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부터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시작

“우리는 국가권력이 가하는 압력 때문에 당황하거나 동요하는 대신 다수로부터 소수의 자유에 대한 보장과 구현으로도 우리의 주권을 확장해 가려고 한다. 연극은 타인과 관계 속에 있는 인간을 주제로 다루며 극장에서 공연될 때 완전한 생명을 얻는다. 사람이기에 그 자체로서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전제에 대항하는 모든 종류의 것들에 저항할 것이다.”

▲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홍보팀 제공

한국 연극의 역사와 연극인들의 피와 땀,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대학로 연극판에 다시 저항의 무대가 떠오른다. 입에 재갈을 물리는 자와 재갈을 버리고 예술혼으로 맞서려는 이들 사이에 한 판 사투가 펼쳐진다. 이름하여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연극이 저항으로 비춰지는 시대는 많았다. 특히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시대에는 더 그랬다. 연극은 바로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는 몸짓이니까. 세상을 향한 인간의 자유의지이자 외침이니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의과정에서의 외압, 국립국악원의 일방적 프로그램 취소, 부산영화제에 대한 부산시의 부당한 간섭과 압력, 정부지원 심의 과정에서 일어난 불합리한 탈락 등 입맛에 맞지 않는 예술인들 솎아내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 대항하는 연극계 예술권리장전 행동인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가 오는 9일 저녁 8시 연우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지난 4월25일 ‘권력과 자본이 공공의 영역에 가하는 치사하고 유치한 행패에 극심한 굴욕감과 고통을 체감하며 연극인들이 극장 안에서 극장 밖으로의 싸움을 시작한다’고 선언한 지 한 달 반 만에(4월25일 킥오프파티) 무대 위에서 연극저항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젊은 연출가 21명과 20개 극단이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5개월간 ‘검열시대’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들을 풀어가는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첫 공연은 검열사태에 대한 연극인들의 답변형식으로 구성된 김재엽 작·연출의 <검열언어의 정치학: 두 개의 국민>이다.

▲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홍보팀 제공

예술을 권력의 입맛에 맞는 잣대로 재단하고 가위질로 예술인들의 자존감을 박탈한 검열사태에 대해 실명까지 거론하며 적나라한 검열의 형태들을 보여줄 이번 작품은 ‘드림플레이테제21’가 만들었다.

5개월간 연극 대장정의 첫 공연이 끝난 다음엔 10월 말까지 매주 한 편씩 작품을 선보이고 21명의 참여 연출가가 함께 하는 오프닝 파티도 예정돼 있으며, <검열각하> 전체 작품을 관람하고 이야기와 글쓰기를 통해 ‘검열’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모으고 전하는 역할을 할 ‘관객수다모임’도 시작한다.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는 그동안 예술 작품들에 대한 정부의 각종 지원제도가 작품의 내용과 예술가의 성향에 따라 모호하게 적용되는 현실과 맞물려 지난 봄 ‘세월호 관련 내용’이라는 이유로 젊은 연출가들이 준비한 대학로예술극장 카페 공연이 제지당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일방적으로 공연을 제지당한 젊은 연출가들은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가 부당한 형태에 항의하는 거리행동을 펼치며 현 정부의 예술지원제도의 문제점과 그들이 내세우는 예술의 공공성 의미를 짚어보고 유신정권으로 회귀하는 검열의 시대에 예술로 저항하겠다는 의지로 이번 연극행동을 마련했다.

