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에서 돌연 사임...이종섭-윤석열 리스크는 여전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29일,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고 외압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망에 오른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외교부는 즉각 사의를 수용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다.

사의 표명과 더불어 이 대사는 공수처 수사에 관해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수사를 받는 범죄 피의자가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는 발언 대신 “끝까지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반응을 한 데에 적반하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최근 급락한 국민의힘 지지율을 반등시켜 보겠다는 다급함이 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런종섭'에 호주 정치인들 분노

당초 출국금지 처분이 내려졌던 이 대사는 공수처 수사협조를 약속함으로써 출국금지 해제를 얻어냈다.

그러나 출국금지가 해제되자마자 이 대사는 호주와의 방산 협력을 구실로 호주로 직행했다. 그 과정에서 수사협조를 약속하며 제출한 휴대폰조차 채상병 사건 이후 새로 개통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에게 ‘런종섭’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이에 호주 정치인들은 범죄 피의자가 자국에 부임한 데에 불쾌감을 표명했고, 국내에서도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덩달아 국민의힘 지지율까지 추락하기 시작하자, 국힘 내부에서조차 이 대사의 귀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논란을 의식하여 이 대사는 지난 21일 출국 11일 만에 귀국했다.

그럼에도 그는 혐의 사실과 무관하게 방위사업청과의 회의를 위해 귀국했다는 자세로 일관할 뿐이었다. 이에 그의 귀국은 수사로부터 도주한 게 아니라는 이미지를 부각하여 국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라는 규탄이 쏟아져 나왔다.

'버티기'에서 돌연 사임...이종섭-윤석열 리스크는 여전

결국 그가 사의라는 카드를 들고 나선 것은 그의 귀국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인 셈.

그러나 이로써 여론이 무마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반등할지는 미지수다.

애초 사건의 본질은 이 대사가 국방부장관 재직시절 윤 대통령의 명령으로 채상병 사망에 연루된 사단장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데에 있기 때문.

오히려 수사가 본격화될수록 이 대사 대신 윤 대통령이 부각되어 지지율 추락이 가속화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대사의 다급한 사임이 총선에서 ‘이종섭-윤석열 리스크’를 오히려 키울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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