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정규직 노동자 민주노총 위원장 출마선언… 양경수 후보에게 듣다(2)

(1)편에 이어

양경수 후보에게 ▲비정규직 대안 ▲코로나와 사회적 대화 ▲한반도 정세와 통일사업 ▲진보정치 복원 ▲민주노총 조직운영과 사업에 대한 주제별 질문을 던졌다. 그 전문이다.

주제별 질문에 앞서, 후보의 살아온 과정이 궁금하다. 간단히 소개해 달라.
“처음 진보적인 삶을 살아야겠다고 판단하고 결심했던 계기는, 매향리 미군 폭격장 저지 투쟁이었다. 투쟁을 하고 있는데 미군 전투기가 머리 위로 지나가면서 조종사 얼굴을 보게 됐다. 그 정도의 낮은 높이로 전투기가 지나가는데, 미군 조종사가 우릴 조롱하는 모습을 봤고 ‘이 땅, 이 사회가 미국의 발아래서 조롱당하고 있구나’ 하는 현실을 느끼며 분노했다. 그래서 이 사회를 바꾸기 위한 투쟁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면서 많은 경험도 했다. 기아차 사내하청에서 처음 알바를 시작했다.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서 반장이 ‘오늘 나와라’ 하면 부리나케 출근을 하고, 8시 반까지 전화가 없으면 하루 공치고, 이렇게 몇 달간 알바 생활을 하다가 취업이 돼 현장에서 일하게 됐다. 당시 기아차는 비정규직 운동이 격동하는 시기였다. 1사1노조를 처음으로 구현해서 집행하는 시기이기도 했고 불법파견 투쟁을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의원으로, 사내하청 분회장으로 투쟁과 사업을 해왔다. 그리고 4년 전임간부, 분회장 두 번을 한 후 경기본부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본부장 역할도 하게 됐다. 경기본부 정상화, 공공부문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활동을 해왔다. 2년에 한 번씩은 열흘 넘게 단식을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노동운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투쟁은 무엇인가.
“현장 투쟁에서 여전히 기억에 남는 건, 처음 입사했을 때 라인조정 문제로 일주일에 2, 3일 정도는 휴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회사가 주 이틀 정도만 근무하니까 토요일, 일요일은 무급으로 하겠다며 주차 주휴 수당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조합원 수첩 뒤에 적혀있는 노동부 경기지청 근로감독관에 전화해보니 ‘주휴수당을 줘야 한다’고 했다. 대의원은 모른 척하고 있었다. 평조합원, 입사한 지 2년 밖에 안 됐을 때였는데, 업체 조합원들을 모아서 ‘노동부에서 잘못됐다고 하더라, 저항해야 바꿔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잔업거부 하자고 대책 없이 먼저 제안했다. 격론이 벌어졌고 찬반 의견이 있었지만 잔업거부로 결론이 났다. 그런데, 누가 책임질 것인가 문제가 나섰다. 논쟁하던 중에 ‘제가 책임지겠다, 제가 하자고 했다고 해라’ 말했더니 조합원들이 한목소리로 ‘왜 네가 책임지냐, 같이 책임져야지, 이건 네 문제가 아니라 우리 문제다’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같이 책임지는 것으로, 모두가 ‘내 의지로 잔업거부를 하는’ 것으로 결심했다. 이틀 후에 잔업거부를 하기로 했는데 하루 만에 회사가 손을 들었다. 투쟁을 하지 않고 승리했다. 조합원들이 얼마나 노조를 중심으로 투쟁하려고 하고, 사람 중심으로 마음을 모아주려 하는지 경험했다. 투쟁 과정의 공과와 힘듦, 교훈도 있지만 평조합원 신분으로 투쟁을 조직하고, 조합원들이 마음을 모아주고 그 마음을 서로가 알아줬던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고, 가장 기억에 남는 투쟁이다. 당시 나는 30대 초반이었고 조합원들은 대부분은 50대 중반 내 아버지뻘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투쟁으로 큰 투쟁, 불법파견 투쟁을 예상하겠지만 이 투쟁상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함께 출마한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후보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
“윤택근 수석부위원장 후보는 부산지하철 출신이다. 부산지하철에서 투쟁하다가 해고당하기도 했고, 부산본부장 시절엔 부산본부 대의원대회 단일안건으로 한진중공업 투쟁을 상정해 그 투쟁을 직접 진두지휘해 승리했다. 올해엔 민주노총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재벌투쟁, 삼성 이재용 재구속을 위한 실천 투쟁, 전국순회 차별철폐 대행진단 단장을 맡는 등 많은 경험, 그리고 헌신성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분이다.

