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3.1%가 “재검토해야”…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반대여론 급속 확산

▲ 록히드마틴사가 생산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진 출처 : 미 국방부 홈페이지]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최근 논란인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해 급박하게 이뤄졌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이 공개한 여론조사기관 (주)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 21일과 22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월 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느나 정부는 그 후 사흘 만에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렇게 급박하게 사드 배치를 발표한 것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공감한다’는 답변이 60.2% 나왔다. “매우 공감한다”는 응답이 33.0%, “어느 정도 공감한다”는 응답이 27.2%였다. 반면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33.7%(“별로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 21.4%,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 12.4%)

▲ 미디어오늘 홈페이지 캡쳐

이번 조사는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처음으로 ‘반대 주장’에 공감하는 응답이 많이 나와 눈길을 끈다.

조사에선 또 사드 배치가 “군사적 효용성이 낮고 중국, 러시아와 갈등을 고조시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45.8%로 나왔다. 이는 사드 배치가 “대북 군사적 억제력을 높이고 한미동맹을 강화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에 공감한 답변(41.9%)보다 오파범위 내에서 4%포인트 앞선 수치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오늘은 25일 “특히 기존 여론조사 추이와 비교해 사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드 배치 결정 논란이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 배치 결정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응답도 높게 나왔다. “정부가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보느냐, 아니면 국민여론 수렴을 거쳐 재검토해야 한다고 보느냐”의 질문에 53.1%가 재검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42.6%,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4.3%였다.

▲ 미디어오늘 홈페이지 캡쳐

앞서 지난 2월11~12일 KBS와 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선 사드 배치 찬성 의견이 67.1%로 반대 의견 26.2%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왔다. 또 리얼미터가 지난 13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북억제력 제고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찬성한다”는 응답은 44.2%, “낮은 군사적 효용성과 동북아 긴장고조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38.0%였다.

박재익 (주)에스티아이 연구원은 미디어오늘에게 “KBS, 중앙일보 등이 보도한 연초 여론조사에서 사드 배치 단순 찬반 질문에서 찬성 여론이 두 배 이상 높게 나온 바 있는데, 사드가 무엇인지에 대해 공론화되면서 반대여론이 계속해서 높아져 왔다”며 “7월13일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긍부정 여론이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것이 확인된 바 있는데, 나아가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더 높게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 ±3.1%포인트고, 응답률은 4.1%라고 미디어오늘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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