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지킴이 시민 후원물품 어려운 싸움 이어가는 이들과 나누려

▲ 7일 갑을오토텍과 금속노조 대창지회로 보낼 후원물품을 트럭에 싣고 있다. [사진제공: 백남기 투쟁본부]

“저흰 보내주신 물품으로 힘이 나니 함께 나눠야죠. 결국은 다 먹는 문제잖아요. 백남기 어르신도 우리 쌀농사 위해 나서신 거였고. 같이 밥으로 힘내자구요.”

국민밥차를 모는 오영애씨는 ‘밥심’을 강조했다. 이런 밥심을 나누고자 백남기 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는 7일 오후 컵라면, 생수, 햇반 등 먹거리를 트럭 2대에 나눠 싣기에 분주했다. 여느 물류창고를 방불케 하는 이 광경의 배경은 다름 아닌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 뜰. 물품이 가득 실리자 2대의 트럭은 충남 아산 갑을오토텍과 금속노조 대창지회를 향해 각각 출발했다.

갑을오토텍 노조는 사측이 7월27일 직장폐쇄를 강행하자 공장을 점거한 뒤 사측이 고용한 용역에 맞서며 파업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금속노조 대창지회 역시 노동조합 인정과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8월1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투쟁본부는 “매일 택배 차량이 줄지어 장례식장으로 들어설 정도로 쏟아지는 관심과 정성에 감동했다”고 전하며 “쫓겨나고 내몰리는 약자를 위해 마음 쓰시던 백남기 어르신의 뜻을 이어 후원물품을 힘들게 싸우고 있는 투쟁 현장과 나누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후원물품 나눔 현장. [사진제공: 백남기 투쟁본부]

“엄청 보냈는데도 아직 뭐가 없어진 것 같지도 않고 그대로네요.” 트럭 2대 분량의 물품이 빠진 뒤에도 여전히 가득 찬 임시 창고를 가리키며 오영애씨가 말한다. 국민밥차 뒤로 설치된 임시창고야 말로 전국각지에서 시민들이 보내 준 후원물품이 차곡차곡 쌓인 ‘화수분 창고’인 셈이다.

“저는 이 박스들을 ‘눈물’이라 불러요. 멀어서 오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 함께하는 거잖아요. 이 눈물들이 얼마나 많은지 택배 영수증만 따로 떼어 모은 게 라면 박스로 2개예요.” 초기 목적은 25일 하루 조문객, 시신 지키는 시민들과 컵라면을 나누는 것이었다고 말하는 오씨는 끊임없이 후원물품이 배달되며 이 ‘눈물’에 “발목 잡혔다”고 표현했다. 굳이 당번을 정하지도 않은 채 자발적으로 밥차를 운영하는 인원은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6명이다.

이날 늦은 오후, 국민밥차에서는 ‘저녁 메뉴’ 오징어뭇국 250인분을 준비하기 위한 바쁜 손놀림이 이어졌다.

▲ 트럭 가득 실은 먹거리들은 장기투쟁장들로 보내졌다. [사진제공: 백남기 투쟁본부]
▲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 입구에서 13일째 조문객과 '백남기 지킴이' 시민들을 맞아주는 국민밥차.
▲ 7일 오후 국민밥차에선 오징어뭇국을 끓이는 중.
▲ "같이 밥으로 힘내자구요."
▲ 전국각지에서 온 후원물품이 임시창고 공간을 비집고 나오던 10월3일 풍경.
▲ 뜰에 걸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백남기 투쟁본부로 보내진 택배 영수증들을 살펴보면 보내는 이 대부분은 익명의 시민이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