전종덕 사무총장 후보는 전남 강진의료원 출신이다. IMF시절 강진의료원 지부장으로 일하면서 구조조정 저지와 민영화 반대 총파업을 일궜고, 민주노동당 시절 전남도의원으로 활동하면서는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 조례를 발의해 전남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무상급식을 시행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분이다.

정치적 역량, 실무적 역량, 투쟁에 대한 헌신성까지 어느 것 하나 뒤지지 않는 누구보다 투철한 분들이라 너무 든든하다. 든든한 형으로, 누나로 많이 의지하고 동지로서 서로 믿고 같이 하고 있다.”

▲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마련 촉구 투쟁에서. [사진 : 선본 제공]
▲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마련 촉구 투쟁에서. [사진 : 선본 제공]

“노동자들도 IMF 졸업할 때가 됐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가 심각하다. 비정규직 문제와 연관된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민주노총이 앞으로 비정규직 노동운동을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지 답해 달라.
“비정규직 문제는 별로 어렵지 않다. 신자유주의와 IMF가 비정규직을 양산했는데, 기업도 나라도 IMF 졸업했다고 한다. 노동자들도 졸업할 때가 됐다. 비정규직법, 기간제법을 만들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을 풀어주고 파견법을 만들었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늘어났다. 그 이전으로 돌아가면 된다. 어렵지 않은 문제고 선택과 판단의 문제이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이 이 투쟁을 어떻게 뚫고 나가느냐에 따라 비정규직 양산을 중단하고 축소해 갈 수 있다. 상시지속업무와 생명안전업무에 대한 비정규직 사용 제한 등 대안은 부분적으로 나와 있기도 하다. 그러나 과감하게는 파견법을 없앨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파견용역직의 경우 직접고용을 하고 파견용역업체에서 가져가는 이윤을 처우 개선비로 쓰겠다고 했는데, 그 얘긴 파견용역업체에서 가져가는 이윤은 없어도 된다, 그거 없어도 충분히 운영될 수 있고 업무가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방향으로 비정규직을 축소하고 없애가야 한다. 불가피하게 비정규직을 써야 하는 경우엔 일상적인 정규직 노동자보다 좋은 임금, 좋은 혜택, 좋은 노동조건을 보장하는 방식이 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올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민주노총 사회적 대화에 대한 평가와 입장에 대해 말해달라.
“현장의 임단협은 우리 요구안을 걸고 교섭을 하는 것이고, 사회적 대화는 우리의 요구, 정부의 요구, 사용자의 요구를 갖고 교섭을 한다. 다를 수밖에 없다. 교섭과 투쟁이라는 부분에선 같을 수 있지만 이미 짜여진 조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달리 접근해야 한다. 원론적으로는 사회적 대화는 민주노총과 진보진영이 사회적 영향력을 일정 정도 확보하고 또 국회에서도 진보정당의 의원들이 일정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때 공평한 운동장에서의 사회적 대화가 가능할 거라 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회적 대화를 한다는 것은 대정부 교섭이고 대정부 투쟁이며, 사회적 인식을 만들어가는 활동이다. 지금 민주노총은 의제를 정확히 하고 의제를 사회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활동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국민적 여론과 지지가 확산되고 공감대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정부도 사용자도 대화하자고 나올 것이다. 그럼 대화하면 된다.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장에 있는 비조합원이 사장이랑 잘 대화하고 원만하게 교섭했는데 결과물은 부족한 노동조합을 지지해야 할지, 아니면 명확한 의제를 갖고 완강하게 싸우고 시원하게 교섭하고 결과물을 제대로 도출하는 노동조합을 좋아할 것인지 생각해 보면,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민주노총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에게,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의제를 들고 강력한 투쟁을 만들고, 공감대를 만들어 사용자와 정부가 교섭테이블에 앉도록 해서 결과물을 도출해야 노동자에 도움이 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겠는가. 대화는 필요하고 할 거다. 그런 조건과 형식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는 우리의 몫이다. 투쟁을 중심으로 사회적 대화는 임할 생각이다.”

사회적 대화의 과정에서 ‘우리가 주인이냐’에 대한 문제의식, 심각성을 느끼는 조합원들도 있는데….
“지난 지도부의 사회적 대화는 주객이 전도된 사회적 대화였다. 사회적 대화의 결과물이 노동자, 민중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목적 자체가 대화가 돼 버렸다. ‘사회적 대화 성사’가 목적이 돼 버린 것이다. 제대로된 결과물이 아닌 교섭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교섭은 의미가 없다. 투쟁으로 쟁취하지 못하는 것을 교섭으로 쟁취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장에서 임단협 교섭을 해본 사람들은 ‘안되는 것’이라고 다 알고 있다. 현장에서 투쟁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상황인데, 임금협상, 단체협상에 나와서 ‘이거 해드리겠습니다’하는 사측이 어디 있겠는가.”

