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미국의 변호사인가
윤 대통령, 일본 총리가 더 어울려
바이든 앞에서 찍소리 못하는 틈 타, 기시다 잇속 챙기기
윤 대통령, 방미길 무덤되나

윤석열 정부, 미국의 변호사인가

변호사는 의뢰인이 설사 범죄자라 하더라도 범죄사실을 공개할 수 없으며, 의뢰인이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변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변호사윤리장전 제18조)

검찰 독재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정적 제거를 위해 '검사식 정치'에 열을 올리던 윤석열 정부가 방미를 앞두고 미국과 일본의 변호사라도 된 듯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용산 대통령실을 도청하는 중대 범죄를 저질렀는데, 도청당한 우리 쪽에서 먼저 불법이 아니라고 변론하고 나선 것.

김태효 국가안보실 차장은 도청 파문과 관련해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라고 성급한 변론을 제기해 구설수에 올랐다.

김 차장의 변론과 달리 미 국무부가 도청 사실을 인정하자, 이번엔 “미국이 악의를 가지고 도·감청했다는 정황은 없다”라는 해괴한 소리를 했다. 이를테면 도둑질은 했지만 나쁜 마음은 아니었다고 피해자가 가해자를 두둔한 것.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은 방미길에 오르며 미국의 도청 범죄에 대한 항의는커녕 오히려 도청 내용에 언급된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언급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그러나 미국 변론에 정신이 팔린 윤석열 정부는 러시아의 보복 조치에 따른 국익 손실 따위는 관심이 없다.

윤 대통령은 의뢰인의 범죄사실을 숨기고, 오로지 의뢰인에게 유리한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미국의 변호사라도 된 것 같다.

윤 대통령, 일본 총리가 더 어울려

윤 대통령은 방미에 앞서 열린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100년 전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무릎을 꿇어라’라고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혀 온 국민의 귀를 의심케 했다.

‘한일관계를 개선하라’는 미국의 언명을 이행하기 위해 애쓰는 것을 바이든 미 대통령이 알아주길 바라는 윤 대통령의 조급한 마음은 알고도 남는다. 하지만, 일본이 전쟁 범죄를 반성하기는커녕 보란 듯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바치는 파렴치한 짓을 하는데도 윤 대통령은 마치 일본 총리라도 된 마냥 꼴값을 떤다.

국민의힘도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고 생각했는지, ‘받아들일 수 없다’의 주어는 윤 대통령이 아니라 일본이라고 ‘끼워맞추기’ 해명에 몰두했다. 그러나 기사를 쓴 외신 기자가 직접 인터뷰 한 한글 녹취록을 공개함으로써 ‘주어 논란’은 싱겁게 끝났다.

바이든 앞에서 찍소리 못하는 틈 타, 기시다 잇속 챙기기

한편 일본은 윤 대통령이 방미 기간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찍소리 못하는 상황을 기회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일본 정부가 25일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국가 리스트(화이트리스트)에 한국을 복귀시키는 방안과 관련해 “한국 측 자세를 지켜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전날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이 또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일관계 개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다 뒷통수를 맞은 꼴이다.

일본은 2019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으로 화이트리스트 대상국에서 한국을 일방적으로 뺐다.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당시 문재인 정부 역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방미를 틈타 산케이신문과 일본 공영방송 NHK 등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방류 해저 터널 공사가 6월말 완료되고 7월 이후 방류가 시작될 거라고 앞다퉈 보도한다. 마치 윤 대통령이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관해 한국민을 설득하겠다는 약속이 기정사실이라도 되는 양.

일본은 또 지난달 16일 한일 정상회담 이후 한 달 동안 총 8차례 독도 인근 해역에 일본 순시선을 진입시켰다. 그렇지 않아도 기시다 총리가 방일한 윤 대통령에 비공식 석상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터라 우리 국민은 더욱 예민해지지 않을 수 없다.

미국도 윤 대통령 편은 아니다. 윤 대통령이 미국 땅에 도착하기 직전,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윤 대통령이 국익은 고사하고 주권마저 미국과 일본에 다 뺏기고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우려가 현실이 되는 순간 어쩌면 이번 방미가 윤 대통령의 무덤이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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