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인수위 외교안보 라인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한미동맹 강화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해 왔다. 이윽고 대통령 당선 발표 5시간 만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통화하고, 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에 극단적인 친일·친미 인사를 등용했다.

‘그들이 돌아왔다!’

자위대 한반도 개입론, 지소미아 밀실 체결을 추진했던 김태효(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검은 머리 미국인으로 불리던 김성한(전 외교통상부 2차관) 등이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모두 이명박 정부(MB)에서 활동했다.

김성한 위원은 윤 당선인의 초등학교 동창이며, 이명박 정부 시절 미국이 인정한(?) 외교차관이다. 윤석열의 든든한 외교안보 파트너. 이를 증명하듯 김성한 위원의 개인 휴대전화로 윤 당선인은 바이든과 통화했고,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간사 역할을 맡았다.

김태효 위원은 과거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 개입을 당연시하고 한일 군사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일 민주동맹 등의 내용을 담은 논문을 여러 차례 작성해온 인물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밀실 체결하다 쫓겨났다.

또한 북과의 만남에서 돈 봉투를 건넨 사실이 드러났고,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조작 사건에도 연루된 바 있다. 우리 정부에 한일관계 개선을 강박해 온 미국으로선 최선의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는 미국

미국은 대중국견제를 위한 포위망 형성을 위해 미국 주도의 한일 협력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공개한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에서는 한일관계 개선을 향후 1~2년 내 추구해야 할 핵심 실행계획으로 제시했고, 이번 윤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거론했다.

또한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 역시 “한일관계 개선이 나의 최우선 과제”라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통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미국의 대중국포위망 형성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한일관계 개선에 직접 나서겠다는 윤 당선인과 그 뜻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길 인물들이 인수위원이 됐으니 미국은 지금 쾌재를 부를 것이다.

전범국 일본과의 군사동맹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한국민의 반미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은 지금까지 대놓고 한일관계 개선을 강박하지 못했다. 그런데 미국을 드러나지 않고도, 윤 당선인이 집권과 동시에 한일관계를 전면 개선함으로써 미국은 ‘손 안 대고 코를 풀게’ 되었다.

미국 입맛대로 둬선 안돼

미국의 입맛대로 한일 군사동맹이 체결돼선 안된다.

일본은 지금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 진출(집단적 자위권)이 가능하도록 평화헌법 9조 등의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역사 왜곡,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강제동원 노동자, 일본 방사성 오염수 방류 등 우리는 아직 일본과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를 그대로 둔 채 조건 없는 한일관계 개선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미국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놔둘 수 없다.

‘윤석열은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 한미일 군사동맹을 통해 대중국 견제, 대북 압박을 강화하려는 미국에 맞서 다시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미국의 꼭두각시가 되려는 윤 당선인을 향해 국익을 지키려는 주권자의 준엄한 행동을 초기에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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