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의 관점에서 본 '조선예술'

▲ 『조선, 예술로 읽다』, 네잎클로바, 28,000원, 2019년 2월 28일 발행

북측의 관점에서 본 북측의 예술
 
 
그동안 민플러스에 연재되었던 『조선, 예술로 읽다』가 책으로 나왔다.
네잎클로바 출판에서 펴낸 『조선, 예술로 읽다』는 남측의 눈이 아니라, 북측의 눈으로 북의 예술 ‘조선예술’을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선의 예술을 다룬 문헌들은 대부분 남측의 관점에서 조선의 예술을 다룬 것이 대다수다. 때문에 ‘조선예술’을 실제와 다르게 해석하거나 심지어 왜곡된 정보를 전달한다. 조선의 예술은 물을 것도 없이 지도자를 찬양하는 송가와 반미와 전쟁을 부추기는 선동∙선전이 전부일 것이라는 편견이 널리 퍼진 이유이다.

저자는 북측의 예술계 관계자로부터 직접 들은 깊숙한 내면의 이야기들을 글에 담아많은 새로운 사실들을 소개한다. <임진강>의 작곡가인 고종환에 대한 소개나 남측에서 최초로 이루어진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다룬 글에서 장룡식 지휘자를 정확하게 소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주제에 따라 관련 분야에 대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이해가 가능하도록 원고를 구성한 것도 돋보인다.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에피소드도 많이 소개하였다.
이 책은 이런 특징으로 하여 북 예술에 대해 맥락을 가지고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내용 발췌 소개
북측에서도 추석은 민족 명절로 성묘를 다니고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차례는 지내지 않지만 송편을 만들고 민속놀이를 즐기는 모습은 남북이 모두 한결같다. 나들이를 하는 경우에는 주로 놀이동산을 가거나 공연을 관람하는데, 가장 인기 있는 곳은 2012년 개장한 능라인민유원지와 평양교예극장이다.
평양 능라유원지에서는 1,400석 규모의 곱등어(돌고래)관이 단연 인기다. 7미터를 뛰어오르고, 공을 몰고, 훌라후프를 돌리기도 하던 곱등어가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선수들과 수중무용을 하는 장면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조선에서는 이것을 곱등어 교예라고 칭하고 있다.
- 64쪽

리종오는 그래서 생활가요 부문에서 조선 최고의 작곡가로 인정받고 있다. <사랑의 미소>, <친근한 이름>, <녀성은 꽃이라네>, <아직은 말 못해>, <축복하노라> 등의 히트곡이 있다. 이외에도 리경숙이 노래한 <도시처녀 시집와요>는 같은 이름으로 영화화됐고, <축배를 들자>는 결혼식장에서 널리 불리고 있다.
그렇지만 생활가요 부분에서 대표작은 역시 <휘파람>이다. 김정일 위원장도 “노래가 좋기 때문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이틀이 되기 전에 다 배워 불렀다”고 평할 만큼 <휘파람>은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인기 여가수인 전혜영이 불러 더욱 인기가 많았던 <휘파람>은, 남측에서도 노래방은 물론 컬러링 서비스까지 됐고, 통일교육 교재에도 실릴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 105쪽

2011년 겨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매년 열리고 있는 회고음악회는 ‘김정은식 음악정치’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구성과 실연된 레퍼토리를 살펴보면 그 정치적 함의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문학예술은 강성국가 건설에서 혁명적 진군의 나팔수, 힘 있는 추동력입니다. 문학예술 부문에서는 우리 혁명의 전진 속도와 들끓는 현실에 발맞추어 사상예술성이 높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시대적 명작들을 많이 창작하여야 합니다”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시를 근간으로 모든 문학예술 부문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음악정치가 계승, 관철되고 있으며, 이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송가가 <장군님은 태양으로 영생하신다>이다.
- 118쪽

재일 1세들의 일본 생활은 차별과 혐한이 넘치는 험지에서의 고전분투이자 생존의 처절한 기록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호루몬’과 ‘야키토리’다. 오사카에서 발달한 ‘호루몬’, 즉 곱창은 일본인이 버리던 내장이고, 이 가극에 등장하는 야키토리는 사실 닭 꼬치가 아니라 돼지머리 꼬치로 역시 일본인이 꺼리던 부위였다. 그럼에도 동포들은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야키돈’이 아니라‘야키토리’라 굳이 명명하며 가게를 열렸고, 예의 그 강한 생명력으로 민족학교를 기반으로 한 재일 조선인 대가족을 일구어 민족교육과 민족예술을 지켜온 것이다. 바로 그 7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이 가극에 담아, ‘나는 조선 사람이다’라고 외치고 있었다.
- 318쪽

저자 이철주는 문화기획자이다.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아주대 경제학과와 추계예술대 예술경영대학원(문화기획)을 졸업했다. 동아닷컴(donga.com)과 인터넷엠비시(imbc) 문화사업팀장, 서울시축제심의위원, 부천만화축제운영위원, 고려인이주150주년기념위원회 예술위 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기획사인 익사이트웍스와 유한회사인 케이아트 공동대표, 몽골정부 위촉 주한문화대사, 4·27시대연구원 코리아통일분과 연구위원, 한국민예총 남북교류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자의 그동안의 남북교류문화활동은 『조선, 예술로 읽다』를 집필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저자는 2000년 평양국제음악회 기획을 시작으로 평양조선미술관 내한전 및 평양민족예술단의 민족가극 <춘향전> 내한공연의 합의를 이끌어냈으며, 조선 유일의 해외예술단인 <금강산가극단 내한공연>과 <조선무용 50년: 북녘의 명무> 등을 제작했다.
 <남북 해외 청소년 통일미술전>(사할린)과 재일 조선학교를 응원하는 <꽃송이콘서트> 및 <철원DMZ평화음악회>를 제작했다. 기획 및 주관한 <성동겨레의소리축제>를 통해 조선의 음악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2018년에는 조선의 설맞이 공연에 호응하는 <통일신년음악회>를 제작해 연례화하였으며, 사할린에서 <남북합동음악회>를 기획했다. 국제평화미술관 건립과 남북합동음악회 세계 순회공연을 기획 중이다.

▲ 저자 이철주

주요저서
총련계 재일 조선인 원로 시인들의 시집 2권 편저

주요 제작 음반
조선의 음악을 소개하기 위해 통일동요음반 <길동무>, 고음저대독주곡집 <금강선녀>, 북녘의 남성 성악곡집 <기쁨의 노래 안고 함께 가리라>, 조선민족기악곡집 <소통>, 북녘의 서정가요 독창곡집 <봄>, 조선민족목관악기 선곡집 <들판에서>, 장새납 독주곡집 <열풍>, 금강산가극단 50주년 기념음반 <비약> 등 음반 8종 제작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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