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서울본부, 뚝섬공원서 서울평양시민마라톤대회… 1200여 명 참가해 평화·통일 기원

쌀쌀해진 주말, 27일 일요일 아침, 뚝섬한강공원에 ‘평화’, ‘통일’, ‘우리민족’, ‘하나’를 담은 노랫말이 시민들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4.27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을 지지·이행”하고 “서울시민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며, “남과 북의 체육교류 행사를 대중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서울본부가 주최하고 서울평양시민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가 주관을 맡은 ‘서울평양시민마라톤대회’가 1200여 명의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마라톤대회 출발선의 모습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이날 마라톤대회 부상은 ‘평양국제마라톤대회 참가권’이다. 오늘 서울에서 마라톤대회를 열고 상위 수상자들에게 매년 4월 평양에서 열리는 ‘평양국제마라톤대회’ 참가권을 수여해 평양 대동강변을 달릴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서울평양마라톤대회’. 이번 대회 슬로건은 남북관계 발전, 평화와 통일을 스스로 만들어가겠다는 시민들의 마음을 담은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우리 힘으로 열어내자!’이다.

▲ 1~3위 입상자들에게 주어질 ‘평양국제마라톤’ 참가권과 트로피

한충목 상임조직위원장은 개회를 선언하며 “작년에 판문점에서, 평양에서, 그리고 백두산에서 남북 두 정상이 포옹하고 함께 손 흔드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 후 남북관계가 활짝 열릴거라 생각했는데 아직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하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 머지않아 남북관계가 열리고 개성·금강산도 열릴 것이다. 왜냐하면 서울시민이 이렇게 함께 모여 그날을 기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곤 “천만 서울시민과 3백만 평양 주민의 마음이 모이고 있다. 내년 4월엔 평양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마라톤대회엔 마트노동자, 금융노동자, 건설노동자 등 노동자들의 참가가 눈에 띄었다.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과 서종수 한국노총 서울본부 의장도 대회장을 찾아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최 본부장은 “작년 평양 5.1경기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외친 것처럼, 우리 민족은 우수하다. 우리 민족은 강인하다. 우리 민족은 평화를 사랑한다. 평화번영, 통일을 향한 그 길을 함께 뛰자”고 응원했고, 서 의장도 “오늘 하루만큼은 걸으면서, 뛰면서 마음으로부터 남북이 소통하고 평화와 통일을 열망하는 마음을 나누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마트노동자들

참가자들은 “개성공단·금강산 우리가 열자!”, “평화도 통일도 우리가 만들자!”라는 구호를 외친 후 평화와 통일 의지를 발자국에 담아 출발선으로 이동했다.

이날 마라톤 코스는, 지난해 남북 두 정상이 선언한 4.27판문점선언 이행을 기원하는 의미의 ‘4.27km 걷기’ 코스와 ‘10km 달리기’ 코스다.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손을 잡고 출발선에 선 가족 참가자, 친구와 연인과 함께 신청한 청소년, 대학생, 청년 참가자, 직장 동료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친 노동자 참가자 등 1200여 명 참가자들은 10시가 갓 넘은 시각 출발을 알리는 우렁찬 징 소리와 함께 마라톤에 나섰다.

▲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한반도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한강 강변을 달린 참가자들은 잠실대교-올림픽대교-천호대교를 지나 반환점인 광진정보도서관을 돌아 30여 분이 지난 시간 결승점에 속속 도착했다.

마라톤 신청자 중 10km 달리기에서 1~3위 입상자(남녀 각 3명)에게 평양마라톤대회 참가권이 주어졌다. 52명이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금융노조 우리에프아이에스지부는 단체상(최대참가상)을 받으며 3장의 참가권을 받았다. 단체상 2위(서울특별시 교육청 일반직 공무원 노조), 3위(서울교통공사노조) 팀에게도 각각 2장·1장의 참가권이 돌아갔다. 걷기·달리기 코스 완주자들 모두는 완주 메달을 받으며 기뻐했다.

▲ 10km 달리기, 안명헌 군이 1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10km 달리기 코스에서 1위로 결승점에 들어온 참가자는 열여덟 살의 안명헌(춘천 소양고등학교) 학생이다. “작년에 2등을 하면서 참가권을 받았지만 조금 아쉬운 마음이 있어 올핸 열심히 운동해서 1등을 하고 싶었다. 진짜 1등을 해 기쁘다”며 당찬 소감을 전한 안 군. 남북관계에 대해선 “두 정상이 만난 경험이 있으니 꾸준히 연락하고 만나다 보면 남북관계도 금방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몇 년 안에 꼭 평양에 갈 수 있을 거다. 평양거리를 꼭 뛰어보고 싶다”는 기대를 표했다.

여성부문 1위를 차지한 이지수(경기 고양) 씨는 “지난해 출산·육아 이후 다시 마라톤을 시작해 처음 참가한 대회가 평양서울마라톤대회”라며 “생각지도 못한 1등을 했다”고 기뻐했다. 이 씨는 “남쪽 땅이 아닌 곳에서 마라톤을 뛰는 첫 장소가 평양이었으면 좋겠다”면서 “더 열심히 연습해 평양에 가서 풀코스를 완주하고 싶다”고 했다. “통일은 꼭 되어야 하고, 이번 대회와 같은 문화체육 교류를 통해 통일이 더 빨리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소신도 전했다.

▲ 10km 달리기, 여자부문 1위 이지수 씨. 한반도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한편, 학생들과 평화·통일 염원을 담은 고깔모자를 직접 만들어 쓰고 온 경희대월드태권도(경기 광명)팀이 퍼포먼스 1위에 선정돼 참가권 3장을 획득하는 기쁨을 누렸다. 2위는 민중당 노원구 위원회팀이, 3위는 ‘정치하는 엄마들’팀이 차지해 역시 참가권을 받았다.

한편 대회장인 뚝섬 한강공원 수변무대엔 ▲북에서 고난의 행군 시절 먹었다는 ‘속도전 떡’ 만들기, 북한 물품 전시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 범국민 서명 ▲통일퍼즐맞추기 & 통일염원 연날리기 ▲남북정상회담, 금강산·백두산 포토존 등 시민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마음을 모으는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펼쳐졌다.

▲ (사)겨레하나는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에게 ‘금강산 방문 희망엽서쓰기’를 받았다.

105개 단체가 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에 참가했으며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서울시의회, 광진구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후원했다.

2018년 서울평양마라톤대회에서 평양국제마라톤대회 참가권을 획득한 53명과 이번 대회 참가권(입장자 및 추첨)을 획득한 23명 등 지난해와 올해 참가권을 받은 사람은 총 76명이다. 

평양 대동강변을 달리는 날, 개성공단과 금강산, 남북관계가 열리길 고대하며 마라톤대회에 모인 참가자들은 “모두 함께 그 길에 앞장서자”는 결심을 나누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 4.27km 걷기 코스에 신청한 가족참가자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 4.27km 걷기 코스, 10km 달리기 코스 완주자에게 주어지는 완주 메달

 

▲ 평양국제마라톤대회 참가권 획득을 기원하며 한 참가자가 평양거리를 사진에 담고 있다.

 

▲ 2018 정상회담에서 남북 두 정상 모습이 담긴 퍼즐맞추기를 하는 가족 참가자

 

▲ 지난해 4월27일 두 정상이 만난 판문점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

 

▲ 평화·통일 염원을 담은 고깔모자를 직접 만들어 쓰고 와 퍼포먼스 1위를 한 경희대월드태권도팀

 

▲ 퍼포먼스 1~3위팀의 단체사진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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