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탄압했던 김장겸, 국회 입성?

2017년 김장겸 MBC 전 사장이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 출석하며 노조원들의 항의를 듣고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17년 김장겸 MBC 전 사장이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 출석하며 노조원들의 항의를 듣고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정권이 지난해 MBC 조합원들에게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로 형이 확정된 김장겸 전 MBC 사장을 이번 총선에 내세웠다. 대놓고 MBC를 향한 적개심을 드러낸 것.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MBC를 콕 집어 ‘회칼테러’를 언급한 가운데 ‘언론부역자’ 낙인이 찍힌 인사를 비례대표 당선권인 14번에 배치했다. 21대 총선에서 현 여당의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은 19번까지 당선됐다.

대통령은 김 전 사장에게 사면·복권으로 면죄부를 줬고 여당은 총선에 내세웠다. 그동안 MBC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정부와 여당이 MBC 조합원을 탄압한 김 전 사장을 총선에 내세웠다는 점은 MBC를 향한 탄압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는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 및 콘텐츠 산업 육성에 주력할 전문 언론인’이라고 김 전 사장을 추켜세웠다. 

김 전 사장은 MBC에서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MBC 노조원 37명을 신사업개발센터·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에 보냈다. 이 센터들은 2012년 MBC 총파업을 주도했던 직원들을 본사 밖으로 격리하기 위해 만든 ‘껍데기 조직’'이었다. 

서울서부지법도 이처럼 판단해 부당전보와 승진 배제 등 김 전 사장에게 적용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오히려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파괴한 인물인 셈이다. 

그런 인물이 확정판결 4개월도 안 돼 사면을 받고, 국회의원으로 금의환향하게 됐다. 언론노조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언론부역자 김장겸 비례 추천한 국민의미래, ‘회칼' 황상무와 무엇이 다른가’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언론노조는 (김 전 사장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벌어진 참혹했던 언론장악의 선봉에 섰던 ‘언론 부역자’ 명단의 첫 줄에 등장하는 자”라고 지적하며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언론인들에게 ‘부당전보’라는 흉기를 휘두른 김장겸이 언론인에 대한 테러 협박에 나선 황상무와 무엇이 그렇게 다르냐”고 따졌다. 

윤석열 정부에서 사면·복권된 인물이 계속해서 총선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범죄자 공천’이란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 야당의 공천 잡음은 잠잠해진 가운데, 여당의 문제적 공천으로 여당발 공천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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