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정세 해설] 경제정세 : 키워드로 보는 2023년 경제 ④

2022년은 나라경제에서 ‘경제주권’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심각하게 제기하였다. 2023년에는 더욱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2022년 한국경제가 말해주는 것

2022년 한국경제 특징을 요약하면 크게 4가지이다.

첫째, 고물가에 따른 고금리, 고환율 3중고에 시달렸다.
둘째, 무역적자 누적으로 인해 수출중심경제의 구조적 위기가 가시화되었다.
셋째, 가계부채, 기업부채 위기가 심화되면서 민생경제가 악화되고, 기업자금난이 심각해졌다.
넷째, 재벌들의 친미조공투자로 한국경제는 공동화되는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2023년에는 이 4가지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한국경제가 집중적으로 겪고 있는 이 4가지 문제는 모두 경제주권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물가폭등은 미국이 세계공급망 재편에 들어갔기 때문에 원유 및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 발생하고 확장된다는 의미에서 미국발이다. 미국을 따라 금리를 0.5%에서 3.25%까지 올려야 했고, 원달러환율은 1400원까지 치솟으며 외환위기설까지 돌았다. 무역적자는 역대최고치로 49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직접적으로는 중국의 코로나봉쇄정책으로 인한 대중무역적자에서 비롯되었지만, 구조적으로는 중미경제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심화되고 있는 현상이다. 가계부채 1800조원, 기업부채 1700조원 역시 미국의 무제한 양적완화정책의 그늘아래서 벌어진 한국적 현상이다. 이 와중에 작년 5월 바이든 방한을 계기로 한국 4대 재벌은 총 44조 규모의 대미투자계획을 발표하였다. 국내재벌이 이렇게 대미투자에만 열을 올린다면 장차로 한국제조업의 공동화로 이어져 한국경제는 깡통경제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우리가 겪고 있는 중대경제현상들 모두 경제주권문제와 연관되지 않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주권이 경제성장의 핵심요소로 등장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2023년 경제성장 전망치는 1.6%이다. 이는 한국은행 발표보다 1% 낮은 수치이다. 한국은행은 1.8%, 한국개발연구원(KDI)과 OECD는 1.8% IMF는 2.0%, 한국경제연구원은 1.9%로 추정했다. 윤석열 정부가 이렇게 낮게 잡은 것은 신중한 것인지, 될대로 되라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이 매우 어두운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조만간 한국경제의 잠재성장율은 0%에 도달할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보다 더 극심한 장기침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성장’으로 대표되던 한국경제인데, 이제 이 ‘성장’의 절벽 앞에 서게 되었다. 해답은 없는 것일까?

지난 시기 경제성장이나 발전문제를 놓고 주로 고려하는 경제요소는 ‘자본’, ‘토지’ 그리고 ‘노동’이다. 자본을 많이 투자하고 값싼 토지에 값싼 노동력을 집중투하하면 경제가 성장한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제는 ‘주권’ 문제가 경제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였다. 미국의 대러시아 전략에 줄을 섰던 유럽은 경제가 붕괴일로를 겪고 있다. 사우디는 석유 이후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하여 미국과 결별하고 중국과 손을 잡는 길을 택하였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한 축인 인도는 러시아의 값싼 석유를 루블화로 사오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이 대러시아 제재를 거꾸로 자립경제발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 이러한 경제전략의 선택은 모두 경제주권과 관련되어 있다. 지정학적 대격변기에 당당한 자기주권을 가지고 얼마나 자주적으로 자기 경제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가 여부가 경제성장과 발전에서 핵심요소로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경제학자들이 미시경제학에서 정치경제학, 지정학, 지경학에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이다.

제국주의 국제분업의 붕괴와 자립경제 시대의 진입

2023년은 제국주의 국제분업의 붕괴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자립경제의 길을 모색 나라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달러일극패권 시대에는 미국이 설계하고, 유럽과 일본이 고급 소재부품장비를, 한국과 같은 나라가 중저가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고, 중국 같은데서 값싼 노동력으로 조립하는 아주 가성비가 높은 이윤추구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이것이 안정적인 저물가를 만들고, 금융자본은 달러를 마구 찍어 자산경제에서 이윤을 극대화시키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파티는 끝났다. 미국 스스로가 이같은 분업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내 첨단생산기지를 복원해야 하고, 기간산업, 전략산업을 육성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제 세계는 자립경제건설을 위한 각축전으로 들어갔다. 그 과정은 조용한 과정이 아니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전쟁, 스태크플레이션, 금융공황, 무역전쟁, 기술전쟁을 수반하는 치열한 투쟁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경제주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자립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의 소모품으로 전락할 뿐이다. 오직 자기머리로 사고하고 제 발로 걸어갈 줄 아는 나라만이 이 각축장에서 성장가능하고 발전가능한 경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핵심적인 경제 키워드가 ‘인플레이션’이었다면, 2023년 경제 키워드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2022년이 물가가 폭등하여 힘들었다면, 2023년은 물가가 높으면서도 경기가 침체하기 때문에 더욱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또한 2023년은 SF복합위기가 크게 우려된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S)에다가 금융위기(Financial Crisis의 F)가 겹친다는 뜻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의 긴 터널을 지나는 도중 폭탄이 터지는 상황이다.

이에 몇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2023년 경제를 전망해보고자 한다.

1. 스태그플레이션

2. SF복합위기

3. 세계경제위기의 주범 : 미국의 약탈경제

4. 경제주권

5. 위기 증폭기 윤석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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