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면 종점이 낫다면서 측정 자료 제출은 거부
자료제출은 않고, 보도자료부터 배포한 국토부
민간 용역사 분석 결과, 한국경제연구원(KDI) 산출 자료와 달라
민간 용역사 '기업 경영상의 내용'이라며 자료제출 거부

10일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 땅 쪽으로 종점이 변경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양평고속도로 추진 13년 내내 종점은 양평군 양서면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돌연 종점이 김 여사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되었다.

지난 5일 국토부는 강상면 종점이 양서면 보다 경제성이 높다는 예비타당성조사(B/C) 분석 결과를 내놨다.

국토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B/C 결과대로 강상면 종점을 주장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요청한 로데이터(가공되지 않은 측정 자료)는 끝내 제출하지 않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뉴시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뉴시스

분석에 사용된 로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분석 결과의 신빙성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국토부는 의원들에게는 자료제출을 하지도 않고 보도자료부터 배포했다”며 “이는 국민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 일가가 땅을 보유한 지역과 가깝게 고속도로 노선이 바뀐 이유에 대한 충분한 자료제출이 없어 이 사안이 정쟁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료제출을 거듭 요청했다. 하지만, 원 장관은 “제출할 수 있는 자료는 모두 제출했다”며 로데이터 제출을 거부했다.

언급된 로데이터는 국토부가 내놓은 B/C분석에 사용된 것이다. 해당 분석안을 보면 노선별 B/C는 양서면안 0.73, 강상면안 0.83으로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토지를 지나는 변경안 노선의 경제성이 더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B/C값이 높을수록 사업성이 높다는 의미다. 사업비의 경우 양서면은 2조498억 원, 강상면은 사업비 2조1098억 원이 든다. 대신 강상면은 하루 6078대(22.5%)의 교통량을 더 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야당은 이같은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질의를 통해 “당초 한국경제연구원(KDI)이 산출한 양서면의 BC는 0.82였는데 이번 조사 과정에서 사후에 조건을 변경해 0.73으로 BC가 낮아졌다”며, 그 이유를 따져 물었다.

이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각 종점간의 거리가 7km, 차로 4분 거리인데, 하루 6000대의 교통량이 늘어난다”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인근 하남교산 3기신도시 인구 25만 명에 해당하는 교통량이 하루 1000대인데, 4분 거리의 종점 변경으로 6000대가 증가하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양평 인구는 12만 명에 불과하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심지어 오늘 증인으로 채택됐던 민간 용역사조차 '기업 경영상의 내용'이라며 어떤 자료제출도 거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민기 국토교통위 국감 의장은 “국가기밀이 아니라면 자료는 모두 제출해야 한다”라며, “특히 자료를 내일까지 준다는 것은 용역사가 국감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지금부터 로데이터를 마사지(가공)하는 경우 범죄”라고 강조하며,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행위는 국회 의결로서 고발할 수 있음을 기관과 개인에 경고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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