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형철 김일성종합대 총장 이어 송일혁 군축평화연 부소장 주장

▲ 제8차 베이징 샹산포럼에 참석 중인 서주석 국방부 차관(왼쪽)이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김형룡 북한(조선) 인민무력성 부상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북한(조선) 고위인사들이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조선)만이 아니라 남쪽까지를 포함한 말 그대로 전체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를 말한다고 잇따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남쪽지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철거 역시 한반도 비핵화에 포함된다는 뜻으로 들린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8차 샹산(香山)포럼에 참가 중인 북의 송일혁 조선군축평화연구소 부소장은 25일 ‘한반도 안전 정세’ 세션에 참석해 “조선반도 비핵화는 전체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말한 것”이라며 “이는 북남이 함께 비핵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송 부소장은 이어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남미를 포함한 관련국들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조미는 이 가운데 매우 중요한 양측”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동아일보는 26일자 신문에서 “김정은 북한(조선)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북한(조선)의 핵 폐기뿐 아니라 한국이 동맹인 미국의 핵우산을 포기해야 이뤄진다는 걸 주장한 것”이라며 “북한(조선)이 비핵화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거’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송 부소장은 또 “조선반도는 1953년 전쟁이 끝난 뒤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사실상 전쟁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 반드시 먼저 종전협정을 체결한 뒤 평화협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의 대북제재에 대해선 “제재는 상호 신뢰 체제를 파괴하기 때문에 제재와 압박은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더 많다”면서 “싱가포르 조미정상회담에서 상호 신뢰가 비핵화 과정을 촉진할 수 있다는 공동 인식에 도달했다는 점을 미국은 잘 기억해야 한다. 미국은 대조선 제재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게 대북제재 해제를 촉구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북의 태형철 김일성종합대학 총장(고등교육상)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8세계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서 발표된 <조선반도 비핵화 과제와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을 통한 ‘조미관계 정상화’ 과제의 상관성에 대하여>란 제목의 논문에서 “조선반도 비핵화는 결코 우리 공화국의 일방적인 핵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비자발급 거부로 참석 못해 유엔주재 북 대사관 참사가 대독한 이 논문에서 태 총장은 이렇게 말하곤 “조선반도 비핵화는 조선반도에 대한 외부의 실제적인 핵위협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완전히 제거하는데 기초하여 전 조선반도를 핵무기가 없는 지대로 만드는 과정이다. 이것은 크게 두 부분으로 되여 있는데 하나는 조선반도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을 제거하는 부분이며 다른 한 부분은 그에 상응하게 우리 공화국의 핵보유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시켜주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태 총장이 언급한 ‘조선반도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을 제거하는 부분’은 앞서 송일혁 조선군축평화연구소 부소장의 “(한반도 비핵화에서)조미는 매우 중요한 양측”이란 발언보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비핵화 과제를 지목한 것이다.

태 총장은 이어 “우리의 핵보유 문제는 미국의 핵위협에 의하여 산생된 문제로서 미국의 핵위협은 원인이며 우리의 핵보유는 결과이다. 다시 말하여 미국의 핵위협과 우리의 핵보유는 인과관계에 있다”면서 “여기서 문제발생의 원인인 미국의 핵위협은 독립변수(independent variable)이며 우리의 핵보유는 그에 따른 종속변수(dependent variable)”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는 미국의 핵위협이 실질적으로 제거되여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 것이다. 다시 말하여 미국의 핵위협 제거는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의 초기목표인 동시에 비핵화 실현의 기본조건이다. 우리 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을 제거하는 데서 선차적인 문제는 조미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핵위협을 궁극적으로 제거하기 위하여서는 이 2가지(핵위협과 적대관계)가 다 같이 제거되여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선차적인 것은 두 번째 요인(적대관계)을 제거하는 것이다. 실례로 우리 공화국은 중국이나 로씨야의 핵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이 나라들과 적대관계가 아니라 친선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공화국과 미국과의 적대관계가 청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의 마지막 1개의 핵무기가 페기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핵위협을 느끼게 되며 그것을 확인한 후에도 위구(의구)와 우려를 털어버릴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입장에 치우친 국내외 주류매체들은 한반도 비핵화가 북한(조선) 비핵화만을 뜻하는 양 보도해왔다. 하지만 북의 입장에선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는 미국의 핵위협이 실질적으로 제거되여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 거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선 치우침 없는 시각이 먼저임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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