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100여일 만에 노조 탈퇴
보수정권에서 승승장구 한 아나운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송파구 가든파이브에서 열린 서울권역 난임·우울증상담센터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송파구 가든파이브에서 열린 서울권역 난임·우울증상담센터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 정부가 다시 한번 공영방송 장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김장겸 전 MBC 사장 등 방송장악 한 중심에 있던 이들이 총선에 출마하며 기사회생을 노리고 있다.

송파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배현진 후보 역시 과거 정부에서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했다는 비판이 나와 이번 총선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여당의 텃밭인 강남 3구 중 하나, 송파구을은 국민의힘 배현진 후보가 2선을 노리는 지역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서 출마한 후보는 공익 변호사로 활동한 송기호 변호사다. 

송 후보는 공익 변호사로 활동하며 굵직한 사건을 도맡아 왔다. 10,000여 명의 피해자가 나온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승소로 이끌고, 세월호 침몰 사고에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기록물 수만 건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하려 하자 문서 목록 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 그가 송파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여당의 텃밭인 이곳은 민주당에게 불리한 지형이다. 이에 더해 배현진 의원이 깃발을 꽂고 재선을 노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최근 여론조사 꽃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송 후보가 39.8%, 배 후보가 46.6%로 경합을 다퉜다.

(서울시 47개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각 500~523명을 대상으로 2월 14일부터 20일까지 실시. 조사 방법은 무선, 유선 혼용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각 선거구별로 ±4.3~±4.4%p)

‘보수 정권의 나팔수’

배현진 후보는 보수 정권에서 꾸준히 살아남은 인물이다. MBC 아나운서 출신으로 2008년 입사한 배현진 아나운서는 이후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MBC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100여 일만에 노조를 탈퇴했다. 

이후 동료들이 차가운 바닥에서 공영방송 정상화를 외칠 때 메인앵커 자리를 꿰차며 최장수 앵커 기록을 세울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김재철과 김장겸 등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으로 사장이 된 이들의 비호 속에 MBC 정권 친화적 보도를 이어간 인물이 배현진 아나운서였다.

반면 파업에 끝까지 참여했던 아나운서들은 대부분 축출됐다. 이는 2017년 블랙리스트 문건이 공개되며 더욱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책임을 묻게 됐다. 보수 정권이 KBS를 비롯, MBC 등 공영방송 장악을 시도할 때 이에 맞서기보다 앵커로서 왜곡, 친정부적 편파 보도에 나팔수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게 된 거다.

하지만 배 아나운서는 되려 본인이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퇴사하더니 이틀 뒤,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이후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손에 이끌려 20대 총선에서 송파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정계에 입문한 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나팔수 역할은 계속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MBC 기자와 충돌 뒤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중단하자, 슬리퍼 차림의 기자를 지적하는 한편, ‘바이든 날리면 사태’에 대해 ‘“국회의원 이 사람들이 승인안 해주고 아 말리믄 쪽팔려서 어떡하나”였다’라고 두둔해 전 국민 듣기평가에 한몫하기도 했다.

이렇듯 배 후보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간 보수 정권의 나팔수 역할은 자처했다. 그런 배 후보가 책임을 물긴커녕 문재인 정권에서 국회의원으로 기사회생하더니 다시 재선을 노리고 있다. 

배 후보 외 블랙리스트 문건에 연루된 김장겸 전 MBC사장도 당선권인 14번을 받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출마한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이전 방송장악 책임의 한 가운데 있는 그들에게 온당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2017년 공개된 블랙리스트 의혹은 MBC 양윤경 기자가 배현진 아나운서와의 일명 ‘양칫물 다툼’ 이후 경위서를 썼다는 인터뷰로 의혹이 불거졌다가 2017년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라는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사실로 밝혀졌다.

당시 공개된 블랙리스트는 현재 국민의미래에서 비례대표 번호 14번을 받은 김장겸 후보가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작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김장겸 후보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사면받아 이번 총선에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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