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일기] 현대중 사내하청지회 노동자 고공농성 3일차

지난 11일 새벽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전영수 조직부장과 이성호 대의원이 울산 동구 남목고개 고가도로 교각 하단 거치대에 올라 ‘대량해고 중단’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민플러스는 두 노동자가 매일 SNS상에 올리는 소식을 ‘농성일기’에 담는다. [편집자]

오늘 아침은 또 이렇게 시작합니다.
87년 노동자대투쟁 전야같은 느낌이 듭니다.
지난 2년간 2만여 명을 잘라내고 임금삭감하고 그것도 모자라 또 다시 1만명을 잘라내겠다니.
잘리고 나면 아무런 생계대책도 없는 노동자들은 죽으라는 말인지.

노동자들을 주면 주는대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는 노예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럴 수는 없습니다. 무법천지도 아니고요.
동구 주민들도 노동자들 편입니다. 현대자본은 민심을 잘 살펴야 할 겁니다.
두 비정규 하청노동자가 더 이상 이대로는 살 수 없어 교각에 올라갔습니다.

노조 가입했다고 블랙리스트 작성해서 고용승계도 안 돼 쫓겨나야 하는 현실.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하기 위해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나왔습니다.

제가 이렇게 억울하고 분한데 당사자들의 마음은 오죽할까요?
선배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위해 싸웠듯이 떨쳐 일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8년전 미포 굴뚝농성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부디 무사하기만을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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