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과학기술로 북한 읽기]북, 핵탄두 실은 ICBM 제작·조종 가능

미국 국방부가 우주공간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재진입했음을 공식 확인한 북한의 화성-10. 로켓(미사일)이 대기권에 재진입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미 국방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북한이 우주공간으로 미사일을 쏘아올린 뒤 다시 대기권에 진입해 250마일을 비행한 것을 의도한 것이었다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과거 다섯 차례에 걸친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고 말했다고 해서 국내 언론은 여전히 북한의 시험발사가 성공했는지 알 수 없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이런 국내언론이 놓친 북한의 화성-10 시험발사 결과를 북한 과학기술정책사를 전공했고 <과학기술로 북한 읽기>를 쓴 강호제 박사가 분석했다.[편집자]
▲ 사진 출처 : 노동신문 홈페이지

지난달 22일 오전, 2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지상대지상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있다는 간단한 기사가 모두 실패하였다는 꼬리표를 달고 보도되다가 이번에는 성공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기사가 쏟아졌다.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한 해석이 너무 제각각이고 편차도 커서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수준이다. 북한 관련 정보에는 모든 단계에서 왜곡과 억측, 주관주의적 판단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엄밀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특히 북의 군사 관련 정보는 단순한 사실조차도 재삼 의심하고 상호 검증해야만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 이와 관련된 합리적 추론을 시작조차 안 하고 포기하려 한다. 너무 복잡하여 노력에 비해 소득이 별로 없다고 판단하여 지레 포기하는 것이다.

북한이 공개한 열 가지 중요한 정보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에서 수치와 사진을 기반으로 한 몇 가지 중요한 정보를 발표하였다. 북한의 발표나 주장이라면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진을 비롯한 몇 가지 수치들이 발표되어 사실에 대한 검증이 예전보다는 쉬워졌다. 또한 최근 들어, 북한 스스로 군사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수위와 속도가 높아져 교차 검토가 가능해진 부분이 많아졌다. 선입견을 배제하고 드러난 사실들만을 추려 과학적, 합리적 추론을 해본다면 상당히 의미 있는 흐름들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이번에 공개된 정보를 추려보자.

1.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

2. 최대 사거리를 모의하여 고각 발사체제로 진행

3. 최대정점고도 1413.6㎞까지 상승비행하여 400㎞ 전방의 예정된 목표 수역에 락탄

4. 검증된 것 :

  4.1 체계를 현대화한 우리 식 탄도로케트의 비행동력학적 특성과 안정성 및 조종성,

  4.2 새로 설계된 구조와 동력계통에 대한 기술적 특성이 확증되였으며

  4.3 재돌입구간에서의 전투부 열견딤 특성과 비행 안정성도 검증되였다

5. 전세계가 이번 탄도로케트의 비행궤적만 보고도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의 능력을 바로 평가할수 있을것

  5.1 태평양작전지대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되였다

6. 우리 국가의 핵공격능력을 더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로 되였다

7. 전략적핵무력에 대한 유일적령도와 유일적관리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울데 대해 강조

8. 수차례나 실패를 거듭하면서 완성시켜온 탄도로케트개발의 흘러간 시간

9. (사진) 발사대의 바퀴가 8개는 아닌 듯(6개인 듯)

10. (사진) 몸체는 검은색, 탄두 끝은 흰색, 전체적으로 1단 로켓 형태

대략 이렇게 10개 정도의 정보가 이번 시험발사와 관련한 중요한 내용인 듯하다.

이 가운데 탄도로켓(미사일)의 이름이 ‘화성-10’이라는 것은 로켓(미사일)의 정식 이름으로 처음 공식 발표되었다고 한다. 이전까지 대부분의 언론에서 ‘무수단’(처음 포착된 지역의 이름) 혹은 ‘KN-07’(KN : North Korea의 첫 철자를 거꾸로 쓴 것)으로 불렸던 것인데 이번에 정식 이름이 발표된 셈이다. 하지만 검색을 해보면 화성-10이라는 이름과 미사일의 성능, 제원 등이 나와 있는데 정확한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파악된 상태인 듯하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로켓과 미사일이라는 이름이다. 둘은 거의 같은 뜻인데 군사적 용도를 강조할 때에는 미사일이라고 쓰고 추친제의 특성, 방식을 강조할 때 즉 비군사적 용도를 강조할 때 로켓이라는 말을 쓴다. 이번 ‘화성-10’에 대해 북한에서는 ‘로켓’이라고 불렀고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내용을 ‘한글’ 그대로 인용하던 국내 기사들은 모두 ‘미사일’이라고 불렀다. 영문 기사에서는 ‘rocket’, ‘missile’ 모두 등장하였지만 북한의 발표를 직접 인용할 때에는 rocket이라고 대부분 썼다.)

