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변제안은 세계사적 흐름에 역행”
“역사 정의에 반하는 대통령은 역사의 심판 받을 것”
5.18을 맞아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재학생, 졸업생이 한자리에 모여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정부가 강제동원 3자 변제안을 발표한 직후로 시국 선언이 연이어 쏟아졌다. 하지만 단일 학과 차원에서 교수, 재학생, 졸업생이 동시 참여하는 선언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박근혜 탄핵 정국처럼 대학가 교수와 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오전, 덕성여대 사학과 일동이 종로운현캠퍼스 앞에 시국선언을 위해 모였다. 총 105명이 시국선언에 서명한 가운데, 정부를 향한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나보현 덕성여대 학생회장은 “사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정부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외면하고 있는 실태를 바로잡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정부는 강제 동원 피해자의 잃어버린 청춘과 삶, 권리를 외면하고 있다”라고 일갈했다.
이날 발표된 시국선언문은 “윤 대통령은 ‘우리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는 망언으로 일본제국의 침략행위에 면죄부를 주었다”라며, “제3자 변제안은 식민지배가 정당하다는 역사 인식에서 나온 강제동원 피해자 해법”이라고 정부의 역사 인식을 비판했다.
대법원 판결대로 강제동원 손해배상청구권은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를 전제하는 위자료 청구권이지, 미지급 임금 내지 보상금 청구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더불어 “역사 정의는 모든 정의의 근간”이므로, “그릇된 역사관을 가진 대통령에게 올바른 국정운영을 기대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날 시국선언은 “인류 보편적 가치 실현을 위해 희생당한 5.18 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울 것”이라는 결의와 함께 마무리되었다.
한편 시국선언에 동참한 한상권 교수는 “최근 스승의 날 학과 교수들과 얘기를 하는 중에 5.18일 43주년을 맞아 현 시국에 대한 사학인들의 의지를 밝히자는 얘기가 나왔다”며 시국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 교수는 “윤 정부에 역사학계 50개 단체가 입장을 밝혔지만 주로 연구자가 주체였다”며, “이번 시국선언은 역사를 배우고 실천하는 학생들이 주체로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정부의 연이은 실정에 ‘시국선언 정국’이 조성된 가운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시국선언에 나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