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5] 13일, 민주노총 중선관위 주최 후보자·언론사 초청 합동토론회(2)

(1)편에 이어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4개 후보 간 상호토론이 열렸다. 각 지역본부를 순회하며 진행 중인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합동유세에선 후보 간 토론이 없어, 이날 토론회의 후보 간 토론은 선거운동 시작 후 처음으로 열린 후보 간 토론이다.

이날 토론에선, 질문을 하는 후보의 재량에 따라 한 후보조에게 질문을 집중해 던질 수도 있으며, 선택을 받은 상대 후보조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합동토론회에 참가한 위원장 후보들.
▲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합동토론회에 참가한 위원장 후보들.

다음은 후보 간 토론의 질문과 답변 내용이다.

◾기호1번 김상구 후보 질문 : (기호4번 이호동 후보에게) 다양한 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공약이 있다.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이나 내용이 있으면 설명해 달라.

이호동 후보 : 위원회를 설치하려면 조직적 결의가 필요하다. 사업계획은 토론도 해야 한다. 제시하고 있는 몇 가지 위원회는 한국사회 현시기 중요한 문제들의 맥을 짚는 민주노총 입장, 전략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위원회다. 기존 위원회, 각 실은 정상가동되는 것이고, 전략적 과제를 도출하고 조합원들과 토론하고 결정하는 위원회인 만큼 취지는 다들 알거라 생각한다.

◾기호2번 이영주 후보 질문 : (기호3번 양경수 후보에게) 내년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해 연말에 총파업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현장 노숙한다고 총파업이 조직되지 않는다. 어떤 방법으로 조직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양경수 후보 : 민주노총이 전통적으로 해왔던 쟁의권을 확보한 사업장을 모아서 총파업을 하는 것에 반대한다. 쟁의권 있는 사업장들의 여러 의제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해서는 총파업에 힘을 싣을 수 없다. 대대에서 의제와 시기를 확정해서 1년 동안 준비하는 새로운 방식의 총파업을 말하는 것이다. 위원장이 현장에 내려가 조합원들과 동고동락 하면서 앞장서서 조직하려고 한다.

◾기호3번 양경수 후보 질문 : (기호1번 김상구 후보에게) 김상구 후보가 경사노위는 대의원대회에서 참가하지 않기로 정리됐지만, 의제에 따라서 노정민정도 할 수 있고, 노사정 대화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공조직 중심의 민주노총 운영을 공약으로 내면서, 민주노총 대의체계인 대의원대회 결정에 반하는 공약을 낸 것 아닌가? 또, 경사노위 참여를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히 답해 달라.

김상구 후보 : 민주노총 대대 결정 그 이상은 조합원 총회라고 생각한다. 조합원들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다. 98년도 노사정 합의가 있고, 경사노위 합의는 김명환 집행부가 추진했는데, 그 시기에 따른 교섭 형태나 내용을 갖고 대대에서 결정한 것이다. 사회적 교섭을 교섭 형태 한 두 가지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됐다. 다양한 사회적 교섭을 폭넓게 고민하고 전략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경사노위는 대대에서 참여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이라 ‘참여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고, 대대 결정에 반하는 것으로 이야기한 게 아니다.

◾기호4번 이호동 후보 질문 : (기호2번 이영주 후보에게) 민중총궐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난 민중총궐기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데, 과거 회귀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민주노총을 어떻게 자랑스럽게 만들 것인지’ 미래지향적이게 공약을 설명해 달라.

이영주 후보 : 과거 조합원 사랑했던 3년을 기반으로 놓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아가자는 것이다. 지난 3년의 교훈인 단결, 투쟁, 승리 쟁취라는 경험을 갖고 보수정권에 ‘브레이크’ 잡았던 정책에서 새로운 시대로 ‘엑셀’을 밟자는 것이다. 조합원들은 총궐기를 촛불의 도화선이라고 말한다. 내년 총궐기는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엑셀’의 방식으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서울 전체를 장악할 수 있도록 천 개의 장소에서 100명 씩의 민중총궐기도 가능할 수 있다.

