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박 후보 측 영역별 파업 공약, 현실성 있나”
박희은, “양 후보 측, 투쟁보다 혁신이 먼저 보여”
두 후보,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서 의견 일치
“역대급 탄압에 역대급 투쟁” VS “구체적이고 책임지는 투쟁”

민주노총은 지금 차기 임원 선거가 한창이다. 이번 선거로 당선된 지도부는 총선과 지선, 대선까지 걸친 중요 국면을 상대하게 되는 만큼 치열한 승부가 펼쳐진다.
7일, 양경수 후보와 박희은 후보가 민주노총 직선 4기 임원 선거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두 후보는 날선 질문으로 서로를 향한 공방을 이어갔다.

양경수 후보, “박 후보 측 영역별 파업 공약, 현실성 있나”
양경수 후보는 박희은 후보가 파업을 현실성 없이 남발하여 약속한 것이 아니냐고 질의했다.
박희은 후보조가 22대 국회를 향한 선제 투쟁으로 ‘모든 노동자의 노동법 쟁취 총파업 투쟁’을 진행하고, 3년에 걸쳐 여성,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 영역별 파업 조직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3.8 여성의 날에는 ‘여성총파업’이 이뤄지고, 이어 ‘장애인 파업’, ‘이주노동자 파업’ 등이 2-3개월 간격으로 이뤄져야 한다.
박 후보는 왜 영역별 총파업을 조직하려고 하는가에 대해 "사회적인 울림과 공감대를 마련해가고자 하는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의제를 던지고, 상당 기간 동안 준비해가자는 취지”라 답했다.

박희은 후보, “양 후보 측, 투쟁보다 혁신이 먼저 보여”
이어 박 후보는 “양경수 후보조 공약을 보면 투쟁보다 혁신을 앞세우고 있다”며 “양경수 위원장 체제에서 조직화된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본부’는 폭이 좁아 민중진영 신뢰를 못 모은다는 평가가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에 양 후보는 “투쟁 계획을 방만하게 짜기보다는 현장 요구를 모아내는 작업이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며 “지도부가 위에서 내년에는 이 총파업, 후년에는 저 총파업 하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부터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경수 후보조에서 제시한 ‘집회문화 혁신 공약’과 같이 조합원이 직접 집회기획단을 운영하며 집회 구상과 실행에 참여하거나, ‘조합원 정책대회’와 같이 조합원이 민주노총 정책에 직접 개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어 양 후보는 “민주노총, 전농, 빈민 등 주요 계급계층 단위를 중심에 세워 윤 정부에 대항하는 대중투쟁을 만들자는 설계였다”며 “7, 8월에 걸쳐 위력적이고 규모있는 투쟁을 진행했고, 오는 11월 11일에도 총궐기가 준비 중”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퇴진 본부 내에서도 퇴진 이후 어떻게 새로운 체제를 만들지 논의를 시작했다”며 “이를 통해 기준을 제시하고 동의하는 사람을 모아내 대오를 키울 것”이라 답했다.

두 후보,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서 수렴
당면 과제가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이라는 데에서 두 후보는 의견이 일치했다.
양 후보는 “퇴진 투쟁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윤석열을 끌어내린 후 어떤 정치세력이 비전을 만들어 갈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보수 양당정치에 실망한 국민 의지를 어떻게 모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퇴진 운동본부를 통해 기본 계급계층조직들이 노농빈을 축으로 단결해서 나가야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산업별로 흩어진 개별 현장을 퇴진 전선으로 모아내야 한다”며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을 위한 ‘노동법 총파업’을 비롯하여 영역별 의제별 총파업을 통해 현장의 분노가 표출되도록 해야한다”고 봤다.
“역대급 탄압에 역대급 투쟁” VS “구체적이고 책임지는 투쟁”
마무리 발언에서 박 후보는 “역대급 탄압이 몰려오는 만큼, 역대급 투쟁이 필요하다”며 “지난 3년간의 패권과 무기력을 바꾸고 민주노총을 강력하게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정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노동자 투쟁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양 후보는 “많은 이들이 ‘투쟁, 정치세력화, 혁신’을 말하고, ‘윤석열 정권 퇴진’을 말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며 “다른 사람이 내놓는 안에 흠집내고 평가하는 것은 쉽지만, 스스로 안을 내놓고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운 길을 가는 민주노총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17일에는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간 2차 합동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