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국 진보당 당원 1만여 명이 광주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 집결한 가운데, 진보당 정책당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윤석열 정권에 맞서 2024년 총선 승리를 결의하는 참가자들의 열기로 장내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정책당대회는 전 당원이 당의 정책의제를 논의하는 장으로, 당의 대표정책과 총선 공약을 당원이 직접 결정한다. 또한 정책당대회는 각종 장터부스와 문화제가 열리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에서 정책당대회를 여는 정당은 진보당이 유일하다.

​▲9일 오후 1시에 광주 유니버스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정책당대회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진보당
​▲9일 오후 1시에 광주 유니버스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정책당대회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진보당
©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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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부는 바람...돌풍이 된 진보당 정치

개막식에서 윤희숙 상임대표는 “시대는 윤석열 정부와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정치세력의 등장을 요구하고 있다”며 “강성희 의원을 당선시킨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분노한 민심과 진보당의 헌신적인 섬김의 정치가 돌풍이 되어 전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치교체의 시작을 선포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가 개최사를 진행하고 있다. ©진보당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가 개최사를 진행하고 있다. ©진보당

축사에 나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극심한 불평등과 양극화로 노동자 민중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지만 기득권 양당정치는 이전투구에만 골몰하는 실정”이라며 “정책당대회를 계기로 진보당이 내년 총선에서 정치교체의 주역으로, 민중의 대안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국내 진보정당과 해외진보정당들의 축사도 이어졌다.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기본소득당과 독일 좌파당, 일본 신사회당 등이 영상으로 연대의 인사를 보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정책당대회에서 무능하고 부패한 한국정치의 현실을 바꿀 새로운 비전이 충분히 논의되리라 믿는다”며 “진보정당들이 힘을 합쳐 투쟁의 선두에 서자”고 전했다.

독일 좌파당의 오버하우젠 지역위원회 헤닝 폰 쓰톨첸베악 사무국장은 “진보당은 근본적인 정치혁명을 실현하는, 기득권 양당체제의 대안세력”이라며 “연대, 생태, 평화의 대한민국을 위해 여러분들의 승리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축사를 진행하고 있다. ©진보당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축사를 진행하고 있다. ©진보당

‘자산/소득 불평등 해소’에서 ‘비동맹’까지...총선의제 공식화

개막식 이후 광주여대 각 건물에서 불평등과 기후위기에 관한 정책 토론과 ‘청년진보당 네트워킹 파티’, ‘노동자당 경연대회’, ‘여성엄마당 정책컨퍼런스’등이 동시다발로 열린 가운데, 총선전략의 틀을 논의하는 ‘정치전략 토론회’도 개최되었다.

▲9일 오후 2시에 광주여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정치전략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9일 오후 2시에 광주여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정치전략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발제에 나선 정태흥 진보당 공동대표는 “22대 총선은 거꾸로 퇴행이냐, 앞으로 전진이냐를 가르는 중대한 분수령”이라며 “헌정 유린과 법치 파괴를 일삼는 윤 정권을 확실히 심판하고, 진보정치의 승리로 양당체제를 타파하고 정치교체의 확고한 교두보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나온 진보당의 총선 의제는 1) 자산 불평등 타파, 소득 불평등 해소, 기회 평등 실현, 2) 생태사회로의 전환, 3)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균형발전, 도농 상생과 지역순환 경제 구축, 4) 평화군축, 5) ‘가치동맹’이 아닌 ‘비동맹’과 국익 우선 실리외교 등이다.

각 의제를 위해 마련된 구체적인 정책은 다음과 같다.

1) △부자감세 중단, 순자산 100억 이상 상위 0.1% 초자산가에 대한 부유세 부과, △토지공개념 도입으로 부동산 소유제한과 공공주택 제공, △주4일제와 최고임금제 도입, △농민기본법 제정에 따른 식량주권과 국가책임 농정 실현, △젠더 기반 폭력 근절.

2) △탈원전, 탈석탄, 탈내연과 재생에너지 전환, △전기 가스 등 필수에너지 기본소비량 무상공급, 기본소비량 초과분에 한한 누진세 적용, △청소년 무상교통, △에너지 산업 재공영화.

3) △지방분권 헌법 명시, 자치입법권, 자치조직권, 자주재정권 보장, △국세 및 지방세 비율 6:4로 개편, △지방 검사장, 경찰청장, 법원장에 대한 주민 직선제 선출, △제2차 공공기관 이전

4)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남북공동선언 이행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병력 감축과 징병제 폐지 및 모병제 전환, △국방예산 GDP 대비 1.3%로 감축, 사회복지예산으로 전환.

5)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한일 군사협력 저지,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및 나토(NATO)+ 참여 반대, △동북아 다자 안보 및 경제협력 체제로 전환.