화성-10, 적어도 2~3단계 낮은 성능의 로켓(미사일)

문제는 열병식이나 각종 사진으로 공개된 로켓(미사일) 중에서 화성10이 가장 크고 뛰어난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화성-13’이라고 불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2012년 4월에 개관한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의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하고, 2013년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60주년 열병식에서도 공개된 적이 있다. 또한 올해 3월 핵탄 모형을 공개할 당시 이보다 더 크고 다른 형태의 로켓(미사일)도 김정은 현지지도 사진에서 살짝 공개된 적이 있다. 이 말은 이번에 공개된 화성-10이 적어도 2~3단계 낮은 규모/성능의 로켓(미사일)이라는 것이다. 화성-10이라는 이름 앞에 붙은 설명에서도 ‘중장거리’ 로켓(미사일)이라고 밝혔듯이 더 긴 사거리의 로켓(미사일)이 있다는 의미이다.(로켓이나 미사일의 부피 대부분은 연료이므로 외형만 보더라도 사거리를 대략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화성-10보다 더 큰 것은 대부분 장거리 로켓(미사일), 즉 ICBM급이라 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태평양 모든 미군기지가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다는 주장이다.

사진으로 공개된 화성-10의 발사대는 6축12륜인 듯하다.(가림막이 있어 명확히 보이지 않지만 드러난 부분을 보면 대략 그러하다) 2012년에 공개된 화성-13은 8축16륜인 발사대에 실려 있었다. 또 올해 3월에 역시 김정은이 현지지도하면서 시험 발사된 탄도로켓은 4축8륜 발사대에 실려 있었다.(3월에 4축8륜, 6월에 6축12륜 발사대에 실린 로켓(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으니 9월에 8축16륜 발사대에 실린 로켓(미사일)도 시험 발사하려나?)

화성-10의 성능을 나타내는 중요한 수치로 ‘최고정점고도가 1413.6km’이고 지면(수평) 이동거리가 ‘400km’라는 것이 공개되었다.(이 부분은 필자의 정보 능력으로 검증이 불가능하니 북한이 사실 그대로 밝혔다는 가정 아래 추론하겠다. 북한이 수치를 부풀렸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는 두고.)

여기서 두 숫자의 크기를 따지기 이전에 정밀도의 차이를 보자. 수직거리는 0.1km 즉 100m수준으로 정확히 밝혔는데 지면(수평) 이동거리는 100km 수준에서 대충 밝힌 것이다. 수직으로 올라가는 높이가 이번 시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었고 수평 이동 거리는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1413.6km나 떨어진 곳을 100m 수준의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는 수단(레이더나 고도 측정장치 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 사진 출처 : 노동신문 홈페이지

이번 발사를 고각발사에만 집중하여 사거리를 희생하고 높이 쏘아 올렸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이 수치 앞에 붙은 설명이 ‘최대 사거리를 모의’하였다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화성-10의 사거리를 단순히 추진체의 크기나 성능만으로 늘이지 않고 궤적, 즉 대기권 밖으로 나가서 비행하는 방법으로 사거리를 늘이려는 시험이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기저항이 적은 우주(대기권 밖, 상공 100km 밖)에서 자유롭게, 저항 없이 움직일 수 있게 되면 연료(에너지)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사거리를 늘릴 수 있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우주발사체의 사거리를 무한대라고 하는 이유와 같다. 따라서 실제 최대 사거리로 시험 발사한다면 주변 나라들과 분쟁이 불가피하므로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수평이동은 적게 하고, 난이도가 가장 높고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고 평가받는 수직이동 쪽을 강화한 시험을 한 것이라 추정할 수도 있다.

‘최대 사거리를 모의’하였다는 것의 의미

이제 수치를 살펴보자. 최고정점고도 1413.6km는 어느 정도의 높이일까?

