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4일(수) 329일차 농성일기

거의 만 이틀 동안의 강풍이 이제 좀 잦아들었습니다. 식사를 끌어올리는 것도 바람 때문에 위태위태했는데 한숨 돌리겠군요. 걱정되어 전화주신 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님, 구자현 남부지역 지회장님, 또 많은 분들 고맙습니다.

저희가 속한 기아차지부 노동조합의 지부 운영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지부 운영위에서는 저희 두 사람의 생계비 지급에 관한 안건을 다루기에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던 회의였습니다. 지난 2월24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장시간 다루어졌던 안건이 끝을 못 보고 운영위로 이관된 것입니다. 그런데 들리는 소식은 참 실망스럽습니다. 대의원대회에서 다시 안건을 논의하자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정처 없이 흐를 겁니다.

회사는 저희가 이곳에 올라오자마자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생계에 고통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이번 지부 운영위의 결정을 지켜본 회사가 과연 5월 셋째 주의 차기 교섭에서 전향적인 안을 제출할지 의문입니다. 기아차지부의 고민지점을 모르지 않지만 1년이 다 되어가도록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정하는 것에 대해 주저하는 것은 참 마음 아픈 일입니다. 내려오면 논의할 수 있다는 말은 지금 현실에서 너무 가혹하지 않습니까! 농성자 두 사람들의 일이니 스스로 알아서 책임지라는 겁니까?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 오후입니다.

내일은 5월5일 어린이날이네요. 사진으로나마 함께해 보렵니다. 보도해주신 정보영 편집국장님, 점심도시락 가져다주신 윤선주 집사님 고맙습니다. 아마도 푸르나 집사님이 준비하신 도시락 같은데…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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