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이후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벽에 붙은 문구들

국민은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원하는 게 아니었다. 단지 '노력이 배신 당하지 않는' 합리적인 사회를 원했다.

3차민중총궐기로 100만 시민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 12일, 광화문 세월호광장에는 ‘박근혜 퇴진 이후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이란 주제로 시민들이 한마디씩 ‘포스트잇 노트’를 붙일 수 있는 벽면이 마련됐다. 12일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 이 ‘소망의 벽’엔 평범한 이들의 바람이 담긴 메모가 빼곡히 붙어있었다.

이중엔 “좋은 세상 착한 사회”, “굶는 사람들 없기를”, “마음이 아픈 이들 보듬어 줄 수 있는 것이면 좋겠다” 등등 따뜻한 목소리가 담겨있기도 했다.

다양한 이야기 중 가장 많은 이들로부터 언급된 내용은 다름 아닌 사회정의 실현과 공평한 세상에 대한 갈망이다. “가진 것이 노력을 이기지 못하는 사회”, “돈 없어도 사람대우 받는 세상” 등의 메시지는 한국 사회를 짓누르는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반영했다. “모두 다같이, 함께 행복하고 싶다”는 소망을 적은 이도 있었다.

“노력이 배신당하지 않는 사회”, “노력만큼 실현되는, 악순환이 멈추는 사회” 등의 메모에선 아무리 ‘노오오오력’해도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라며 좌절하는 청년들의 고충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했다.

‘헬조선’을 살아가는 청년들은 “희망이 있고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줄 세우지 않는 사회”를 원하고, 한국 사회가 “학생들이 취업에 대해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당당히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뀌기를 꿈꾼다. 

메모 가운데는 “1인이 꾸는 꿈은 꿈일지 모르지만 100인, 10,000인이 꾸는 꿈은 현실이다”라며 100만 촛불로 광장을 밝히며 서로의 곁에 서 있는 시민들을 격려하는 내용도 눈에 띄었다.

12일 서울 광화문에 설치된 '박근혜 퇴진 이후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벽면에 한 시민이 메모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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