◾기호1번 김상구 후보 질문 : (기호3번 양경수 후보에게) 조직된 노동자들이 산별연맹을 본인이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조직갈등이 상당히 많고 아직 해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공약은 갈등을 심화시키고 정파적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양경수 후보 : 산별 선택권을 현장에 주고, 그것을 통해 단결하자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30명이 있는 사업장에 ‘누구는 원하면 금속노조 가고, 누구는 원하면 화학섬유연맹 가자’ 이것이 아니라 적어도 한 업종에서 덩어리로 조직된 노동자들에게 산별연맹 선택권을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산별 구획이 무너져있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강제하려고 하는 것은 또다른 분란을 만들어내고 조직확장을 가로막고 있다. 그래서 일정 시기 동안 열고 새로운 미조직된 조합원들에게 선택권을 주자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찜했으니 다른 곳 가면 안 돼’라는 방식을 근절하자는 것이다. 산별은 다르지만 함께 노력하고, 공동 투쟁 만들고 교섭하고 있는 학비연대회의를 모델로 하면 조직갈등은 훨씬 더 줄어들 수 있다.

◾기호2번 이영주 후보 질문 : (기호3번 양경수 후보에게) 사회적 대화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이지만, 후보 중 두 분이 당시 사회적 대화 관련 책임있는 중집위원이었다. 선거 이전 중집위원으로서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할 의향이 있는가.

양경수 후보 : 중집의 한 명으로서, 경기본부장으로서 민주노총이 투쟁해야 할 때 사회적 대화 관련 논란으로 제 몫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고 죄송하다. 사회적 대화는 진보진영의 사회적 영향력이 갖춰지고, 국회에서 진보정당들이 일정한 영향력을 가졌을 때 나름 공정한 운동장 속에서 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지 않다. 김명환 집행부가 추진했던 사회적 대화는 대화 자체가 목적이 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대화 교섭의 과정이 하나하나 공개되지 않고 공유되지 않아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꼈고, 중집의 한사람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사회적 대화 합의 반대 활동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있는 중집 성원으로서 부족했던 점에 대해선 조합원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

◾기호3번 양경수 후보 질문 : (기호1번 김상구 후보에게) 취임 후 100일 이내에 대통령, 국회, 정당대표와 대선 후보, 사용자 단체, 현대 삼성 재벌 회장, 북의 직총 대표를 만나겠다고 했다. 현장과 투쟁하는 노동자에게 먼저 달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이 사업과 투쟁을 정비하고,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 있는데, 100일 안에 만나는 것이 가능한지, 특히 북 직총 대표를 만나는 게 현실성 있는지 궁금하다.

김상구 후보 : 투쟁하는 동지들 당연히 찾아봐야 한다. 100일 안에 만나겠다는 것은 민주노총이 필요하면 누구라도 만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재벌 총수를 만나 협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산별 체계에서 멈춰져 있는 산별교섭의 통로를 열고, 대정부 교섭, 노정교섭이 필요하면 열고, 소외받고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누구든 만나고 대화하겠다는 의지로 표현한 것이다. 정부, 정당, 기업체 회장이든 관계없이 만나겠다는 용의가 있다는 뜻이다.

◾기호4번 이호동 후보 질문 : (기호3번 양경수 후보에게) 조합원들의 강력한 단결력이 노동조합 운동의 가장 중요한 힘의 원천이다. 현장의 힘에 바탕하지 않는 총파업, 총궐기는 선동처럼 느껴질 수 있다. 어떻게 조직할 것인지 말해달라.

