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사설] 우크라이나의 ‘고난의 시기’와 워싱턴의 ‘피 만두’

우크라이나 전쟁 향방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은 사실상 그 조기 종식을 바라지 않는다.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어려운 날이 올 것"이라며, "이 전쟁은 쉽고 빠르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그 점을 시사한다. [번역자 주]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2-03-23 22:27 (현지시각)

3월 24일로 러-우 충돌이 만 한 달을 맞이했다.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은 애초 피할 수 있었던 이 유혈충돌이 하루 속히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러-우 갈등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과 NATO는 전쟁을 끝낼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대립을 강화하면서, 러-우 협상에 장애물을 만들고 있다.

수요일(3/23) 유럽으로 출국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에서 NATO 정상회의와 G7 정상회의, 유럽이사회 회의에 참석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다음 단계 군사지원을 조율하고, 새로운 대러 제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 졌다. 한 달 간의 러-우 충돌을 딛고 유럽으로 건너가는 바이든이 밀집한 외교 공세를 펼치려는 것이다. 하지만 '조정'이라는 것은 사실상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것이 아닌 게 없다.

특히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바이든의 유럽 순방과 관련하여 "우크라이나에 어려운 날이 올 것"이라며, "이 전쟁은 쉽고 빠르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미국의 (객관적) '판단'이기보단 워싱턴이 주도적으로 이끌려는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워싱턴은 이 전쟁이 끝나지 않도록 하면서 러-우 갈등을 최대한 활용해 지정학적 가치를 짜내길 바라고 있다. 말하자면 러-우 충돌의 ‘피 만두’를 먹으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이 겉으로는 후끈후끈해 보이지만, 양자 간 실질적 시각차는 깊어지고 있다. 워싱턴은 러-우 협상을 지연시키려 하지만, 유럽은 안보와 안정을 원한다. 지금 유럽에선 반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여기엔 워싱턴의 우크라이나 무기 수송에 대한 반대를 포함하고 있다. 지금 우크라이나에 무기 수송을 하는 것은 안보 목표와 궤를 달리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유럽인들 사이에서 늘어나고 있다. 극한 제재가 가져올 필연적인 결과는 미국은 돈을 벌고, 유럽이 돈을 지불하며, 우크라이나는 피를 흘리는 것이다. 워싱턴의 이런 얄팍한 계산은 끝내 숨길 수 없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바이든은 유럽이 동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지금 시기에 가서 '인심을 안정'시키려는 것이다. 워싱턴은 주머니에서 '대서양 횡단 친선'이니 '민주연합' 이니 하는 작은 카드를 꺼내든다. 그것을 세계 VIP클럽의 통행증인양 친구들에게 나눠주면서 허황된 '영예'로 비싼 '회비'를 챙길 것이 예상된다. 미국은 또 아직 '가입하지 않고 있는' 중립국들에 대해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에선 인도를 “확고하지 못하다”고 비판하고, 다른 한편에선 중국 '위협론'을 들먹인다. 이는 전형적인 야쿠자의 행위가 아닌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매단 자가 방울 푸는 일도 해야 한다"는 속담처럼, 러-우 충돌은 미-러 갈등의 산물이다. 따라서 문제 해결의 열쇠도 미국이 쥐고 있다. 워싱턴이 만약 진정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의 날'들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면, 왜 유럽과 무기 수송과 제재를 '조율'하는 선택을 하면서도 러시아와는 직접 대화하려 하지 않는가? 답은 매우 분명하다. 미국은 진정한 평화회담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러-우 갈등을 해결하는 길이 어디 있는지를 뻔히 알면서도, 막다른 골목 끝에서 "이 길은 안 통한다"는 표지판을 애써 닦고 있는 워싱턴의 황당한 모습을 사람들은 목격할 수 있는 것이다.

'민주'라는 이름으로 패권을 밀어붙이고, '평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전쟁으로 돈을 버는 식의 행위에 워싱턴은 능숙하다. 하지만 이런 수법은 언제까지 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그 점을 똑똑히 알게 될 것이며, 러-우 갈등의 전개는 결국 워싱턴의 '전쟁 장사꾼'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입증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