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극동연 ‘미사일 발사 관전 포인트’ 보고서서 주장

▲사진 출처 : 북한 노동신문 홈페이지

북한이 지난 23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화성-10’이 우리 국방부가 지난 2007년부터 북에 작전 배치됐다고 주장해 온 이른바 ‘무수단’과 동일한 것인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개발 중인 미사일이었는지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는 24일 홈페이지에 올린 <‘무수단’ 혹은 ‘화성-10’ 미사일 발사 관전 포인트>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무수단’은 한미정보 당국이 2000년대 초에 최초 식별된 이후 2007년부터 작전배치됐다고 주장했지만, 단 한 차례의 시험발사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무수단에 대한 기존 위협평가의 신뢰성과 함께 무기로서의 효용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극동연구소는 또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무수단’ 미사일은 지금까지 4~50발이 제작되었고 다수의 운영부대 및 지하저장고까지 만들어뒀다고 평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보면, 이번 발사가 10여년이 지난 지금에야 시험발사한 것이라는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번 발사가 그 동안 단기간 여러 차례 실패에도 불구하고 거듭 집요하게 발사를 시도해 온 이유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무수단’의 때늦은 능력 검증인지 아니면 개량된 새로운 능력과 또 다른 무엇인가를 확인하고 이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이어 “6차 발사에서 비록 사거리는 400km이지만 최고고도가 1400km 이상이란 점에서 정상적인 궤도로 발사시 실제 3~4000km 이상의 사거리가 예상돼 성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일부에서 최소 사거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400km만 날아갔기 때문에 성공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보고 있으나, 의도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고각발사를 통해 사거리를 줄이고 고도를 최대로 높였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궤도발사를 넘어선 오히려 한 단계 진보된 기술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북한이 이번 미사일 시험을 고각발사 방식으로 진행한 데 대해 “북한은 ‘탄도로케트의 최대사거리를 모의하면서도 주변국가의 안전에 사소한 영향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으나 북한이 대기권 재돌입 상황을 언급하고 있어 고각발사를 한 이유가 단순히 최대사거리 와 안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및 핵탄두폭발실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조절하는 방법으로는 연소 종료시(탄두 이탈시)의 자세각 조정, 연료량 추력 조절, 탑재중량 조정 등의 방법이 있으며 이번에 북한은 연소 종료시(탄두 이탈시)의 자세각을 조정하는 방식 중 하나인 각도를 올리는 로프티드(Lofted)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론했다.

극동연구소는 이와 함께 “5번의 발사실패가 기술적인 결함 등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이런 통상적인 발사 방식이 아닌 고각발사를 시도한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며 “이렇게 끈질기게 고각발사 방식을 통해 발사한 것으로 보아 단순히 최대사거리 확보와 주변 국가의 안전을 고려한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ICBM급 탄두 대기권 재진입을 모사해 시험해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즉 “이번 실험을 통해 북한이 ICBM급 핵탄두의 대기권재진입 기술 확인에 성공했다면, 거리상으로 이미 미 본토까지 도달 가능한 인공위성을 발사한 발사체 은하(광명성)가 있다는 점에서 결합이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이번 발사만으로 ICBM급 탄두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성공했는지는 알 수 없으며 만약 실제 북한이 이번 발사를 통해 시도했다면 실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측이 “재돌입구간에서의 전투부 열견딤 특성과 비행 안정성도 검증”했다고 언급했지만 이를 ICBM급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그러면서 “ICBM급 핵탄두의 대기권재진입 기술을 완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진입시 탄두가 얼마나 견디는지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기폭장치를 비롯한 각종 기기들이 손상 없이 대기권 진입 후 정해진 일정 고도에서 정확하게 잘 작동해 폭발되는지 확인돼야 한다”면서 “이것이 지난 3월 김정은이 지시한 핵탄두폭발실험으로 본다면 이번 북한 발표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있어 핵탄두폭발실험이 있어야 북한이 목표로 하는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이 완성된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의 추가 실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연구소는 내다봤다.

연구소는 끝으로 북한이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에 집착한 이유에 대해 “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전후해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마무리해 강력한 핵 무력을 손에 쥐고 모라토리움(유예) 카드로 대내외적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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