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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분담 6조원, 현실화 하나?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금 액수를 결정할 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첫 회의가 24일 협상 장소 등도 공개하지 않은 채 기습적으로 열렸다.

25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미군 해외주둔비 분담원칙’에 따라 한국에 연간 50억달러(약 6조원)의 분담금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역대 최대로 증액(8.2%) 한 2019년 1조389억 원에서 무려 5배를 더 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방위비분담금 외에 한국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직·간접 지원 약 5조 5천억 원(국방부, 2015년 기준)을 합쳐 한국의 부담은 약 11조 원이 된다.

▲ 평통사 회원들이 24일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 뉴시스]

사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대로라면 한국은 방위비분담금을 한 푼도 낼 필요 없다.

SOFA에는 한국이 주한미군에 시설과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미국이 주한미군 유지에 필요한 경비는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미군 주둔 비용 부담을 압박한 것은 1980년대 후반. 쌍둥이 적자 급증으로 몸살을 앓던 미국은 한국에 방위비 부담을 압박, 1989년 4500만 달러(약 500억 원), 1990년 7000만 달러(약 800억 원)를 우리 세금에서 가져갔다.

미국의 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91년 미국은 부당한 비용을 한국에 부담 지우기 위해 SOFA 예외조항으로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을 체결했다.

SMA가 체결됨에 따라 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인건비(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미군기지 내 시설 건설) ▲군수지원비(용역 및 물자지원) 등을 한국이 부담하게 되었다.

이번에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다는 50억 달러(약 6조 원)에는 주한미군 인건비를 포함한 주한미군 전체 주둔 경비뿐만 아니라 한미합동군사훈련 비용, 해외미군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비용, 호르무즈 해협 작전 비용, 남중국해 작전 비용 등 미국의 세계패권전략 수행비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번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의 강압에 못 이겨 미군 주둔비용으로 6조 원을 부담하게 된다면 대중국 외교에서도 심각한 마찰이 예상된다.

남중국해 문제로 미국과 군사적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과 남중국해 작전 비용을 한국이 부담한다는 소식이 전해질 경우 중국의 반발은 지난시기 ‘사드 보복’에 비할 바 아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에 의하면 분담금 협상 직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의) 국방예산 및 미국산 무기 구매 증가, 분담금의 꾸준한 증가 등으로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등에 기여한 점을 상세히 설명했다”면서 미국산 무기 구매의 지난 10년간 현황과 향후 3년간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급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미국산 첨단무기를 대규모로 구매해 미국 국방산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해,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을 설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더 공세적일 필요가 있다.

미국이 방위비 분담액에 대북 적대용 전력자산 전개 비용을 포함하려는 상황에서 북미 간 관계개선 및 평화체제를 합의한 6.12북미공동성명을 상기시켜 전략자산 전개 필요성이 줄었다는 점을 주장하면 미국 요구의 설득력이 약해질 거라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더욱이 향후 미중 각축 구도에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필리핀처럼 우리가 미국에 앞으로 주둔지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해도 미국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용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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