▲ 지난 8월, 민주노총 통일선봉대와 평택 미군기지 캠프험프리 앞 투쟁에 함께 한 당시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본부장.
▲ 지난 8월, 민주노총 통일선봉대와 평택 미군기지 캠프험프리 앞 투쟁에 함께 한 당시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본부장.

최근 중미갈등, 한미동맹 등 주변 정세들이 요동치고, 남북관계도 잘 나가다가 중단상태에 있다. 이런 문제들이 노동자의 운명에 미치는 영향과 정세에 대한 후보의 의견은 어떤가.
“한반도 전쟁위기로 우리 민족구성원 모두가 고통받고 있다. 민주노총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개입력, 입장이 좀 더 폭넓어지고 깊어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 통일사업을 열심히 해왔던 조직이기도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6~8월까지의 시기 집중사업, 통일위원회만의 사업, 남북관계가 좋아졌을 때는 자주교류사업으로 치우치거나 편향된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정세가 격동하고 있는 시기에 민주노총이 방향을 명확히 잡아야 한다. 예전엔 ‘자주통일’하자고 했는데 요즈음에는 분단을 고착화 시키고 분단을 인정하는 속에서 ‘평화, 번영’에 대한 담론으로 축소돼 있다. 그러면 안 된다. 6.15공동선언이 발표됐을 때만 하더라도 구체적인 통일담론이 담겨져 있었는데, 그 이후에는 오히려 폭이나 경로에 있어서 많이 좁아진 느낌이다.  이를 다시 확장해야 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역할이 돼야 한다.

특히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면 노동자의 삶도 굉장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광화문에서 최저임금 올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면 주변에 태극기 부대들이 ‘이 빨갱이들’이라고 소리친다. 논리는 없다. 한국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노동조합을 한다는 것은 여전히 종북이데올로기, 반공사상에 갇히게 만들고 있다. 1년의 국방예산이 50조 원이 넘는다. 이 예산을 노동자들에게 돌릴 수 있으면, 복지예산으로 돌릴 수 있으면 지금의 사회보다 훨씬 더 풍요롭고 안정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외국 사람들은 우리나라 오는 게 엄청 불안하다고 한다. ‘너희 전쟁 중인 나라 아니냐’는 거다. 그런데 우린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분단의 상황이 일상화되어 있어서 그런 측면도 있겠지만, 이젠 한반도 주변 정세를 안정화시키고 우리의 자주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민주노총의 사업이 좀 더 구체적이어야 하며 폭도, 넓이도 넓힐 필요가 있다.”

“민주노총이 대선판 주도해야… 진보정당은 노동중심성 회복해야”

내년 보궐선거에 이어, 대선 지방선거가 연이어 펼쳐진다. 진보정치 복원에 대한 복안을 말해달라.
“현장 다니면 ‘노동자당’ 만들자 ‘민주노총당’ 만들자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단호하게 얘기했다. ‘불가능’하다고. 진보정당을 통합하자거나 민주노총이 노동자당을 별도로 만들자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각 진보정당에서 주축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새로운 당을 만든다는 것은 우리의 내용과 준비가 필요할 수밖에 없고, 당장 전체 동의도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은 단일 진보정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을 다시 복원하는 것을 목표와 지향으로 두고 사업해야 한다고 본다. 다음 총선 정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구상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제대로 된 총파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던 것처럼 내후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노총이 대선판을 주도하고 흔들 수 있어야 진보정당이 ‘민주노총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이고, 민주노총은 각 진보정당이 ‘노동중심성’을 명확히 하도록 견인하고, 노동자들의 의제와 문제에 대해 엇나가는 행위에 대해선 단호하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활동 과정을 통해 조합원들이 ‘어느 정당이 정말 노동자들을 위한 정당인지’ 옥석을 가려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차기 지도부 임기 3년 동안 해야 할 몫이며, 이를 토대로 2014년 차기 총선에선 단일한 진보정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을 복원하는 내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의 교육선전, 언론사업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시기 비대면 활동이 늘면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민주노총의 활동을 높이기 위한 비책은 무엇인가.
“민주노총이 좀 더 다채롭고 풍부하고 자유로워져야 한다. ‘민주노총은 이래야 돼’라는 격식을 벗어던져야 한다. 그래야 조직도 잘되고, 조합원 교육도 잘 되고, 조직운영도 원활해질 수 있다. ‘민주노총 방송국 설립’ 공약은 조합원들에게 쉽고 편하게, 일상적인 교육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조합원 교육시간을 정해 한 장소에 모이고 강사를 섭외해 한 두시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예를 들면 민주노총 위원장이 매주 월요일 아침 5분짜리 주간브리핑을 해서 전체 조합원이 볼 수 있는 교육을 한다거나, 노동개악이 적용되고 있는 금속노조 호원지회의 상황에 대해 전체 노동자들에게 알려주면 조합원들도 ‘아 노동법이 개악되면 현장에서 이런 문제가 심각해지는구나’ 인식할 수 있다. ‘민주노총은 이런 투쟁을 하는 구나, 우리도 그런 상황인데… 같이 싸워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새로운 미조직사업도 열릴 수 있다. 조직사업은 조직사업대로, 교양사업은 교양사업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큰 틀의 집을 짓고 이 집에 모여들고 공부도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게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 2018년, 양경수 경기본부장은 한국잡월드 직접고용 쟁취를 위해 단식을 했다. [사진 : 노동과세계]
▲ 2018년, 양경수 경기본부장은 한국잡월드 직접고용 쟁취를 위해 단식을 했다. [사진 : 노동과세계]