양경수 후보 : ‘현장 가서 노숙한다고 총파업 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 조합원들에게 직접 위원장이 달려가 조합원들의 문제를 머리 맞대고 고민하고, 같이 아파하고 해결하고 부대끼는 모습 속에서 신뢰를 만들 수 있다. 이 신뢰를 기반으로 해서 ‘이 위원장은 총파업을 하려고 하는 위원장이구나, 정말 싸워보겠다는 위원장이구나’를 조합원들이 느껴야 한다. 지도부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데 어떻게 조합원들이 총파업을 결의할 수 있겠는가. 조합원들과 투쟁 속에 신뢰를 쌓고 공장의 벽, 사업장을 넘어서 총파업 투쟁을 하겠다는 결심이다.

◾기호1번 김상구 후보 질문 : (기호2번 이영주 후보에게) 지난 총궐기 때는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민주노총이 비대위 체계이고, 산별연맹이 선거에 집중하고 있어서 투쟁 조직이 어려운 상황이다. 구체적인 방안 있으면 말해달라.

이영주 후보 : 한상균 동지의 지도력과 투쟁력을 존경한다. 그러나 노동조합과 대중조직은 개인에 의존해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다. 지금 이시기 ‘누가 하느냐’의 맨파워로 움직이는 시기가 아니라 ‘정세’가 중요하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지금이 투쟁해야 할 결정적인 시기이고, 내 투쟁을 받아안을 집행부가 누구인가 라는 신뢰로 집행부를 선택할 것이다.

◾기호2번 이영주 후보 질문 : (기호1번 김상구 후보에게) 지난 노사정 합의 코로나19 원포인트와 관련된 입장으로 선거에 출마한 것으로 아는데, 교섭은 반대한다고 한다. 지난 노사정 합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상구 후보 : 이미 대대에서 결정됐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대화를 노사정, 경사노위로 규정하는 것은 반대한다. 또, 언론에서 강경파 온건파, 대화파 반대파로 나누는 것도 반대다. 위력적 총파업으로 노동법 개악을 막아내고 싶지 않은 위원장이 누가 있겠나. 96년도처럼 노개투 하고 싶지 않은 위원장이 어디 있겠나. 그러나 투쟁을 조직하고 만들어내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의 힘이 되어야 한다. 사회적 대화냐 아니냐 자체가 편향이라고 생각한다.

◾기호3번 양경수 후보 질문 : (기호4번 이호동 후보에게) 청년위원회 설치 외에 민주노총 미래세대 사업을 어떻게 고민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이호동 후보 : 지난 선거 출마했을 때, 청소년·노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청소년들이 이 표현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도 해서 청년·노년위원회로 바꾼 것이다. 학생들에 대한 노동인권 교육에도 민주노총이 조직역량을 충분히 배치하고 여러 후보들의 공약도 참조하겠다.

◾기호4번 이호동 후보 질문 : (기호1번 김상구 후보에게) ‘선을 넘자’는 것이 김명환 집행부의 불명예 퇴진을 불러온 그때 혼란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일 수도 있다. 자본과 노동 간에서 넘지 않아야 할 선이 있는데. 분명히 하지 않으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부분을 분명히 해달라.

김상구 후보 : 95년 민주노총 출범 이후 98년 노사정 합의 후에 민주노총 내에서 사회적 교섭, 대화는 악마화되고, 금기화돼 온 게 현실이다. 정상적인 토론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산별은 2000년대에 멈춰져 있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조직갈등으로 인한 구획정리도 하고 있지 못하다. 이젠 산별구획 정리 뿐만아니라 산별체계를 완성하는 교섭까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세력화도 마찬가지다. 조합원들은 패배주의에 빠져있다. 새롭게 조합원 중심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 사진 : 뉴시스
▲ 사진 : 뉴시스

올해 세 번째, 조합원 직접투표로 지도부를 선출하는 민주노총 임원 직선제는 95만 여 민주노총 조합원이 참여한다.

투표기간은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이며, 4일 오후 6시부터 개표에 들어가 5~6일 중 당선자를 공고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선거관리 규정에 따라 재적 선거인 과반수가 투표하고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은 조가 당선자로 결정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엔 결선투표(12월17일~12월23일)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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