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을 시작한 중국과 미국 사이에 남중국해 문제까지 불거지자 트릿하던 중국이 단호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 부장은 2일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과 남중국해에 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며, “미국에 의해 시작된 무역 마찰에 대해 만약 그들(미국)이 싸우길 원한다면 우리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웨이펑허 부장은 중미 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화웨이 사태’에 대해서도 미국의 공세에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는 등 미국 정부를 향해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다.

웨이펑허 부장은 또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북한(조선)의 합리적 우려에 응답하기를 희망한다”면서, 대북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 발표를 요구해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미국 눈치를 살피며 다소 애매한 태도를 보이던 중국이 이처럼 단호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북한(조선)을 비롯해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 최근 확대되고 있는 반제자주전선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중국은 덩샤오핑 시절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 든 흰 고양이 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을 주창하면서 미국과의 국교를 수립한 이후 줄곧 미국에 끌려다녔다.

일대일로(一帶一路) 경제정책을 펼친 시진핑 주석 집권 초기만 하더라도 미국과 각을 세우는 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한 입장 변화가 시작된 시점은 2018년 3월 중국 헌법에서 ‘국가주석직 2연임 초과 금지’ 조항을 삭제해 시 주석의 장기집권이 가능해진 때부터로 보인다.

마침 이 시기 북중 정상회담이 2차례 이뤄지면서, 북중관계가 급속히 회복됐다. 이 과정에서 북한(조선)의 일관된 반미자주노선이 중국 지도부에게 적잖은 반향을 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미국의 시리아 침략과 러시아 스캔들, 크림반도를 둘러싼 분쟁으로 인해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최악의 상태가 되자 북한(조선)을 정점으로한 21세기 반제자주전선은 러시아로 확대됐다.

최근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을 파기하며 중동이 또다시 분쟁지역으로 떠 올랐고, 이란을 중심으로 반미 열풍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남미지역의 반미자주전선 확대를 눈엣가시로 여기던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암살하고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 체제 전복)할 음모를 꾸미자 강력한 반미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를 거쳐 중동과 남미로 이어진 반제자주전선의 확대는 중국이 더는 미국에 저자세로 눌려 있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사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별볼일 없어졌고, 더욱이 중국의 경제 성장은 미국에 뒤처지지 않는 수준에 도달했다.

아울러 정치 군사적으로도 중국이 미국에 주눅들 필요가 없어졌다. 최근 시리아 전쟁을 이를 잘 보여 주고 있으며, 특히 북한(조선)의 대미 외교는 중국 외교가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중국의 이런 태도 변화가 확대되는 반제자주전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만약 북한(조선)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길’을 가게 될 경우 과연 중국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2020년 중국의 선택이 기대되는 이유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