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미국까지...세계 각지서 커져가는 이스라엘 규탄
인도네시아 200만, 영국 80만...집회 규모 연일 기록 갱신
남아공,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에 신물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이후 보름이 지난 가운데,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학살이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잔혹한 현장으로 변했다.

15일 기준, 개전 40일 만에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시민 11,451명을 죽였다. 붕괴된 건물 잔해에 깔려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를 포함하면 2만에 육박한다는 추정도 제기된다.

세계 각국은 이스라엘과 단교하거나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하여 규탄의 강도를 높여왔으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필요하다면 전 세계에 맞설 것”이라며 가자지구에 대한 완전한 점령 의사를 밝혔다.

이에 전 세계의 시민들은 거대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만들어가며 이스라엘의 행태에 대한 분노를 모아가고 있다.

▲4일 토요일(현지시간) 워싱턴 프리덤플라자에 모인 반전 시위자들. ©AP Photo
▲4일 토요일(현지시간) 워싱턴 프리덤플라자에 모인 반전 시위자들. ©AP Photo

독일에서 미국까지...세계 각지서 커져가는 이스라엘 규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7일부터 27일 사이에만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3천 761개 시위가 세계 도처에서 벌어졌다. 같은 기간 500여 건에 불과했던 친이스라엘 시위와 비교된다.

독일의 경우 당국이 반유대주의를 경계한다는 명목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엄정 금지했음에도 불구, 봇물 터지듯 늘어나는 시위행렬을 막을 수 없었다.

독일에서는 팔레스타인 저항의 상징 케피예를 착용하는 것조차 금지될 정도였으나, 지난달 수천 명 정도에 그치던 시위대는 지난 4일 이후 베를린에서 당국의 통제를 뚫고 1만여 명으로 불어났다.

더불어 4일 워싱턴 DC의 프리덤플라자에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열렸다. 미국 전역에서 모여든 30만 명의 시민은 백악관 주변 울타리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군사 정책에 확고한 지지를 표명해온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항의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행진 중인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 참가자들. ©Getty
▲독일 베를린에서 행진 중인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 참가자들. ©Getty

인도네시아 200만, 영국 80만...집회 규모 연일 기록 갱신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규탄은 멈추지 않았다. 6일 자카르타의 독립기념 광장에 모인 200만 명의 군중은 즉각적인 전쟁 종료를 촉구하며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국가가 독립하고 주권 국가로 굳건히 설 때까지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끊거나 외교 관계를 맺지 말 것”을 국제사회에 요구하기도 했다.

영국 역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는 연일 최대 규모를 갱신 중이다. 지난 11일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열린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80만 명이 참가하여 지역 일대가 마비될 정도였다. 주최 측은 “이번 시위는 영국 정치 역사상 가장 큰 시위 중 하나”라고 밝혔다.

▲현지시간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를 표명하고 있다. ©로이터
▲현지시간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를 표명하고 있다. ©로이터
▲현지시간 11일,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있다. ©AP
▲현지시간 11일,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있다. ©AP

남아공,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에 신물나"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수만 명의 시위대가 모여 이스라엘 대사관 폐쇄와 대사 추방을 요구했다. 케이프타운에 집결한 남아공 시민들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의 억압과 폐해를 겪어왔던 만큼 깊은 분노를 표출했다.

사민주의 정당 ‘아프리카 국민회의’의 필리케 음발루라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에 질리고 신물이 난다”며 “그에 대한 조치를 반드시 취할 것”이라 표명했다.

▲현지시간 12일, 남아공 케이프 타운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모인 참가자들. ©WAFA News Agency
▲현지시간 12일, 남아공 케이프 타운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모인 참가자들. ©WAFA News Agency

이외에도 남미, 중동 등 세계 도처에서 수없이 많은 집회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수백 명 규모였던 시위가 점차 배로 불어나는 추세다.

오는 17일 오후 7시에는 서울 보신각 광장에서 팔레스타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집회가 열리며, 18일 오후 2시에는 주한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의 학살을 규탄하는 시위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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