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의길 연말 특집 (3) 미군범죄와 한미동맹

연말 ‘자주의길’은 전쟁연습, 무기수입, 전작권 환수, 미군범죄, 방위비분담금, 경제예속 등에서 나타난 한미관계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편집자]

지난해 7월 미 독립기념일 휴일을 맞은 주한미군은 부산 해운대에서 술을 마시고 폭죽을 쏘며 난동을 부렸다. 12월엔 평택미군기지에서 노마스크 댄스파티로 물의를 빚었다. 코로나 3차 대유행이 있었던 시기다.

주한미군사령부가 빠르게 사과했지만, 지난 8월 오산공군기지에서 노마스크 댄스파티가 또 열렸다. 7월 중순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태였다.

지난 6월에는 술취한 주한미군 소속 군무원이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주차관리노동자를 폭행한 사건도 발생했다. 이러한 수십건의 묻지마 폭행사건, 음주운전 등 여러 주한미군 범죄가 발생했지만 한미소파를 근거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 질지는 미지수다.

▲2014년 불기소율이 63.1%였지만 2017년 78.2%로 증가했다. 살인, 강도, 상해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주한미군에 대한 불기소율은 2014년 66.6%였지만 점점 증가해 2017년엔 86.6%로 증가했다. [자료: 법무부]
▲2014년 불기소율이 63.1%였지만 2017년 78.2%로 증가했다. 살인, 강도, 상해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주한미군에 대한 불기소율은 2014년 66.6%였지만 점점 증가해 2017년엔 86.6%로 증가했다. [자료: 법무부]

코로나 방역 위반과 미군 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

한미동맹의 상징인 주한미군, 먼저 동맹의 실체부터 알아보자.

한미동맹의 시작은 1953년 10월 1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으면서 시작되었다.

이승만의 편지 한 장에 나라의 군사주권인 전작권을 맥아더에게 내주며 시작한 한미동맹이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주권의 양도”라고 했던 리처드 스틴웰 주한미군 전 사령관의 말처럼 너무나 쉽게 한 나라의 주권을 넘겨주면서 불평등한 한미동맹은 시작되었다.

미국이 한 나라의 전작권을 이토록 쉽게 쥐었으니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들이 한국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오만함과 뻔뻔한 행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미국이 세계 각국과 맺은 방위조약과 비교해보면 한미상호방위조약은 그중에서도 대단히 후진적이고 불평등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4조는 미군이 한국의 땅 아무 곳에나 군사기지를 요구해도 한국은 허용 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권리로 되어 있다. 전작권도 없는 상태에, 사드와 같은 주요 군사시설을 미국 마음대로 설치하는 등 주권국의 군사적 자주권이 상실된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의 부속협정 성격인 한미소파(SOFA 주한미군 지위협정) 역시 모법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성격 그대로 한국에 불리한 조항들로 이루어져 있다.

미군기지 오염도 책임 없어

2001년 두 번째 개정 당시 합의한 환경보호에 관한 양해각서에 ‘주한미군은 대한민국 정부의 환경법령 및 기준을 존중한다’라고 명시했으나 명시만 되었을뿐 한미소파 4조 1항의 원상복구의 의무가 없다라는 내용과 환경 양해각서의 키세KISE(Known, Imminent, Substantial, Endangerment to Human health 인간 건강에 대해 알려진, 임박한, 실질적인, 급박한 위험) 조항을 근거로 기지 오염 정화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4조 1항의 경우 수십년을 한국땅에서 주둔했으니 그동안 새로 지은 건물 등 시설에 대해 다시 원상복구할 의무가 없다는 내용이지만 미군측에서는 환경오염까지 원상 복구할 의무가 없다는 확대해석으로 뻔뻔하게 버티기를 하는 중이다.

특히 키세조항의 경우‘키세’라는 기준 자체가 주관적 기준이기 때문에 검증 자체가 어렵다. 다이옥신, 페놀, 벤젠등의 독성물질이 나와도 미군이 키세기준에 해당 안된다고 하면 아닌 것이다.

1973년 되돌려받은 주한미군 반환공여지에 만든 부평의 부영공원에서는 2013년 기형 맹꽁이가 발견되었고, 116년만에 반환되는 용산미군기지 역시 100여건의 기름유출사고가 확인되었다.

용산미군기지 정화비용만 해도 1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비용이 예상된다. 전국의 수없이 많은 미군기지는 오염으로 썪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주한미군은 전국의 수십개의 반환기지 오염에 대한 책임을 진적 없고, 지금도 주한미군기지를 미군들이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세균전 부대로 변한 주한미군 기지

주한미군은 한미소파 9조 5항‘미합중국 군대에 탁송된 군사화물에 대해서는 한국정부가 세관검사를 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악용해 군사우편으로 마약을 끊임없이 밀반입한다. 최근 4년동안 247억 원어치의 마약이 밀반입되었다.

심지어 탄저균 오배송 사건으로 2015년 용산기지와 평택미군기지에는 탄저균까지도 들여와 16차례 실험한 것이 밝혀졌다. 부산항 미군 세균전부대에서도 탄저균, 보툴리눔 등의 위험천만한 세균을 들여와 실험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으나 여전히 어떤 실험을 하는지, 어떤 세균을 들여오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군 범죄, 재판권 행사는 하늘의 별따기

내년 2022년은 효순이미선이가 미군의 장갑차에 죽임을 당한지 20년이 된다.

미군이 일으킨 공무중 사건에 대해 한국정부가 미국에게 재판권 포기 청구를 한 최초의 사건으로 전국민이 촛불을 들었던 사건이기도 하다.

이 사건 역시 불평등한 한미소파 22조 형사재판권에 따라 결국 미국은 공무중 사건에 대한 재판권 포기요청을 거부했고, 두 아이를 죽인 미군들은 무죄를 선고받고 ‘한국은 내가 살기 좋은 나라’라는 말을 남기며 미국으로 떠났다.

형사재판권을 살펴보면 미군 측이 한국에 재판권 포기를 요청할 경우 한국은 ‘호의적으로 고려한다'고 본협정에는 명시되어 있지만, 합의의사록에서는 '포기한다'고 되어 있어 사실상 미군측의 요청이 있으면 무조건 포기해야 한다.

또한 공무 중 사건은 미국이 재판권을 가지게 되는데, 이 공무 중이라는 판단은 미군이 발행하는 공무증명서가 결정하게 된다.

영화 ‘괴물’의 모티브가 된 주한미군의 한강 독극물 사건 역시 미군 측은 독극물 방류가 공무라는 이유로 재판을 거부했었다. 미군이 공무 중이라면 그냥 공무 중인 것이다.

이렇듯 주한미군은 코로나 방역에서 성역일 뿐만 아니라 기지오염, 범죄, 세균실험 등 모든 것에서 성역으로 존재한다.

“한국인은 들쥐와도 같아서 누가 지도자가 되어도 따를 것”이라던 존 위컴 전 주한미군사령관, 그리고 불평등한 한미소파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 한국정부, 과연 주권국가 국민으로서 차기 정부에 무엇을 요청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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