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견… “노동부 책임과 정치권 노력” 당부

9일 전국 50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조직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공동대표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외 7명)가 최근 노조파업에 맞선 사측의 직장폐쇄와 용역투입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충남 아산 소재 현대자동차 부품업체인 갑을오토텍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소속 단체 대표자들과 회원 등 2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떠한 경우에도 용역과 경찰력 투입을 반대한다. 갑을오토텍 사태의 평화적 해결과 상생을 위한 대화를 호소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실 임금교섭 등을 촉구하며 지난달 8일 파업에 돌입한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노동자들은 사측이 이를 빌미로 지난달 26일 직장폐쇄 조치를 강행하자 15일째 공장을 점거한 채 정문 밖에 있는 경찰, 용역들과 대치중이다.

▲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갑을오토텍에 용역과 경찰력 투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에서 강문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총장은 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 조치와 관련해 “직장폐쇄가 무분별하게 허락돼 있는 권한이 아니다. 특히 노조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선별적 직장폐쇄는 우리 법상 결코 허용될 수 없다”고 갑을오토텍 직장폐쇄 조치의 불법성을 비판했다.

이어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용역 투입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니 정권에서 경찰을 투입하려는 모양”이라며 용역 투입도 문제지만 경찰력 투입은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갈등만 생기면 용역이나 경찰력을 투입할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정부의 경찰력 남용을 비판했다. 앞서 지난 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사태 해결을 명분으로 내세워 갑을오토텍 현장에 빠른 경찰력 투입을 촉구했다.

회견엔 충남 아산에서 올라온 갑을오토텍지회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회원 2명도 함께했다. 가대위 회원 김모씨는 자신을 갑을오토텍에서 23년째 일하는 노동자의 아내라고 소개하곤 “지난해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불법 용역에 의해 집단폭행당하고 머리가 깨지고 안구가 함몰된 것을 회상하면 지금도 다리가 후들거린다”고 울먹였다. 김씨는 이어 “그런 끔찍한 일을 겪고 저희 가족과 노동자들, 그 가족들은 겨우 1년 만에 다시 이런 일을 겪고 있다. 한 달 넘게 집에 들어오지 못 하고 있는 남편들이 또 작년처럼 피투성이로 실려 가지는 않을까 가슴 졸이면 하루가 10년같이 느껴진다”며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가족들의 마음을 전했다.

▲ 갑을오토텍지회 가족대책위원회 회원 2명이 충남 아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회견문에서 “현재의 직장폐쇄는 사측이 법원의 명령까지 어겨가며 2년째 교섭을 거부하고 있었던 점, 노조파괴 관련 노사합의(노조파괴 용병 완전 퇴출)을 불이행한 점 등으로 파업을 유도한 측면이 강한 공격적이고 악의적인 직장폐쇄”라면서 “노동부는 갑을오토텍 사측의 단체교섭 거부 및 해태, 노조파괴 및 직장폐쇄의 불법성에 대한 진상 규명 등에 책임 있는 자세로 임무를 수행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어 국회와 정치권에도 갑을오토텍에 용역과 경찰력의 부당한 투입이 없도록 하기 위해 나설 것과 이번 사태의 평화적 해결과 상생 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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