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특권폐지운동에 나선 후보'를 만나다 ① 민중당 서대문 갑 전진희 후보

왁자지껄한 대학가와 오래된 주택가의 담장이 공존하는 곳. 여기에 더해 항일독립운동의 피 어린 상징 서대문형무소가 공존하는 서대문갑 지역은 구성자체로 특이하다. 그만큼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삶의 목소리가 함께한다. 하지만 20년째 두 인물이 번갈아 독점해온 지역정치는 역동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다가오는 4.15 총선에 출마한 서대문갑 청년후보 전진희 씨(33, 민중당)"그만큼 지역주민의 정치 환멸이 크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특권폐지'를 외치는 젊은 정치인이 지역주민들의 '환멸'을 어떻게 '기대'로 바꿔가고 있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지난 6일 신촌 인근 카페에서 전진희 후보를 만나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 '국민의 국회 건설 운동'이 뭔가요?

"주권자 국민이 국회를 감시·통제할 힘을 누군가로부터 부여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쟁취하겠다고 선언하는 운동입니다. 20대 국회에서 밥그릇 싸움만 하고 민생 무시하는 국회 보면서 느꼈던 분노, 국민은 불매운동 하는데 친일 발언 서슴지 않던 국회의원 보며 느꼈던 무기력을 그냥 둘 수는 없잖아요.“

 

 - 서대문에서만 발안 위원 2천여 명이 모였다고요. 주민들이 어떤 말에 가장 공감해주시나요?

"'특권폐지는 민주당도 못하고 자유한국당도 못 합니다. 오직 국민만 할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 몇 명 잘 뽑는다고 안 바뀝니다. 국회를 우리가 통제해서 바꿉시다.' 그렇게 말씀드려요. 그냥 지나치다가도 휙 돌아보시고, '엄지척' 해주시고, 박수도 많이 받습니다.

 

- 운동본부가 발족한 지 한 달이 훌쩍 넘었는데요, 운동은 어느 지점에 와있나요?

"처음에는 국회에 대한 분노와 정치가 가진 문제에 공감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문제 해결을 위해 도모하는 단계로 올라왔어요. 사실 우리가 정치에 분노는 해도 해결능력이 스스로에게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지금까지는 하소연하거나 규탄했다면 이제는 '우리 손으로 법 만들어 국회를 통제하자'고 기대와 희망, 확신을 말합니다.“

 

 - 해결을 도모한다면, 구체적으로는?

"(특권폐지)발안위원을 모집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동네 심의회의를 진행합니다. 발안위원들이 모여서 자신의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직접 법안도 심사하는 겁니다. 그 심의회의에서 함께 토론하자고 주민들께 제안하고 있어요. 그리고 동네 주민들의 고충 해결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전진희 후보가 국민발안위원 모집 용지를 들도 환하게 웃고있다.
전진희 후보가 국민발안위원 모집 용지를 들도 환하게 웃고있다.

 

 - 일종의 숙의 과정이네요.

". 그리고 우리의 힘을 자각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발안위원 가입하신 분 중에 정치에 대해서 관심도 많고 입장도 분명한 어린이집 선생님이 계셨어요. 그런데 심의회의 같이 하자고 제안 드렸더니 '저 아는 거 없어요'하시는 거예요. '저것들(국회의원) 다 없애야 된다'고 하면서도 '그래도 국민과 국회의원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구분이 있는 거죠. 심의회의는 법안 만드는 데 참여한 사람들의 특별함, 특출함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닙니다. 평범한 국민이 머리 맞대어 가장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걸 우리 스스로 경험하는 거죠. 국회의원들은 우리가 법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도 못 할 건데, 우리가 해 낼 생각하면 너무 짜릿하지 않아요?“

- 서대문형무소가 있는 지역이다보니 주민들의 역사인식도 남다를 거 같습니다.

한번은 80대 어르신과 불평등과 특권에 대해서 대화 나눈적이 있어요. 그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이 나라가 설립된 이후에 양반과 평민이 평등했던 적이 없다. 조선시대에 관료, 양반들은 일제 강점기 때 친일파로 전락하고 못 먹던 백성들이나 독립운동 했다. 해방 후에도 친일파는 부자로 잘 사는데 독립운동가 후손은 대대손손 가난하다. 가난해서 독립운동 했는데 지금도 가난하다. 이 불평등은 한 번도 해결된 적 없었다. 그래서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역사청산이 매우 중요하다고요.  우리사회는 친일 세력에 가까운 정치인이 득세해왔고,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역사를 미화해왔습니다. 특권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역사청산이 동반되어야한다는 말씀이죠.”

 

- 대학가에서 만나는 청년 여론은 좀 어떻습니까

의외로 이런 말씀 많이 합니다. ‘돈 주는 거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요. 새 정책 만들어서 돈 줄 생각 말고 지금 법에 있는 거부터 제대로 지키게 하라는 거죠. ‘근로기준법 안 지키는 사업장 하나 안 털고, 알바 할 때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에 휘둘리는데 그거 해결 안하고 왜 돈만 주냐, 돈 주면 다냐이런 청년이 많아요.

 

- 그렇다면 청년정책의 핵심 과제가 뭘까요.

주체가 없는 정책은 말짱 꽝이에요. 청년 세대 스스로가 한국사회의 미래를 전망하고 그에 부합하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지금 청년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청년을 정치의 주체로 보지 않고 일반적인 정책의 수혜자로 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볼까요. 성평등 제도가 만들어져도 그 제도를 감시하고 통제할 여성권력집단이 없으면 여성들이 역으로 피해보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정책과 제도라는 건 그걸 밀고나가고 감시하는 주체의 힘을 키워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주민이 포장마차에서 특권폐지 의견을 내며 전진희 후보와 대화나누고 있다.
주민이 포장마차에서 특권폐지 의견을 내며 전진희 후보와 대화나누고 있다.

 

- 언론은 우상호, 이성헌 후보의 리턴매치를 주목하던데, 민심은 어떤가요.

서대문 주민들은 우상호, 이성헌의 라이벌 정치를 쭉 지켜봐오며 환멸이 크세요. ‘삼선 금지법만들어야 된다는 말씀 진짜 많이 하시더라고요. ‘재선까지 했는데 해결 못 했으면 검증 끝난 거고, 삼선까지 하는 거는 자신의 부를 쌓기 위한 거다. 그만 해먹고 청년이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기회를 보장해줘야 한다말씀 하십니다. 또 저희가 작년 여름부터 국민소환제 운동, 노아베거리 조성 운동, 국회의원 특권폐지운동 쭉 이어오는 거 보면서 얘네(민중당) 계절 바뀌면 안 보일 줄 알았는데 계속 열심히 하는 거 보면서 마음이 움직인다. 정치 꼴도 보기 싫었는데, 민중당이 하면 뭔가 바뀔 수 있을 거 같다고 기대 걸어주시는 분도 많습니다.

 

- 주민들의 기대에는 어떻게 보답할 생각인가요.

함께 주민조직을 만들어 내는 거예요. 그건 없어지지도 않고 주민의 힘을 더 키우는 일이니까요. 우리 주민들께서 주권의식이 매우 높으셔도 선거가 끝나면 잔치가 끝나는 느낌이었는데, 주민조직이 있다면 우리는 매순간 선거처럼 정치의 주인으로 살 수 있잖아요. 그리고 정치인들이 주민을 두려워하게 되죠. 저는 그렇게 보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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