 차이 같은 건 못 느끼셨나요?

국회의원 특권이라고 지칭 되는 것 중에서 면책특권 같은 제도는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하거든요. 단지 국회의원들이 이걸 악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국회의원들의 역사를 부정하는 발언이나 국민을 무시하는 발언들,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면책특권을 악용하는 것은 문제긴 하지만. 그보다 정치적 양심을 지키며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주민분들 만나보니 국회의원들의 망언이나 범죄 등에 대한 분노가 제가 상상한 것 이상이었어요. 그래서 고민도 많아졌죠.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양심을 지켜주면서도 면책특권 뒤에서 망언이나 파렴치한 범죄행위를 숨기는 것을 어떻게 처벌할지 방안을 잘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구의원 하면서도 정말 많이 느낀 거지만,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요구보다도 개인과 자당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면 안 되잖아요. 그런데 정말 같은 의원으로서도 이해도 안 되고, 화가 나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그래도 표 대결로 가면 결국 소수의견이 되니까.

 

노동자에게 국회의원 특권폐지법 발안을 설명하는 조남애 후보

주민들이 직접 나서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예전에 지역에서 삼산배수장투쟁을 한 적이 있어요. 구청장이 배수장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공약을 파기하고 골프장을 지으려고 해서 6천 명의 주민 청원을 받아 제출했는데, 의원들이 단 몇 분 만에 부결시키는 경우도 있었어요. 결국에는 주민들과 10년을 싸워서 이기기는 했지만... 지역의 주요 현안을 일상적으로 주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제도가 활성화되어야 해요. 국민의 국회 건설 운동 과정에서 제안되는 국민발안제도나 국민투표제가 꼭 마련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과정에 함께 해주신 주변 분들은 이런 말씀 많이 공감해 주세요.

"지역의 주요 현안을 일상적으로 주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제도가 활성화되어야"

*그래도 사람들은 국회의원 세비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할 것 같은데요?

세비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건데 동네 주민분들 만나면 ‘일만 제대로 하면 된다’는 답변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노동 현장에서는 이 문제에는 더 엄격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무노동 무임금 이야기도 많이 하시고.

*민중당 국회의원 후보들이 국회의원 특권 폐지, 국회의원 세비 인하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데, 입법 운동과는 별개로 민중당은 약속을 이행할 의무가 생길 것 같아요. 의원 생활을 하셨던 경험이 있으셔서 현실적 고민도 있으실 것 같은데?

그렇죠. 저도 구의원 할 때 구의원 월급의 대부분을 지역 사업하는 데 썼거든요. 그 당시 민주노동당 공약이 동네마다 공공도서관 건설이었는데, 먼저 나서서 했죠. 그 도서관이 계기가 되어서 지역의 공공도서관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기는 했어요.
현실정치에서는 의원들한테 생활적인 부분에서부터 요구되는 게 많아요. 사회적 지출도 많아지고... 하지만 민주노동당 시절 공직자들의 임금을 도시노동자 평균임금으로 제한하는 것이 당원들의 자랑이기도 했잖아요. 진보정당이라면 국민들과 함께 그런 기준을 만드는 것은 필요한 것 같아요.

법이 제정되지 않아도 당에서 공직자들의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어요. 적정 세비 외에는 당에 내고 당은 진보적 의정활동에 합법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현실적 방도를 찾으면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방의원 출신이신데, 구의원 시의원들에게도 놀고먹는 구의회, 시의회라는 비판이 많지 않나요?

많이 있죠. 실제 일을 안 하기도 하고요. 회의 참석 하지 않는 지방의원들도 많았어요. 의원 수가 많지 않으니 한두 명만 빠져도 회의가 안 되고, 그만큼 행정에 대한 감시도 소홀해질 수밖에 없죠. 국회의원들의 기준이 높아지면 지방의원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아요.

*국회 특권 폐지 운동 과정에서 후보자로서 느낀 것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주민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국회의원 특권 폐지법을 꼭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어요.  ‘국회의원이라도 일 못 하면 해고하고 싶다.’, ‘국민들이 요구하는데 왜 국회의원들이 법을 안 만들어주냐?’ 하는 국민들의 요구와 분노를 들여다보면 시대는 변했는데 정치나 제도가 못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껴지거든요.

한편에선 새로운 시대가 저절로 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자각한 국민들이 함께 증명해내야 하지 않나? 국민들과 함께 국회의원 특권 폐지 법안을 만들자는 운동을 하면서 그 새로운 시대가 왔다는 것을 느끼고 이분들과 함께 꼭 해내야지 다짐해 봅니다.

 

조남애 후보는 "국회의원 특권폐지법에 대한 현장 노동자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고 전했다.
조남애 후보는 "국회의원 특권폐지법에 대한 현장 노동자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