우선 4차례에 걸쳐 북한에서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궤도가 대략 500km이다. 인공위성보다 3배나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내려온 것이다. 원래 원운동을 하는 인공위성의 속력 그대로 위쪽, 즉 지구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쏘아 올리면 인공위성의 궤도보다 2배 먼 지점까지 갔다가 되돌아 올 수 있다. 지구 반지름이 대략 6400km라고 하니 광명성의 궤도 반지름은 대략 7000km, 이론상으로는 최고정점고도는 14000-6400=7600km까지 올라갈 수 있다. 광명성 4호보다 최고정점고도가 3배 더 높다고 성능이 더 발달했다고 하면 안 되는 이유이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권이라는 것은 크게 두 군데로 나눌 수 있다. 산소와 질소가 2대8로 균질하게 되어 있는 층(균질층)과 그냥 기체 분자들이 떠다니고 있는 층(비균질층)이 그것이다. 지구과학 시간에 배우는 4종류의 대기권 가운데 대류권, 성층권, 중간권, 열권이 균질층에 해당한다. 이곳의 높이가 대략 지상 100km까지이다. 비균질권은 거기서부터 대략 1000km까지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공기(99.99997%)가 100km 이하에 모여 있기 때문에 100km 이상의 공간을 보통 ‘우주’라고 한다. 우주발사체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공기에 의한 저항을 이기는 데 사용한다고 한다. 즉 100km까지 올라가는 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뜻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공기층을 최소의 거리로 통과하여 100km 상공에 올라갈 수 있다면 그 다음 구간은 거의 에너지 소비 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대사거리를 모의하고’라는 말의 의미를 이렇게 해석하면 아주 무서운 이야기가 된다.)

‘고각발사’는 언론 분석대로 82도로 쏜 것?

이번에 북한에서 고각발사를 했다고 하니 어떤 언론에서는 82도로 쏘았다는 분석 기사를 내놓았다. 그 기사는 로동신문에서 공개한 사진 가운데 김정은이 보는 모니터의 한 장면에서 포물선(공기 중에서 돌멩이를 던지면 포물선 모양을 그린다) 그래프를 찾아내고 이것의 각도를 측정하니 82도 가량 되었다는 설명이었다. 아마도 이는 사실이 아닐 것이다. 그 사진이 수평이동거리(x)와 수직이동거리(y)를 나타낸 그래프가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기사를 쓴 기자는 가로가 200, 세로가 1413.6인 직각 삼각형의 한 각의 크기가 대략 82도라는 것을 계산한 뒤 이렇게 주장한 게 아닐까? 미사일도 중력장 일종이라는 얄팍한 물리 지식을 활용하면 미사일의 궤적은 포물선 궤적일 테고, 포물선 최고정점은 수평 이동거리의 한 가운데 지점이며, 출발점과 수평이동 거리의 한가운데 지점을 한 변으로 하고 거기서 최고정점까지 거리를 다른 변으로 하는 직각삼각형의 한 각(발사각 비슷하게 생겼지만 실제 발사각은 최고 정점보다 더 위쪽을 향해야 한다)은 ‘tan a = 1413.6/200’을 만족하는 a이다. 즉 발사 지점에서 최고정점 고도를 향한 각을 계산기로 계산하면 81.94도로 나온다.

대부분의 탄도 로켓(미사일)은 지면에서 수직으로 쏜다. 특수한 각으로 조절해서 쏠 수도 있지만 지면 발사각은 발사 지형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탄도 로켓(미사일)은 당하는 측의 입장에서는 심각한 타격을 입는 것이라 항상 그 궤적을 추적하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탄도 로켓(미사일)의 궤적은 단순한 포물선이 아니다. 추진체가 달려 있고 방향제어가 되는 것이므로 나선형과 지그재그 등 일반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궤적으로 움직이게 설계되어 있다. 올라갈 때도 그렇지만 내려올 때는 더 복잡한 운동을 해야 중간에 격추당하지 않는다.

게다가 로켓(미사일)이나 우주왕복선 등은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수직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우주발사체들이 대기권을 드나들 때 가장 위험한 순간은 대기권으로 들어오는 순간, 즉 내려오다가 100km 상공 즈음에 도달할 때이다. 나갈 때는 대기권 경계에서 압력이나 저항이 줄어든 상황이라 크게 위험하지 않지만 들어올 때에는 갑자기 공기저항이 증가하여 부서지거나 자칫하면 도로 튕겨나갈 수 있다. 각이 너무 작으면 물수제비처럼 경계면에서 튕겨기다가 타버리거나 부셔질 수있고 너무 커도 역시 위험하다. 따라서 비행체의 모양에 따라 대기권 재진입 각도가 정교하게 조정되어야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다. 보통 7~8도에서 20도 가량 사이에서 재진입하게 된다고 한다. 즉 수직으로 꽂히듯 대기권을 뚫고 들어오지 못하고 옆으로 비스듬히, 조금씩 들어와야 충격도 덜 받고 공기저항에 의한 열도 덜 받게 된다.

