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집회 이어나가겠다" 결의 다져

이용수 할머니의 ‘수요집회중단’ 요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요집회는 재개되는 양상이다.
5월 27일, 서울에서 1441차 수요집회가 열린 것을 비롯, 이용수 할머니가 기거하는 대구, 그리고 부산 등지에서 수요집회가 열렸다.

▲ 5월 27일 대구수요집회
▲ 5월 27일 대구수요집회
▲ 5월 27일 대구수요집회
▲ 5월 27일 대구수요집회

대구의 경우 27일 오후 7시쯤 대구시 중구 성내1동 동성로2길 2.28기념중앙공원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는 대구수요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대구시민촛불연대'를 중심으로 오히려 처음으로 지역에서 수요시위(수요집회) 성격의 집회를 연 것이다. 대구시민연대는 2017년 대구 평화의 소녀상 설립 후 매주 수요일 자발적으로 소녀상을 청소해왔다. 

20여명의 시민은 촛불과 피켓을 들고, "가해자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배상하라", "수요일은 수요시위 하는 날. 수요시위를 지키자", "후안무치 미래통합당 규탄한다", "적폐 가짜뉴스 조선일보 폐간하라", "정의연(정의기억연대)을 지키자"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집호참가자들은 모두 노란나비 배지를 달고 1시간 가량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가 끝날 무렵인 오후 8시쯤 이용수 할머니가 깜짝 등장했다. 수요집회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할머니의 등장이라 모두 당황했다. 그러나 모두 예의를 차리고 이용수 할머니에게 인사를 했다.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할머니는 약 5분간 자리하면서 "할 말 다 했어요. 그 말만 믿으세요", "같이 우리 함께 해결하고 투쟁합시다"라는 말을 남기고 수행원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고 오마이뉴스가 전했다.

대구 평화뉴스는 보도를 통해, 대구 수요시위 주최 측 한 관계자는 "너무 깜짝 놀랐다. 마음이 좋지 않다"며 "시민들 입장은 다 지키자는 것인데 오해와 문제가 있으면 다 풀고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데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 사죄할 때까지 대구 수요시위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 5월 27일 부산수요집회
▲ 5월 27일 부산수요집회
▲ 5월 27일 부산수요집회
▲ 5월 27일 부산수요집회

한편 부산에서도 53차 수요시위가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27일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날 수요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 운동에 대한 악의적 왜곡, 피해자 명예훼손·인권침해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여성행동은 “운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희의원 당선자와 정의연을 둘러싼 논란 등 정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28년 동안 지켜온 수요시위와 전국 곳곳에 세워진 평화의소녀상마저 공격당하고 있다”며 “운동의 본질을 무시한 채 뜻을 훼손하려는 시도는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일본은 아직 공식사죄하지 않았고 친일부역세력과 함께 전쟁범죄 역사를 지우기 위한 총공세”를 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는 수요시위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시민들의 힘으로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세우고 노동자상도 세웠다”, “작년의 일본불매운동을 통해 우리민족의 존엄을 보이고 흔들림없이 일본의 공식사죄를 요구”했다면서, “우리는 계속 일본의 공식사죄를 요구하는 활동을 이기나가자”고 호소했다.

▲ 5월 27일 1441차 서울수요집회
▲ 5월 27일 1441차 서울수요집회
▲ 5월 27일 1441차 서울수요집회
▲ 5월 27일 1441차 서울수요집회

서울에서는 종로구 예 일본대사관 소녀상앞에서 1441차 수요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되었고, 많은 시민과 취재진이 몰렸다. 수요집회 주변에서는 보수단체들이 대형스피커를 동원한 맞불집회로 소란스러운 분위기였다.

▲ 5월 27일 1441차 서울수요집회
▲ 5월 27일 1441차 서울수요집회
▲ 5월 27일 1441차 서울수요집회
▲ 5월 27일 1441차 서울수요집회
▲ 5월 27일 1441차 서울수요집회
▲ 5월 27일 1441차 서울수요집회

이날 집회에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수요집회에서 경과보고를 통하여 “지난 한 주는 고통과 좌절, 절망과 슬픔의 시간이었다”면서, “이용수 인권운동가의 기자회견을 안타까운 심경으로 지켜봤다. 마음이 아프고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보수단체의 무차별 고소·고발에 지난 20~21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외부 회계 검증 절차를 추진하며 감사 자료를 준비하는 중이었다. 자료를 임의제출하기로 검찰과 합의한 터라 충격과 서글픔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고통스러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 이사장은 “피해자의 고통이 지금도 해소되지 않고 문제 해결이 지연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돌아보며 재점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니 더 이상의 억측과 섣부른 판단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집회참가자들의 각종 발언들이 이어지고, 청년학생들이 율동을 선보이는 등 논란 속에서도 30년 위안부운동과 수요집회를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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