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 구조조정에 반발… 울산선 23년만에 연대 총파업 움직임도

▲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지난 8일 청운동 청와대 들머리에서 일방적 구조조정 반대, 부실경영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 출처 : 아이레이버]

조선산업 구조조정에 반발한 노동조합들이 잇따라 파업투쟁 준비에 착수해 주목된다. 

현대중공업노조는 1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현중노조는 오는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낸다. 그러면 10일간의 노동쟁의 조정기간을 거치게 되며 중노위가 조정 중지 등을 결정하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현중 노조는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 파업 채비를 갖춘다.

백형록 현중노조 위원장은 “정부와 하나은행(채권은행)의 요구보다 훨씬 더 확대한 집단감원, 강제분사를 밀어붙이는 무능한 (현중)경영진에 대한 조합원의 분노가 폭발했다”고 대의원대회 만장일치 쟁의발생 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현중 사측은 최근 3000명 감원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핵심부서의 갑작스런 분사를 결정해 944명의 노동자들이 퇴출 위기에 몰려 있다.

이에 앞서 대우조선노조도 지난 14일 조합원 88%(6127명)가 참여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참가조합원 85%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정부와 채권단(은행)이 경영진과 진행한 대량해고 구조조정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대우조선노조의 파업 결의를 앞두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노조가 파업을 한다면 지원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노조는 “경영진의 부실투자,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 채권단의 관리소홀이 위기의 근본원인”이라며 자회사 분할과 인력감축 중심의 구조조정안에 반대했다.

▲현중노조는 임시대의원대회에 앞서 15일 6000명의 조합원이 모여 백형록 위원장의 삭발 등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가졌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지난 16일 현중노조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가맹 산하조직들은 내달 중순께 연대 총파업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오늘 우리는 노동자들의 강력한 총파업 연대 투쟁으로 노동자와 가족, 서민의 생존권과 인간다운 삶을 위한 투쟁을 선언한다. 오는 7월 중순경 민주노총 울산본부 소속 사업장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금속노조 울산지부를 비롯해 건설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가맹 산하조직과 대량해고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의 공동 총파업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실제 노조들이 연대 총파업을 벌일 경우 지난 1993년 현총련(현대그룹노동조합총연맹) 공동투쟁 이후 23년만에 자동차와 조선의 대형 노조가 함께 울산지역 공동 총파업에 참여하는 것이어서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 권오길 민주노총울산본부장, 박유기 현대자동차지부장, 백형록 현중노조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민플러스 주최 현장토론에서 일방적 해고 구조조정에 공동하겠다는 다짐을 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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