“민주노총 위원장은 ‘TV에서나 보는 사람’이 아닌,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

민주노총의 주인은 조합원들이다. 조합원을 주인으로 세우고 조합원들에게 지도부가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문제에 대해 고민한 것이 있는가.
“위원장이 현장을 많이 가야 한다. 선거운동하면서 조합원들이 ‘이제 당선되면 TV에서 볼 텐데 미리 사진 찍어놔야겠네’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위원장을, 자기 조직 대표를 현장에서 봐야지 왜 TV에서 봐야 하는가. 조합원들의 투쟁 현장에 민주노총 위원장이 가서 천막농성도 하고, 같이 잠도 자고, 아침 출투도 하는 위원장이 되어야, 위원장이 ‘싸웁시다’ 했을 때 ‘아 저 사람은 싸울 줄 아는 사람이야’라고 인식하고 그 신뢰로 같이 나설 수 있다고 본다. 1년 동안 내년 11월 총파업을 준비하면서 현장을 찾아 동고동락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조직운영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말해 달라.
“우리 내부가 소소하고 디테일한 문제에 너무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보고자료를 회의에서 모두 보고하고 검토하는게 그 예다. 적어도 민주노총 중집은 일상적인 최고의사결정기구이고 집단적인 지도력을 형성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 단위는 노동자의 운명 문제, 한국사회 방향 문제, 민주노총의 진로 문제 등 담론을 갖고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중집회의에서 매번 이야기하는 것은 몇일날 집회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장소를 어디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하는데 이는 조직실에 맡겨야 한다. 중집은 이번 투쟁이 어떤 사회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고 국민들에게 어떤 영상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그래서 우리 조직의 결심이 무엇인지를 꺼내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그렇게 조직운영을 하려고 한다.
회의는 신속하게 하고, 논의하고 결정할 사항은 명확히 하면 된다. 현장과 지역, 산별의 내용들을 일상적으로 소통하면 회의의 질은 높아지고 회의시간은 단축할 수 있다. 대의원대회 역시 현장 대의원과 일상 소통률이 높아지면 정말 시대의 담론, 1년을 관통하는 의제를 갖고 정책대의원대회처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적인 소통을 높이고 다양하게 발전돼 있는 매체들을 통해서 소통하고 교류를 활성화하며, 회의할 땐 깊이 있는 의제로 토론할 수 있는 조직운영을 해나갈 생각이다.”

‘백만의 힘, 거침없다 민주노총’이라는 핵심구호로 조합원들을 만나며, “‘최초’, ‘비정규직’이라는 수식어만으로도 조합원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진짜 거침없이 해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는 양경수 후보. “새로운 국면을 열어낼 힘을 조합원들과 함께 나누겠다”는 그가 마지막으로 ‘왜 양경수가 당선되어야 하는지’를 말했다.

“양경수가 당선되는 것은 국민들이 민주노총을 바라보는 영상을 바꿔놓는 것이다. 또, 한국사회에서 민주노총의 역할 자체가 바뀌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단순히 비정규직이어서가 아니고, 가장 젊은 후보여서가 아니라 그동안 나 자신의 투쟁 과정이 그랬고, 앞으로 지향하는 미래가 그렇기 때문에 양경수가 민주노총 위원장이 되는 것이 민주노총에, 노동자들의 삶에, 한국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민주노조 운동의 2세대로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에 나섰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경험하고 민주노총을 결성했던 선배들이 민주노총을 잘 이끌어줬고, 대공장 남성, 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민주노총의 주력대오가 이만큼 민주노총의 양적·질적 성장을 만들었다. 이제 바통을 이어 받아 더 크고 더 강한, 더 힘 있는 민주노총을 만들고자 한다. 과거 민주노총 이미지가 아닌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담은 양경수가 가장 적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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