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민중당 정책당대회

28, 29일 양 일간 경주와 울산에서 치러진 민중당 정책당대회에 참석한 당원의 목소리를 담았다. 시도당별 신입당원 1인씩을 초대해 ‘빙고 놀이’로 대회 참가 소감을 나눴다. 많이 나온 7개의 단어로 정책당대회 참가 후기를 기록한다.[편집자]

▲ [위줄 왼쪽부터] 부산 이은화 당원, 울산 김민기 당원, 충남 홍성관 당원, 제주 류미선 당원, [아래 왼쪽부터] 서울 심희선 당원, 강원 안효진 당원, 광주 최민옥 당원.

‘돈’
최민옥 당원은 뜬금없이 ‘돈’이라고 썼다. 당 대회에 돈이 많이 들었다는 이야기일까. 당에 돈이 없으니 당비를 많이 내자는 걸까.

“저는 건설노동자입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당대회에 갈까말까 고민했어요. 만약 가게 되면 하루 일당이 날아가니까. 그런데 마침 비가 온다고 해서 갈 수 있겠다 싶어서, 아내에게 말을 했어요. 아내는 아침에 일어나서 비가 오면 가고 비가 안오면 가지말라는 거에요. 아내는 비정규직 노동자인데 아침 8시에 출근해서 저녁 7시에 돌아오는 일을 3일해야 제 하루 일당을 벌 수 있어요.”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최민옥 씨의 메모지에는 ‘돈’ 외에도 ‘비’, ‘선택’이란 단어도 적혀있었다.

“‘비’가 와야 맘 편히 다녀올 수 있으니까.(웃음) 사실 모든게 ‘선택’이에요. 지금 광주 건설노동자 두 분이 타워크레인에 올라가서 농성을 하고 있고, 오늘도 파업집회를 하는데 저는 당대회 오는 것을 선택한 거에요. 이렇게 어려운 선택을 해서 당대회에 왔는데, 와서 보니까 오길 잘했다. 제 선택에 정말 만족합니다. 안 왔으면 엄청 후회했을 거에요.”

‘축제’

축제를 즐긴 류미선 당원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다 듣고 싶었는데, 몸이 하나라서 너무 아쉬웠어요”, “민중당 정책당대회는 ‘축제’니까 가자고 했어요. 와서 보니까? 맞아요 축제. 이 축제는 토론축제에요.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의 행복한 생각들이 꽃피는 토론축제!”

‘간절함’

안효진 당원은 총선승리의 ‘간절함’을 꼽았다. “당원결의대회에서 김종훈 의원이 얘기하는 걸 들으니까, 진짜 ’간절하구나’ 총선에서 승리하는 게 무지무지 간절하구나~”

김민기 당원이 말을 받았다. “내년에 저는 죽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김종훈) 그분을 당선시키기 위해서, 한 명뿐인 국회의원을 지키기 위해서.”

죽을 각오를 할 만큼 간절하다는 것이 도대체 어떤 정도인지, 사실 가늠은 잘 되지 않았다. 그러나, 노동자 당원 김민기 씨의 말처럼 죽을힘을 다하겠다는 간절함이면 못해 낼 일이 어디 있겠는가.

‘설렘’

울산 당원이어서 더 그럴까. 김민기 씨는 전국의 당원을 기다리며 든 생각(?) ‘설렘’을 내 놓았다. “당 활동은 민중당이 처음이고, 정책당대회라는 것도 처음이라 긴장되고 설렜어요. 사실 어렵고 딱딱한 건 아닐까 걱정도 됐지만, 처음 참가하는 대규모 당 행사라 초등학교 때 소풍 가기 전날처럼 들떴어요.”

‘설렘’이라 적은 또 다른 사람은 복수노조 하에서 조합원 10명 남짓한 작은 병원에서 일하는 심희선 당원. “설립된 지 5년밖에 안됐는데, 회사에서 계속 징계,소송,일상괴롭힘으로 힘들지만 그래도 싸울수있는 힘이 나는건 금천구 당원분들의 연대덕분이였어요, 사실 그분들 만나는 것만도 큰 힘인데, 오늘 여기서는 당원들을 한꺼번 만나니까 완전 내 편이 쫙~~, 그런 느낌 있잖아요. 여기 가면 다 내 편이야~, 병원에서는 소수노조로 싸우는데 여기는 수천명이 다 내 편인 거예요. 병원에는 사방이 다 적인데, 여기는 사방이 다 내 편. 이런 데 오면 힘 받아요.”

‘총선승리’

홍성관 당원은 ‘2020 총선승리’를 적었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로 탄생했는데, 얼마 전 김용균 노동자를 비롯해 노동자가 죽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요. 그래서 내년 총선에서 의회권력을 교체하지 않으면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 갈 것 같아서 ‘총선승리’라고 적어 봤어요.”

이은화 당원도 마음을 보탰다. “저는 좀 전 공연하는데 제 손에 쥐어진 피켓에 ‘총선승리’라고 적혀 있어서…, 또 우리 당이 소수정당이니까, 내년 총선에서 승리자 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싶어서…”

‘희망’ (기대, 미래)

청년 민중당 활동 영상과 공연을 보면서 ‘희망’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는 심희선 당원. “청년들의 첫번재 무대가 펼쳐지고 나서 와~ 멋있다 했는데, 두 번째 무대에는 더 많은 청년들이 나와서 무대를 꽉 채우는 것을 보며 ‘희망’을 봤어요.”

김민기 씨는 “정치가 대중의 ‘희망’이 돼야한다”는 의미로 ‘희망’을 뽑았다. “그 중에 대중의 열망을 채워 줄 수 있는 정당은 민중당이라고 확신합니다. 어디서 그런 것을 느꼈냐면 김종훈 의원을 비롯해 민중당의 시·구 의원들을 보면 이분들은 정치꾼이 아니라 투쟁하는 현장에서 노동자 민중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활동가에요. 그러니 민중당이 희망이죠.”

‘페미니즘’

여성-엄마 민중당 활동을 하는 이은화 씨는 “여성-엄마 민중당에서 활동하면서 저 자신이 여자로서 더 당당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고, 당원으로서 뿌듯하고...”

정책에 대해 할 말이 더 있다며 심희선 씨가 말을 받았다. “환경문제를 생각해서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참가자 전원에게 텀블러를 지참하도록 한 것이나, 성평등교육 의무화같은 여성,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문제가 정책방향에 묻어 나서 반갑고 좋았습니다.”

이 외에도 ‘소수’, ‘비정규직’, ‘톨게이트’, ‘뜨거움’, ‘힘’, ‘사랑’, ‘신념’, ‘당당함’, ‘김종훈’, ‘이석기’, ‘이상규’, ‘깨달음’, ‘민족’, ‘통일’, ‘민중’, ‘농민수당’ 등의 단어가 나왔다.

정당사에 일찍이 없었던 당원 주체형 정책당대회를 연 민중당, 민중의 바다에 닻을 올린 민중의 배는 순항할 수 있을까. 민중이 좋아하고, 민중이 덕을 보는 일을 위해 얼마나 사심 없이 헌신할지에 민중의 지지 여부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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