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극체제 위한 발악...시대착오에 불과
네타냐후 자국 신뢰도 7%...미국, 이스라엘 정권교체 들어갈지도
이스라엘-미국, 명분 없는 학살 주축...이미 정치적으로 패배

▲8일 오후 2시, 프란치스코 회관 710호 대강당에서 열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현황과 전망’ '긴급토론회에서 이해영 한신대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8일 오후 2시, 프란치스코 회관 710호 대강당에서 열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현황과 전망’ '긴급토론회에서 이해영 한신대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무참한 공습이 팔레스타인 시민들에 대한 일방적 학살로 귀결되는 가운데, 가자지구 민간인 사망자는 1만 명을 돌파했다. 이중 70퍼센트 이상이 노인, 여성, 어린이다. 근래 최대의 인도적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 더해 미국은 이스라엘에 천문학적인 원조를 제공하며 동지중해 일대에 전함 수십 척을 파견했고, 나토군 역시 가세했다.

서방국가들이 일제히 이스라엘 지원에 나서며 중동 일대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확전으로 치달을지 모른다는 세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에 8일 오후, '전국민중행동' 주최로 긴급토론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현황과 전망’이 열렸다.

미 일극체제 위한 발악...시대착오에 불과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팔레스타인 전쟁, 한반도 위기 상황은 서로 분리된 게 아니라 하나의 큰 흐름을 구성하는 계기”라고 말했다.

삼자 모두 미국 주도 일극체제 유지를 위한 패권전략이 시험되는 중요한 고리라는 얘기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사실상 미국이 대부분의 무기와 자금을 제공하는 “바이든의 전쟁”으로서, 미국은 조지 부시 시절부터 박차를 가해온 대러 압박의 연장에서 대리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역시, 동지중해에 배치된 100척 이상의 미 전함에서 보이듯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장 큰 물주일 뿐만 아니라, 중동 패권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시아 판 나토라 불리는 한미일 군사동맹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해영 교수는 이들 모두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우크라이나전의 경우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이 노골적인 피로감을 표시하고 있고, 나토내부에서도 헝가리, 슬로바키아, 세르비아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연대망이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도 쉽지 않다. “이란과 더불어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로 이어지는 ‘항쟁의 축’이 건재하며, 이스라엘과의 단교와 대사소환을 불사하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고, 서방세계 내부의 강력한 평화운동이 성장세”인 만큼 미국이 섣불리 전선을 확대하기 어렵다.

한미일 동맹 역시 미국 구상대로 굴러가기에는 만만치 않다. 바이든의 치매와 재선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을 뿐만 아니라, “한미일 군사동맹은 허용되는데, 북중러 군사동맹이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명분이 부실하다는 것.

▲류경완 코리아국제평화포럼 공동대표가 발제하고 있다.
▲류경완 코리아국제평화포럼 공동대표가 발제하고 있다.

네타냐후 자국 신뢰도 7%...미국, 이스라엘 정권교체 들어갈지도

한편 코리아국제평화포럼(KIPF)의 류경완 공동대표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야말로 이 전쟁을 자초했다는 ‘원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막기 위해 종종 하마스를 지원하면서 팔레스타인 과도정부(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과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로 팔레스타인인들을 분열시켜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국내 여론도 네타냐후에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싱크탱크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IDI)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시 지도자로서 네타냐휴에 대한 신뢰도는 7%에 불과하다. 전시 지도자에 대한 지지율로서는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최악의 평가다.

류경완 공동대표는 “미국 정계에서도 네타냐후의 정치생명이 위태롭다는 인식이 확산 중”이라며 지난달 바이든이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네타냐후에게 사실상 하야를 권고했던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손정목 통일시대연구원 부원장이 발제하고 있다.
▲손정목 통일시대연구원 부원장이 발제하고 있다.

이스라엘-미국, 명분 없는 학살 주축...이미 정치적으로 패배

통일시대연구원의 손정목 부원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적 세력관계를 지적했다.

이번 전쟁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전 패전을 덮고, 중동의 다극화 질서 재편을 힘으로 막기 위한 수단”인 한편으로,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의 ‘저항의 축’ 국가들에 의해 팔레스타인 독립을 실현하고 이스라엘-미군의 강점을 끝내기 위한 해방전쟁”이라는 것이다.

손 부원장은 가자 전쟁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의 직접적 개입이라 봤다.

시리아 내전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은 IS나 젤렌스키 정권을 내세워 대리전을 수행했지만, 이번에는 이스라엘을 앞세우면서도 지중해에 최대 군사력을 결집시키고 일부 지상군도 파병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이 패권국으로서 보여줬던 중재자로서의 가면조차 벗어던지고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며 가자지구에 대한 인종 청소를 뒷받침한 것은 우크라이나 패전에 따른 패권몰락 위기를 덮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정치적 패색이 짙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명분 없는 학살에 세계 시민의 여론은 이미 뒤돌아섰고, 유엔총회 역시 120대 14라는 압도적 다수로 즉각 휴전을 결의할 만큼 기반을 잃었다는 것.

손 부원장은 “이 전쟁의 결과에 따라 동아시아 정세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민주, 진보개혁 세력이 힘을 모아 전쟁을 막고 강대국 전쟁에 동조하지 않을 자주적 정부를 세우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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