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호의 시네마北 (9)

▲ 영화 《우리 위원장》(1999), 지난 1월14일 조선중앙텔레비죤을 통해 방영된 것으로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자력갱생만이 유일한 길임을 알려주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15만 인민들을 상대로 했던 연설 가운데 다음과 같은 문구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이다.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보았습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군 위원장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자체의 원료로 공장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부위원장은 원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현실에서 군내에 매장된 양질의 화강암을 해외에 수출하는 것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하지만 군 위원장은 오직 자체의 힘으로 공장을 살려내는 것만이 근본적인 대책이라며 끝내 그것을 관철시키고 공장을 정상화로 이끄는 내용이다.

시대 배경인 ‘고난의 행군’ 당시 북녘 동포들의 어려웠던 식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또 당시 식량난을 대용식품 개발로 극복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영화는 어떠한 위기 속에서도 오직 당의 방침에 일심단결하고 자력갱생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강조한다.

 

‘고난의 행군’ 시기 북녘 동포들의 식생활의 단면

 

▲ 우리로 치면 군수쯤에 해당하는 군 위원장이 어느 한 인민의 집에 들렀을 때의 모습으로 ‘고난의 행군’ 시기 북녘 동포들의 식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특히 군 위원장의 식사 역시 상당히 열악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린 일시 풀죽을 먹지만 절대로 신심을 잃지 않는다”

 

 

▲ 화면 속 공장노동자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는 72년 전인 1947년 북조선직업총동맹에서 창작한 <승리의 5월>로 오늘날에도 생산현장에서 널리 불리는 노래다. 노래를 마치고 군 위원장은 노동자들에게 “우린 일시 풀죽을 먹지만 절대로 신심을 잃지 않는다”는 어느 노인의 말을 전하며 자체로 공장을 일으켜 세울 것을 추동한다.

“자본주의는 소리치며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나약해진 마음속에 모기새끼처럼 기어들어 온다”

▲ 부위원장은 현실의 어려움 앞에 당위원회의 결정도 무시한 채 공장을 살릴 생각은 않고 일시적 해결을 위해 화강암을 해외에 수출하는 식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했다. 하지만 이것이 결국 제국주의 세력의 놀음에 놀아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부위원장은 오히려 위원장이 현실을 잘 모른다며 쉽게 수긍하지 않는다.

“사람이 결함을 몰라서 고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양심을 속이기 때문에 고치지 못한다” 

▲ 위원장이 입원해 있는 사이 다시 부위원장은 현실의 난관 앞에 당장의 해결을 위해 쉬운 길을 택하지만 이런 상황을 알게 된 위원장은 아픈 몸을 이끌고 중간총화를 조직해 끝내 당 결정에 따르도록 하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결국 종이공장은 정상화되고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이끌어내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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