▲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홍보팀 제공

첫 행동주간인 6월에는 검열의 언어가 난무하는 <검열언어의 정치학: 두 개의 국민>을 시작으로, 포르노에 중독된 세상을 직시하는 <그러므로 포르노>를 김수정 연출로 ‘극단 신세계’에서 올리고, 안티고네를 통해 검열과 통제, 자유를 말하는 부새롬 연출, ‘극단 달나라동백꽃’의 <안티고네2016>, 국가가 행하는 검열 찬성의 기제 작동에 대해 살펴보는 전인철 연출, ‘극단 돌파구’의 <해야 된다> 등, 총 네 작품이 오는 7월3일까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아울러 오는 10월30일까지 연극행동 대장정에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의무와 사회적 합의에 대한 이야기와(XX의 기적┃응용연극연구소┃박해성 외 연출) 불신을 조장하는 검열과 권력에 대해 고발하고(불신의 힘┃프로젝트그룹 쌍시옷┃송정안 작·연출) 삭제와 배제, 규제 등 금지된 것들에 대한 사유도 나눈다(15분┃극단 달나라동백꽃┃윤혜숙 연출)

▲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홍보팀 제공

생각하고 소리치는 자유를 빼앗는 검열로부터 무대라는 광장에서 자유를 다시 되찾기 위한 몸부림도 시도하고(광장의 왕┃프로젝트 내친김에┃김정 각색·연출) 우리 또한 검열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암시(이반검열┃전화벨이 울린다┃이연주)와 검열에 대한 경계심과 분노가 어떻게 무너지는지도 보여준다. (금지된 장난┃극단 산수유┃공동창작·류주연 연출)

게릴라적인 저항을 시도하는 도시탐험극이 펼쳐지고(삐끼들┃크리에이티브 바키 | 이경성 연출) 은밀하게 누설하는 몇 가지의 검열 응대법이 소개되며(아라베스크 | 극단 놀땅 | 공동창작·최진아), 죽음에 담긴 검열이 통치와 개발에서 기인했을 수 있다(NORTHFACE | 극단 창세 | 안정민 작·백석현 연출)는 의문도 제기한다.

▲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홍보팀 제공

내부분열과 자기검열을 부추기는 예술지원금에 대해 갈등하는 햄릿이 등장하고(고래햄릿 | 극단 고래 | 이해성 각색·연출) 사회부조리 고발자에 대한 고뇌(고발자들 | 그린피그| 박상현 작·연출), 뜬금없이 그러나 쉽게 연결점을 찾을 수 있는 ‘그때 그 사람’이 흘러나오고(그때 그 사람 | 극단 산 | 윤정환 작·연출) 히틀러를 통해 나치를 통치한 영악한 홍보맨 괴벨스이야기도 들려준다(괴벨스 특강 | 극단 파수꾼 | 오세혁 작·이은준 연출) 

 분단된 국가에서 살아가는 CCIG-K 요원들의 고통(씨씨아이쥐케이 | 극단 해인 | 이양구 작·연출)은 물론, 냉전체제를 거쳐온 검열의 연대기를 반추하며(낙인과 배제의 사회사 | 공동창작·임인자 연출) 독재시대 흉내도 모자라 왕정시대로 돌아가는 현실 풍자(털과 검열관 | 극단 미인 | 장석원 작·김수희 연출)와 검열의 대한민국을 검열(대한국사람 | 공상집단 뚱딴지 | 황이선 문삼화 연출)한다.

▲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홍보팀 제공

이번 <검열각하>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검열 발언’을 위해 대관료, 홍보비, 운영비 등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공용 예산 4300만 원을 텀블벅을 이용한 풀뿌리 후원으로 모으고 있는데, 현재 75%인 3200여만 원 정도 기금이 마련됐다.

후원은 오는 16일까지 문을 열어두고 있으며 텀블벅 후원자에게는 17일부터 관람 가능한 공연티켓 등을 제공한다. 초대권 없이 전석 1만원이다. 

 

 

 

 

 

- 텀블벅으로 후원하기 : www.tumblbug.com/projectforright

- 계좌 직접 후원 : 우리은행 1005-702-539358 김수희(극단미인)

- 예매처_(개별공연) 플레이티켓 www.playticket.co.kr

(6월 패키지 티켓) 인터파크 ticket.interpark.com

- 입장권_전석 균일 10,000원 * 초대·할인·프레스 티켓 없음

- 문의_고주영 010 6326 3556 project.for.right@gmail.comrigh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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