우주에서 지구로 되돌아오게 하는 시험

이 기술이 나름 까다롭고, 여러 번 시험해보지 않고서는 정확한 값을 찾기 쉽지 않다. 그래서 올해 2월, 광명성 4호 발사 직후에 많은 전문가들이 아직 ICBM 기술까지 확보하지는 못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던 거다. 그런데 이 주장들을 물증으로 반박하는 시험을 이번에 화성-10으로 실행한 것이다. 1413.6km까지 치솟았던 물체를 안정적으로 대기권에 진입시켜 지상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4번이나 발사를 성공한 인공위성은 지면에서 우주로 내보내는 시도였고 화성-10은 우주에서 지구로 되돌아오게 하는 시험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시험 결과로 검증한 것에 ‘재돌입구간에서의 전투부 열견딤 특성’과 ‘비행 안정성’이 들어간 것이다. 특수 재질로 탄두(전투부)를 만들어 고열에서도 탄두 안쪽에 있는 무기(폭탄)와 각종 제어장치를 보호할 수 있는지를 검증했고, 특별한 재진입(돌입) 각도와 조건을 찾았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까지 탄두의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조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부분이 이번에 가장 어려웠던 지점인 것 같다. 새롭게 개량, 개선한 부분에서는 ‘확증’하였다고 쓴 반면에 이 부분에서는 검증하였다는 조금은 약한 표현을 하였다.

어떤 전문가는 이번에 탄두 폭발 시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핵무기 시험과 거리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핵공격능력을 더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표현을 너무 가볍게 평가한 결과인 듯하다. 일정한 고도에서 폭탄이 터지는 시험은 별도로 3월경에 수행했기 때문에 이번에 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핵폭발 제어능력은 이미 4차례 핵시험을 통해 충분히 확보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탄두가 제대로 보호되기만 하면 일정 고도에서 폭탄이 터지는 것은 그렇게 난이도가 높지 않는 기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화성-10은 최소 2가지 이상의 기술적 변화, 진보를 위해 시험 발사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최대사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대기권을 벗어나서 움직이는 방법을 모색하였고, 또 하나는 대기권을 재진입하는 방법과 재진입시 탄두를 보호하는 방법, 그리고 마지막까지 조종능력을 확보하는 법을 검증한 것이었다. 물론 추진력이 증가한 새로운 엔진과 조종법도 시험되었다.

화성-10, 최소 2가지 이상의 기술적 진보

지금까지 공개된 북한의 로켓(미사일) 기술들을 종합하면, 핵탄두를 실은 ICBM을 충분히 만들 수 있고 조종 또한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올해 초까지 단하나의 흠이라면 흠이었던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한 것을 보여주었으니까.

거꾸로 화성-10 시험 발사가 우리 군과 미군에게 던진 숙제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을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우리 군과 미군이 가지고 있는 레이더의 탐지범위가 1000km를 넘지 못한다. 대부분 500km 수준이고 X밴드 레이더 정도가 되어야 1000km를 겨우 넘어선다. 화성-10 시험발사 이후 첫 한미일 합동훈련 목표가 미사일 탐지, 추적 훈련인 이유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어떤 공조 체계나 훈련, 레이더도 화성-10을 비롯한 북한의 최신 로켓(미사일)을 효과적으로 탐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만의 하나, 아니 억만 분의 일의 확률로 로켓(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탐지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중간에서 효과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드(THAAD), MD 등 모든 미사일 방어체계에서는 아직 날아오는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막는 방법은 미개발 상태이다. 마하10을 훌쩍 뛰어넘는 화성-10의 속도는 마하3~5, 더 빨라야 마하7인 미사일이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미사일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미사일을 쏠 필요가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뿐이다. 미사일을 쏜 뒤에 불어 닥칠 후폭풍(무지막지한 폭격 및 전 국토의 초토화 등)을 강조하면서 겁을 주거나, 서로 친하게 지내는 방법뿐일 듯하다. 과학기술의 발달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 사람의 마음을 직접 움직이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각종 통신기기가 개발되었다고 하더라도 최고의 소통 방법은 언제나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다. 분쟁만 가중시킬 사드 등의 무력적 방법보다 직접 만나 평화를 지향하는 마음을 서로 나누는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파국적 종말을 막는 최선의 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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