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들 "7시간 밝혀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기드라마 시크릿가든(2010년 SBS방영)의 여주인공 길라임이란 가명으로 2011년 차움의원 VIP시설을 이용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국민으로선 의아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의 행동이 언론보도에 의해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 

16일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청와대 코 앞이나 마찬가지인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는 7시간 행적을 밝혀라 - 중대범죄 피의자 박근혜를 즉각 구속수사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1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박근혜 정부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새누리당의 완강한 반대로 '대통령 행적 7시간'이 수사가 명시조차 돼 있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어 비판했다. 해당 법안은 이른바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수사는 '전체 수사대상의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사건'이라고만 표현해 수사에 포함될 수도 있는 가능성만 열어둔 것이지 반드시 수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유 위원장은 "7시간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우리는 솔직히 못 믿겠다"라고 못 박아 말했다. 그는 "지난 2014년 11월 제정된 세월호 특별법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비록 수사권, 기소권이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 주어지지는 않지만 특검을 통해 그것을 대신할 수 있다고 우리를 설득했다"라고 특별법의 '사각지대'를 상기하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을 스스로 밝힐 가능성은 없는 것 같으니 이 내용을 특검합의안에 담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굿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그날 '성형시술 하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내놓는 해명은 그동안 밝혀진 사고 당일의 정황과 일치하지 않아 박 대통령의 프로포폴 사용이나 성형시술 등에 대한 국민의 의심을 증폭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청와대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 당일 정황을 보고받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이를 입증할 실질적 증거가 없다. 또한 사고 후 7시간 동안 대통령은 집무실이 아닌 사적 공간인 '관저'에 있었다는 청와대 비서관의 증언이 이날 <경향신문>에 의해 보도되기까지 했다. 

사고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오후 5시께 박근혜 대통령이 중대본부에 가서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어렵냐'라고 발언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 관련, 4.16연대 대학생 대표 장은하 씨는 "청와대의 주장대로 15번이나 보고를 받았다면 어떻게 이런 황당한 질문을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구명조끼'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이 승객들이 침몰한 배 안에 갖혀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2년 7개월이 지났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운동과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연극배우 김지영 씨는 "국가재난 상황에서 304명 국민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사적인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국민에게 직무유기하는 대통령은 필요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7시간 동안에도 아이들은 국가를 믿고 해경을 믿었다. 우리는 그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나"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하곤 박근혜 대통령이 즉각 퇴진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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