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조선) 국방과학원이 쏜 전술유도탄 2발이 동해상의 섬 목표를 정밀타격했다고 18일 로동신문이 보도했다.

지난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연속 발사, 14일 열차기동미사일에 이어 올해만 벌써 4번째다.

북의 연속된 미사일 발사를 두고 대북제재와 이중기준 철회를 위한 대미 압박용이라는 분석이 쏟아진다.

국가정보원 대북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국민대 교수는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강조한 대북 이중기준, 적대시 정책 철폐 등을 최대로 압박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제재를 강화하자, 북이 이에 강대강으로 맞서는 모양새”라며 “절대 밀릴 생각이 없다는 것을 미사일 도발로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사일 연속 발사한 진짜 이유

북이 미사일을 연속 발사한 이유가 대북제재나 이중기준 철회에 있다고 보는 것은 너무 편협한 시각이다.

북이 핵무력을 완성한 이후에도 전략 무기 개발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환경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제4차 전원회의 결론에서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는 조선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정세의 흐름은 국가방위력 강화를 잠시도 늦춤 없이 더욱 힘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한 ‘불안정한 군사적 환경’이란? 주한미군을 비롯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대북 군사 도발을 의미한다.

미국이 말로는 대북 대화를 촉구하지만, ‘작계(OPLAN)-5015’를 적용한 선제 타격 훈련을 더욱 강화하는 등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할 뜻이 전혀 없다.

지난 14일 열차기동미사일 발사 때도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 밤에라도 싸울 수 있다고 말해 왔듯이 동맹의 준비태세를 앞으로도 계속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해 ‘작계-5015’를 통한 도발 훈련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중국과 북한(조선)은 달라

일각에선 미국이 핵무력을 완성(1971년)한 중국과 국교를 수교(1979년)할 때처럼 머지않아 북과 국교를 수교할 것이라는 안이한 분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당시 중국과 지금 북은 처지가 다르다.

중미 수교가 이루어진 데는 중국의 핵무력 완성도 있지만, 모택동 주석 사망 후 중국이 사회주의를 포기하고 개량주의화 한 것이 더 결정적인 이유였다.

1976년 집권한 덩샤오핑 주석은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상관없이, 쥐만 잘 잡으면 된다)을 주창하며 미국의 신자유주의 체제에 편입해 버렸다.

따라서 당시 중국의 핵무력은 미국이 통제 가능한 동물원에 갇힌 맹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조선)은 사정이 다르다.

최강의 군사 압박에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 데다, 초강력 경제제재를 자력갱생으로 돌파한 북한(조선)은 결코 미국의 쉬운 상대일 수 없다.

특히 언제든 미 본토를 타격할 의사가 분명한 북의 핵무력 완성은 당시 중국이 보유한 핵무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미국은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을 하면서도 ‘선군정치’를 강행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경험했기 때문에 북이 결코 미국 체제에 편입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결국 미국은 북을 군사적으로 제압하는 길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미국의 이런 전략을 꿰뚫어 본 북한(조선)은 핵 억제력을 갖춘 후에도 고도화하는 미국의 군사 압박에 맞서 전략 무기 개발을 늦출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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