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 발표 5시간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예정을 앞당겨 10일 윤석열 당선인과 통화했다.

이어 미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윤 당선인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북 핵과 미사일 위협이 핵심적인 협력 사안”이라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조했다.

이날 캐슬린 스티븐슨 전 주한 미 대사도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새 정부에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의중을 전했다.

같은날 폴 라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한일 관계 개선이 자신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매끄럽지 못했던 한일 관계를 차기 정부 초기에 신속하게 개선함으로써 한일 군사동맹을 매듭짓자는 미국의 포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대선 TV토론에서 “상황에 따라 일본 자위대가 집단적 자위권 차원에서 유사시 한반도에 들어올 수도 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주한미군은 미뤄온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확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10일(현지시각)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한 폴 라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 문제는 차기 한국정부와 상의할 문제”라면서도 “사령관으로서 당연히 훈련은 많을수록 좋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한미군사훈련을 일본 자위대와 합동으로 전개할 것을 주문해 온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윤석열 당선인에게 훈련 확대 압박으로 작동될 가능성이 높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라캐머라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요구되는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제하곤, 다만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더라도 한반도 전쟁 발발 시 의사결정은 “여전히 미국과 한국 두 국가 사령부 간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결국 전작권 전환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 미국은 한국에 전작권 행사를 계속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라캐머라 사령관의 발언 중 가장 심각한 대목은 윤석열 당선인의 대북 대중 정책에 대해 “조짐이 매우 좋아 보인다”라고 한 발언이다.

라캐머라 사령관은 “윤 당선인이 북과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한 접근법을 취하는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윤 당선인의) 인수위와 접촉해 선거운동 기간 언급된 것에 대해 듣고, 역내 안정 유지에 계속 관여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라고 답했다.

이는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언한 대북 대중 적대시 정책을 미국의 바람대로 계속 밀고나가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후보가 당선인으로 신분이 바뀌자 마자 백악관과 미 국무부, 여기에 주한미군사령관까지 나서 우리의 국익과는무관한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파상공세를 펴는 모양새다.

윤 당선인이 후보시절 “누구 말도 듣지 않고, 오로지 국민만 보고 가겠다”라고 한 자신의 발언을 떠올릴 것을 기대한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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