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개헌 작업도 촛불의 집단지성이 동력이 되어야

21일 폭설과 한파 속에 30만이 넘는 촛불이 광화문 광장에서 민주주의와 헌법 회복을 외쳤다. 박근혜 게이트로 인한 국정 공백 속에 촛불이 활활 지속적으로 타오르면서 70년 적폐를 혁파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은 큰 희망이다.

촛불의 희망 속에 목격하는 것은 박근혜 게이트 관련자들의 낯 두꺼운 파렴치함과 조폭과 같은 추악한 패거리 행태다. 청와대가 범죄 소굴로 전락해 벌어진 국정농단과 불법은 세계사에 그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엽기적인 막장 드라마다. 지구촌에서 낯을 들고 다닐 수 없을 만큼 창피한 모든 요소를 갖췄다.

박근혜 게이트의 몸통인 박근혜 대통령은 나라를 망가뜨리고 국민을 분노와 수치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데 대해 반성도 사과도 없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박대통령과 한 패거리가 되어 국민과 민주주의를 배신하고 유린한 그 일당의 모습도 박 대통령과 매우 닮았다. 김기춘, 조윤선 등의 거짓말 행진이 특검 수사로 종지부를 찍으면서 최종 수사 대상인 박 대통령의 해괴한 모습도 언젠가 종지부를 찍을 날이 가까워진 듯하다.

헌재와 특검이 게이트 연루자들을 상대로 힘들게 진상 규명을 한 결과 박과 그 일당의 범죄행각이 연일 폭로되고 있지만 박근혜 변호인단들이 전하는 박의 잡아떼고 반박하는 언행은 과거에 익숙한 유체이탈 바로 그것이다. 박 대통령은 보통사람의 상식과 양심을 지녔으면 이쯤해서 대통령 자리를 내놓고 국민에게 석고대죄를 할 듯 한데 전혀 그런 기미가 없다. 탄핵 반대 세력들이 내란이나 폭동을 선동하는 구호를 부르짖는 것도 우리 사회 일각의 섬뜩한 면을 드러낸다.

박근혜 게이트는 이 나라가 정치와 관료, 재벌의 3각 야합 속에 얼마나 속속들이 썩고 골병이 들어 있는지를 백일하에, 세 살 먹은 어린이도 확인하게 해주었다. 해방이후 이승만 정권 이래 누적되어 온, 사리사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정부패의 악성 체질과 그 종양들을 도려내야 하는 대수술이 시급하다. 그 폐해는 위험 수위를 훨씬 넘어선 것이 촛불의 열기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삼성 이재용에 대한 구속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에서 보듯 살인적인 재벌 공화국의 비정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재용 수사를 통해 박 대통령이 대가를 약속하고 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대기업에 돈을 내라고 강요한 것이 확인 된 것은 중대한 헌법 위배 사유이자 탄핵사유로 탄핵 결정을 앞당길 근거가 된 성과는 있었다. 박근혜 게이트의 또 다른 몸통인 재벌에 대한 혁명적인 조치의 필요성이 또 다시 확인된 것이다.

그러면, 누가, 어떻게 그것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은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촛불이 매주 주말이면 민주주의 광장을 찾는 것인지 모른다. 정당들은 대통령 선거나 개헌을 놓고 무엇이 우선 이냐, 아니면 동시에 가능 하느냐로 다툰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지난해 10월 촛불이 발생하기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씁쓸하다. 극소수를 제외한 정치인들은 권력 장악과 기득권 유지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공통점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촛불의 뜻을 받들어 새 세상을 만드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열과 성의가 넘쳐야 하는데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새해 들어 첫 달이 벌써 하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촛불 정국 속에 국제 정세도 가파르게 돌아간다. 한국은 주변 강대국들에 휘둘리면서 향후 그것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박근혜 게이트로 국정공백 상태인 한국의 약점을 강대국이 파고드는 형국이다.

중국은 고고도방어미사일체제, 사드에 대한 보복 조치를 쏟아내고 있고 일본은 위안부, 독도 문제로 침략자의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취임 하면서 미국 우선주의, 미국 경제적 이익 최우선과 동맹국에 대한 안보무임승차론 제기를 호언하고 있다.

내우외환이라 할 이런 상황의 돌파구는 우선 박근혜 탄핵 심판의 결론을 신속히 내는 것이다. 헌재가 더욱 속도를 내야하고 다수의 탄핵 심판 사유 가운데 하나라도 대통령 직 수행이 부적절했다고 결론이 나면 대통령 탄핵 결정을 내려야 한다. 탄핵 시간표는 단축할수록 좋을 듯하다.

박근혜 게이트를 통해 이 나라가 정상화되고 내우외한의 위기를 해소하려면 전 방위적인 개혁과 혁신 작업이 절실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위기 속에 기회가 보이고, 내우외환 속에 적폐 청산의 희망이 싹 튼다고 할까.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촛불이 SNS 시대의 특성 속에서 집단지성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야 하고 온라인 조직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서 촛불이 전 방위적인 개혁안을 만들어 국회와 정부 등에 전달하고 그것이 신속하게 실천되도록 촉구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것이 국내외적인 위기와 기회의 상황에 가장 합당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다. 즉 SNS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것이다. 대선과 개헌 작업도 촛불의 집단지성이 올바른 의사표시와 결정력을 보일 때 최상의 결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촛불이 지치지 전에 촛불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작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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