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라는 이벤트

반기문이 귀국하면서 조기에 판이벌어진 '대선이벤트'가
인민의 눈과 귀를 현혹하고 있다. 

반기문이 사드배치에 찬성하자
문재인 역시 '사드배치'에 대한 판단을 유보함으로써
'보수층 껴안기'에 들어갔다.
'부자 몸조심'이라는 말로도 해석이 안 될 정도의 오락가락 행보다.

더불어 이른바 '잠룡'이라는 후보군들은
1.2 등을 견제하며 '영웅본색'을 드러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이벤트의 단골 출연자 카멜레온 '이인제' 역시 황당한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세상 사람이 다 아는데 저만 모른다고, 안 했다고 우기는
꼭두각시 박근혜가 무한정 개길 수 있는 체제,
이재용, 김기춘, 조윤선, 우병우, 최순실이 명명백백한 범죄를 모르쇠 할 수 있는 체제, 그리고 그것을 옹호하는 세력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 체제 아래서, 누군가는 정의를, 또 누군가는 민주를, 또 누군가는 복지(떡고물 나누기)를, 또 누군가는 번영을 외치면서 촛불을, 인민(국민)을 체제 안으로 끌어들이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을 누구로 뽑느냐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다만 인민에게는 이미 선임된 권력(이미 기득권이 승인한 후보) 둘 중 하나를 뽑아야 하는 선택지밖에는 남은 게 없다. 

작금의 체제 아래서의 대선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악한 지주(성장과 독점적 번영)와 덜 악한 지주(성장과 떡고물 나누기) 둘 중 하나를 뽑을 수밖에 없는, 이미 체제(기득권)가 기획한 이벤트기 때문이다.

자본(혹은 기득권)은 문재인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이벤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그 대항마로 반기문을 캐스팅했을 것이다. 물론 변수가 생겨 반기문이 돼도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조연(잠룡)들의 출몰은 이 이벤트를 성공시키는 데 감초 역할을 할 것임으로 배제할 까닭이 전혀 없다. 

촛불마저 삼키는 체제다.
그 체제를 겨냥하지 않으면, 정권교체라는 환상이 늘 이 '자본독재민주주의' 를 수호할 것이다.

 

 

황경민 작가는 카페 헤세이티 종업원, 물장수, 입간판쟁이, 야매싱어송라이터이자 야매시인. 2012년 4월 물장사를 시작하면서 입간판 쓰기 시작, 지금까지 4년3개월 동안 2000편 이상 썼음. 세다가 헷갈려서 지금 안 셈. 카페 헤세이티는 부산의 부산대학교 앞에 있는 카페로 인문학강좌, 강연, 공연, 전시, 시인학교, 기타(노래만들기) 교실 등의 행사 및 프로그램 운영중. 주로 사회부적응자, 이탈자, 탈락자, 불만세력 등이 출입함. 맨날 적자니 누구든 와서 매상 올려주길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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