참가자들의 열띤 질의와 토론이 이어진 한편, 정태흥 공동대표는 “촛불혁명을 제도화하지 못한 것이 윤 정부의 과거로의 역행을 막지 못한 근본 원인”이라며 “87년 체제를 교체하려면 위 정책들을 반영할 수 있도록 개헌까지 완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넘버원 행사 개요를 알리는 팜플렛. ©진보당
▲정책넘버원 행사 개요를 알리는 팜플렛. ©진보당

당원이 직접 대표공약 투표...‘정책넘버원’

한편 이후 이어진 프로그램 ‘정책넘버원’에서 당원들은 당의 총선 대표공약에 대한 투표에 나섰다. △0.1% 슈퍼리치 부유세, △검사장 직선제, △토지공개념 3법, △대학 무상교육, △생활 동반자법 등 총 10개의 정책이 후보지로 제출된 가운데, 각 법안을 제출한 진보당 총선 후보들은 각 안에 대한 투표를 호소했다.

서울 노원구에 출마할 홍기웅 후보는 “싱가포르에서는 국민 90%가 자가 주택을 소유한다”며 “국민 80%가 공공주택에 거주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과 투기꾼들의 개입을 막으면 거품 없는 건설 원가에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20평 아파트를 1억원 대에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제출했다.

그는 “건설노동자, 신혼부부, 청년들에게 건설 원가 아파트를 지어주고 싶다”며 “이를 진보당 1호 공약으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당원들이 공약을 살피며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진보당
▲당원들이 공약을 살피며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진보당

한편 광주 서구의 강승철 후보는 ‘0.1% 슈퍼부자 부유세’를 제안하며 “좋은 공약들을 실현하려면 국가 재정이 필요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0억 이상 자산가에게는 2%, 300억 이상 자산가들에게 3%를 부유세로 부과하면 약 46조원 재정이 확보된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부유세는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많이 버는 자에게 많은 세금을, 적게 버는 사람에게 적은 세금을 부과하는 상식을 실현하자”고 호소했다.

▲노정현 후보가 '검사장 직선제' 공약 투표를 호소하고 있다. ©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검사장 직선제' 공약 투표를 호소하고 있다. ©진보당

‘검사장 직선제’, 공약 선호도 1위

계속해서 후보들의 공약 설명이 이어진 가운데, 최종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공약은 노정현 부산 연제구 후보가 제출한 ‘검찰청 해체, 검사장 직선제’였다. 윤석열 정권의 무분별한 검찰 동원 행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노 후보는 “이미 미국 등에서는 지방 검사장 대부분이 임명직이 아니라 선출직이고, 이를 도입해야 검사들이 정권 입맛에 따라 폭주를 일삼는 사태를 저지할 수 있다”며 투표결과에 대해 부연했다.

이에 따라 ‘검사장 직선제’는 향후 진보당의 여타 공약과 더불어 중요한 의제로 등장할 예정이다.

이어진 ‘정치페스티벌’에서는 노동자, 농민, 빈민 단위들의 공연과 2024년 총선 후보들의 출정식이 열렸다.

▲9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된 '정치페스티벌'에서 무대에 입장한 2024년 진보당 총선후보들. ©진보당
▲9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된 '정치페스티벌'에서 무대에 입장한 2024년 진보당 총선후보들. ©진보당

 

광주로, 서울로...진보당의 쉼 없는 여정

한편 정책당대회 이틀째인 10일, 당원들은 광주와 서울 강서로 나뉘어 남은 일정을 소화했다. 광주에서는 광주 국립 5.18묘역 참배와 정책당대회 선언문 발표가 진행되었다.

여기서 당원들은 △‘민생정당, 대중정당’으로 수권정당 도약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진보정치 연대연합 실현 △청년과 여성의 정치세력화 실현 △진보적 집권모델을 지역에서부터 창조 등을 결의했다.

서울로 향한 당원들은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에 나선 권혜인 후보와 함께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며 권 후보를 알렸다. 지역 일대의 쓰레기를 줍는 등 대민 봉사에도 나섰다.

당원들의 헌신과 열의로 진보당의 도약이 무르익어가는 가운데, 다가올 2024년 총선에서 지난 지방선거의 돌풍을 다시금 재현할 수 있을지, 진보당을 향한 민심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 진보당 당원들이 국립 5.18묘역 참배에 나섰다. ©진보당
▲ 진보당 당원들이 국립 5.18묘역 참배에 나섰다. ©진보당
▲5.18묘역을 찾아 참배를 진행중인 당원들. 윤희숙 상임대표가 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진보당
▲5.18묘역을 찾아 참배를 진행중인 당원들. 윤희숙 상임대표가 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진보당
▲윤 상임대표가 묘역에 방명록을 남기고 있다. ©진보당
▲윤 상임대표가 묘역에 방명록을 남기고 있다. ©진보당
▲서울 강서구 보궐선거 유세에 나선 진보당 당원들. ©진보당 서대문구 위원회
▲서울 강서구 보궐선거 유세에 나선 진보당 당원들. ©진보당 서대문구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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