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전야에도, 성탄에도...그치지 않는 이스라엘의 난민촌 테러
초토화된 가자...이라크전 7년간 미군 폭탄 사용량의 8배 사용돼
미국, 의회 승인 없이 이스라엘에 무기 판매 강행

▲28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중부 알 자웨이다(Al Zawayda)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아이를 안고 달리고 있다. 2023.12.29.  ⓒ뉴시스
▲28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중부 알 자웨이다(Al Zawayda)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아이를 안고 달리고 있다. 2023.12.29. ⓒ뉴시스

2024년 새해까지 채 하루를 남기고 있는 상황, 지구촌 전체가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서는 전야 축제가 한창이고, 서울 광화문 보신각 일대에서는 제야의 종 행사를 위해 10만 인파가 몰릴 예정이다.

그 외에도 전 세계인들이 각자의 지역 행사를 즐기며 새해맞이에 한창이다. 다가오는 새해는 예년보다 나으리라는 간질간질한 희망과 기대가 넘실댄다.

새해 전야에도, 성탄에도...그치지 않는 이스라엘의 난민촌 테러

그러나 같은 시기 가자지구에서는 피의 학살이 벌어졌다. 현지시각 30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중부 누세이라트와 부레이즈에 있는 가자 난민 캠프를 공습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난민 캠프 폭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심지어 앞선 성탄절에도 난민촌 공습으로 수백 명의 사상자를 냈다.

12월 30일 기준, 개전 이후 이스라엘의 테러로 죽은 팔레스타인 시민은 최소 21,672명. 부상자는 56,165명에 달한다.

초토화된 가자...이라크전 7년간 미군 폭탄 사용량의 8배 사용돼

현재 가자지구의 의료시설, 학교 관청 등 공공시설 대부분은 파괴됐다.

세계은행은 가자지구 의료시설의 77%, 통신 인프라의 68%, 상업지구의 76%가 훼손됐고, 도로의 절반 이상이 파괴됐다고 계측했다.

일반 주택도 예외는 아니다. 개전 이후 43만 9천 개 주택 중 약 70%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무너졌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이스라엘군이 개전 후 이달 중순까지 가자지구에 투하한 폭탄과 포탄 등 탄약을 총 2만 9천 개로 집계한다.

이는 미군이 2004-2010년 사이 7년간 이라크에 투하한 폭탄 3천678발의 8배에 달하는 양이다.

그만큼 근래 가자지구의 모습은 지옥이라는 말이 가볍게 느껴질 만큼 참혹한 아비규환이었다.

죽은 자녀를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부모들, 죽은 부모를 뒤로한 채 도망치는 자녀들, 건물에 깔린 이웃의 시신을 수습하는 시민들, 팔다리가 뜯긴 채 널브러진 시체들은 가자지구의 일상적 풍경이었다.

미국, 의회 승인 없이 이스라엘에 무기 판매 강행

이런 와중에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은 긴급 조항을 발동해 의회 승인을 건너뛰고 이스라엘에 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라 외국에 무기를 팔기 전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나 긴급 조항을 발동할 경우 의회 승인이 없어도 판매가 가능하다.

이에 이스라엘은 “강화된 능력을 지역 위협에 대한 억지력과 본토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사용할 것”이라며 “국제인도법에 부합하는 군수품을 사용하는 것은 모든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과연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새해의 의미는 무엇일까. 금년 보다 더 끔찍할 것이 명백하며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는 조건에서 새해는 어떻게 다가올까.

도시재건에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예측이 나도는 한편, 나는 무너진 사람들의 마음이 과연 수십 년이 지나도 사랑을 회복할 수 있을지를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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